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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호뮤지엄 본관과 입구를 연결하는 다리와 굴, 다리는 교각 없이 두 골짜기를 연결합니다.
 미호뮤지엄 본관과 입구를 연결하는 다리와 굴, 다리는 교각 없이 두 골짜기를 연결합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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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서서히 가을이다. 풍요와 결실의 계절 가을에는 여러 곳에서 문화 행사도 많이 열립니다. 시가켄 산골에 자리 잡은 미호뮤지엄에서도 가을 특별전 이토 자쿠추(伊藤 若冲)와 옥서스 강가에서이 12월 13일까지 열립니다.

미호 뮤지엄 입구에 심어진 반송, 아주 깨끗하게 이발을 하였습니다.
 미호 뮤지엄 입구에 심어진 반송, 아주 깨끗하게 이발을 하였습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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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원 실상사 대웅전 앞에 있는 반송, 나이가 몇 백년 살은 먹었겠지요.
 남원 실상사 대웅전 앞에 있는 반송, 나이가 몇 백년 살은 먹었겠지요.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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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호 뮤지엄은 12 년전 아엠 페이의 설계로 지어졌습니다. 도연명의 도화원기를 모티프로 미술관을 설계했습니다. 미술관 전시실은 실크로드를 테마로 세계문명의 발상지를 연결시키는 구도로 꾸몄습니다.

일본을 기준으로 가장 먼 곳에 이집트가 있습니다. 이집트 전시실에는 호루스 신상을 배치하였습니다. 호루스 신상은 이집트 사람들이 부적처럼 몸에 지니거나 가까이하기를 좋아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집트 사람은 호루스 신전을 짓기도 했습니다. 호루스 신전은 BC 3세기 무렵  이집트를 지배하던 18 왕조 프톨레마이오스(Ptolemy) 3세가 즉위 10 년 째 되던 해 짓기 시작하여 6 대 동안 180 년에 걸쳐 지었다고 합니다.

호루스 신상은 역사와 더불어 사라져 그간 그다지 알려지지 않았으나 투탕카멘 무덤을 발굴한 하워드 카터가 카이로 벼룩 시장에서 발견하고 그 느낌을 일기에 쓰기도 했습니다.

이집트 전시실에 있는 호루스 신상, 비록 머리에 씌워진 관은 없어졌지만 전체적인 위용에는 손색이 없습니다. 머리카락은 아프카니스탄에서 나는 푸른 보석 라피스라즈리로 되어있고, 살갗은 금, 속은 은으로 채워져 있습니다. 왼손에는 권력을 상징하는 홀이, 오른 손에는 생명을 상징하는 안크의 십자가가 들려져 있었습니다.
 이집트 전시실에 있는 호루스 신상, 비록 머리에 씌워진 관은 없어졌지만 전체적인 위용에는 손색이 없습니다. 머리카락은 아프카니스탄에서 나는 푸른 보석 라피스라즈리로 되어있고, 살갗은 금, 속은 은으로 채워져 있습니다. 왼손에는 권력을 상징하는 홀이, 오른 손에는 생명을 상징하는 안크의 십자가가 들려져 있었습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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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루스 신상은 머리는 라피스라즈리라고 하는 아프카니스탄에서 나는 푸른 보석을 상감기법으로 새겼고, 살갗은 금으로, 뼈에 해당하는 속은 은으로 만들어 채웠습니다. 이집트의 호루스 신은 오시리스와 이시스의 아들로 지상 세계를 지배하는 신입니다.

일찍부터 왕권의 상징으로 알려져 이집트의 파라오들은 오시리스의 아들인 호루스와 동일시되었고, 스스로 호루스임을 자처했습니다. 오른손에는 생명과 안정의 상징인 안크의 십자가를 들고, 왼손에는 왕권과 지배를 상징하는 베스 지팡이를 들고 있습니다. 그리고 왼눈은 태양을 상징하는 노란색이고, 오른 눈은 달을 상징하는 흰색입니다.

신상에 입혀진 로인클로스(Loincloth) 혹은 쇈티(Shenti)에 핀턱(Pin-tuck, 가늘고 긴 주름선)으로 주름이 잡힌 것으로 보아 왕족의 복장을 하고 있습니다.

뼈에 그린 수렵 무늬, 타지키스탄 타후티 산긴(Takhti Sngin) 지역 출토(BC.2 세기 - AD. 2 세기 무렵)
 뼈에 그린 수렵 무늬, 타지키스탄 타후티 산긴(Takhti Sngin) 지역 출토(BC.2 세기 - AD. 2 세기 무렵)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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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5>뼈에 그린 수렵 무늬의 부분 확대 모사도
 <사진 5>뼈에 그린 수렵 무늬의 부분 확대 모사도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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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려 벽화, 중국 지린성 지안현 무용총 주실 서벽 수렵도(AD. 5 세기 무렵) 오른쪽 위 말 위에서 윗몸을 뒤로 하여 화살을 쏘는 보습이 타지키스탄 수렵 무늬와 같습니다.
 고구려 벽화, 중국 지린성 지안현 무용총 주실 서벽 수렵도(AD. 5 세기 무렵) 오른쪽 위 말 위에서 윗몸을 뒤로 하여 화살을 쏘는 보습이 타지키스탄 수렵 무늬와 같습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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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렵도는 당시 유목이나 사냥 활동의 모습입니다. 사냥은 왕족들이 자신의 능력이 인간계를 넘어서 동물계에도 미친다는 것을 보이는 의식이기도 했답니다. 그리고 유토피아는 인간과 동물 식물이 구별되지 않고 더불어 사는 세계라고 생각하여 이상향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사냥 모습을 그리기도 했습니다.

