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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년 3월 개통한 인천공항철도는 2007년 운영수입이 71억원에 불과해 예상수입 1,151억원에 대한 차액 1,030억원을 세금으로 보상해야 한다. 이용객이 예상인원의 6.6%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3,567억원을 들여 건설한 양양공항은 2002년 개항 이후 484억원의 누적적자에 2007년에만 128억원의 적자를 냈고 비행기 없는 유령공항이 되고 말았다.

1,320억원을 들여 건설한 울진공항은 취항하려는 항공사가 없어 개항조차 못하고 있다. 그밖에도 예천공항, 무안공항, 인천북항 목재부두, 인천공항고속도로 등 수많은 국토부 사업이 수요를 부풀려 과잉투자를 했거나 민간사업자에 대한 막대한 보조금 지급으로 피땀어린 국민의 혈세가 끊임없이 새어나가고 있다. 그런데도 국토부는 영남권의 제2 허브공항 및 군산공항 확장계획을 공표했다. 17개 공항 중 흑자를 내는 곳은 4곳뿐인데 또 신공항을 짓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완공한 광양항의 가동률은 30%, 30개 부두 가운데 10개를 부분완공한 부산신항의 가동률이 63%에 불과한데도 국토부는 계속해서 새만금항 등을 새로 건설하고, 인천항의 보조항으로 경인운하에 2조2,500억원을 쏟아붓겠다는 것이다. 인천항은 현재도 앞으로도 보조항이 필요없다. 남항, 북항, 신항 등에 2조7,000억원을 투입하여 항만을 대규모로 증설하고 있다. 게다가 평택항, 당진항, 군산항, 목포신항 등으로 서해안은 항만이 넘친다.

경인운하의 전도사 인천지역구 이모 의원은 “경인운하의 경제성은 건설을 해봐야 아는 것이고...”라고 말한다. 자기 돈이 들어가면 그렇게 말하지 않을 것이다. 2조 2,500억원을 실험실습비로 쓰자는 것이다. 공직자로서 무책임한 발상이다. 나는 경인운하의 건설을 주장하는 사람들에게 “경인운하에 당신의 사재를 털어 넣겠느냐?”고 묻는다.

공공사업은 사재를 털어 넣어도 좋다고 확신이 섰을 때 착수해야 한다. 피땀어린 국민의 세금을 쓰는 사업이므로 신중하고 또 신중해야 한다. 내 돈보다 더 아껴야 한다. 꿈같은 소리이지만 나라의 융성을 위해 꼭 필요한 공직자의 자세이다. 사회간접자본(SOC)은 금액도 많고 일단 투입되면 회수할 수 없는 매몰비용이 되어, 실패할 경우 그 피해가 막심하다.

그런데 양양공항, 울진공항, 광양항, 인천공항철도 등 명백한 공공투자의 실패에 대해 왜 책임을 묻지 않는지 모르겠다. 울진공항은 계획단계부터 이용자가 없을 것이란 지적이 있었다. 그런데도 권좌에 있던 김모씨의 압력으로 강행되어 수천억원의 국고를 탕진하고 있는데도 책임을 묻지 않는다. 결재라인이 분명하여 책임을 묻는데 어려움도 없을 것이다. 책임을 묻지 않으니 혈세의 탕진이 그치지 않는다.

게다가 실패한 공공사업에는 필연적으로 부정과 비리가 얽혀있기 마련이다. 책임을 묻지 않는 공공사업은 추악한 먹이사슬로 얽혀 부패의 온상이 될 수밖에 없다. 권한만 있고 책임이 없는 국고사업은 탐관오리들에게는 천국과 같을 것이다. 책임을 추궁하면 업체와의 유착관계가 밝혀지고 탐관오리도 드러날 것이다. 이것은 국고낭비의 방지는 물론 사회정화 차원에서도 반드시 필요한 장치이다.

공공투자는 이른바 통치행위도 아니다. 경제적 편익을 따지는 투자사업이다. 따라서 보신과 영달을 위해 경제성을 부풀리고 왜곡하여 국고를 축내는데 방조하는 KDI 등의 국책연구소에게도 책임을 물어야 한다. 그래야 제대로 된 용역보고서가 나올 수 있다. 경인운하부터라도 책임을 묻는다면 국토부의 태도가 당장 달라질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임석민 교수는 한신대학 경상대 교수입니다.



태그:#공공사업, #경인운하, #인천공항철도, #사회간접자본, #K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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