이토 자쿠추의 코끼리 그림 병풍(6 쪽)
 이토 자쿠추의 코끼리 그림 병풍(6 쪽)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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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 자쿠추(伊藤 若冲)는 교토에서 출생하여 성장하고 그림을 그린 화가입니다. 이번 특별전에는 그가 그린 그림, 목판화, 그와 관련하여 언급된 책들이 소개되고 있습니다. 그는 꽃, 새, 풀, 물고기, 동물, 인물 등을 많이 그렸습니다.

  이토 자쿠추의 고래 그림 병풍(6 쪽)
 이토 자쿠추의 고래 그림 병풍(6 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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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의 작품은 그림에 따라서 세밀하고 현실적으로 그린 것, 대상의 움직임을 중심으로 특징을 살려 천진난만하게 그린 것, 불교와 관련하여 거룩하게 그린 것, 묵으로 그린 것, 묵과 색깔을 같이 사용하여 화려하게 그린 것 등등 작품이 아주 다양합니다.

대상에 대해서 세밀하게 그린 것에서부터 천진난만하게 대상의 윤곽이나 이미지를 따서 표현한 그림을 보면서 일본인이 만화나 에니메이션에 열광하는 마음을 이해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이토 자쿠추의 상수리나무에 앉은 잉꼬
 이토 자쿠추의 상수리나무에 앉은 잉꼬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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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카소가 다양한 천재성으로 그림 하나에 집착하지 않고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창조한 것처럼 이토 자쿠추는 당시 유행하던 수묵화 하나에 안주하지 않고 자신의 예술성을 충분히 활용하여 다양한 작품을 남겼습니다.

  일본의 가을은 꽃무릇의 빨강색으로 시작합니다. 한국 남쪽 지방의 선운사의 꽃무릇과 영광 불갑사의 꽃무릇이 유명합니다. 꽃무릇 전문 연구가로는 전북대학 김무열 교수가 있습니다. 꽃무릇, 상사화는 일본말로 히간바나(彼岸花)라고 합니다.
 일본의 가을은 꽃무릇의 빨강색으로 시작합니다. 한국 남쪽 지방의 선운사의 꽃무릇과 영광 불갑사의 꽃무릇이 유명합니다. 꽃무릇 전문 연구가로는 전북대학 김무열 교수가 있습니다. 꽃무릇, 상사화는 일본말로 히간바나(彼岸花)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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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의 가을은 금목서 향기로 시작합니다. 공원, 정원, 울타리 등에 심겨진 금목서가 향기를 내면 아침, 저녁 서늘한 가을입니다.
 일본의 가을은 금목서 향기로 시작합니다. 공원, 정원, 울타리 등에 심겨진 금목서가 향기를 내면 아침, 저녁 서늘한 가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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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 시작이 모방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천재 화가는 모방에 끝나지 않고 자신의 세계를 새롭게 열어 갑니다. 이토 자쿠추 역시 처음 현실적으로 그리던 그림이나 목판화는 일본의 다른 화가나 당시 중국이나 조선의 그림의 영향을 받아 형식이나 표현에서 다양해집니다.

  이토 자쿠추의 호랑이 그림 족자, 용맹한 호랑이가 아니라 호랑이 보다 무서운 꽂감 이야기에서 나오는 슬며시 도망치는 호랑이 같습니다.
 이토 자쿠추의 호랑이 그림 족자, 용맹한 호랑이가 아니라 호랑이 보다 무서운 꽂감 이야기에서 나오는 슬며시 도망치는 호랑이 같습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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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에서는 이토 자쿠추의 천재적인 예술성뿐만 아니라 그가 살았던 때, 그에게 직접 간접 영향을 끼친 것으로 알려진 당시 중국, 조선 등의 화풍도 미루어 짐작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덧붙이는 글 | 박현국 기자는 일본 류코쿠(Ryukoku, 龍谷)대학 국제문화학부에 근무하고 있습니다.



태그:#미호 뮤지엄, #이토 자쿠추, #옥서스 강, #호루스 신상, #반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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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일본에서 생활한지 20년이 되어갑니다. 이제 서서히 일본인의 문화와 삶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한국과 일본의 문화 이해와 상호 교류를 위해 뭔가를 해보고 싶습니다. 한국의 발달되 인터넷망과 일본의 보존된 자연을 조화시켜 서로 보듬어 안을 수 있는 교류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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