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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정비사업 낙동강 함안보의 관리 수위를 7.5m에서 5m로 낮추더라도 주변지역 4.1㎢가 침수되고, 연중 배수시설을 관리해야 하기에 전체적으로 따지면 공사비보다 배수 관련 비용이 더 들어간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박재현 인제대 교수(토목공학)는 12일 오전 민주노총 경남본부에서 열린 대한하천학회의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최근 불거진 낙동강 함안보 침수 문제와 달성보·함안보 오니토 문제, 수리모형결과 미반영 등이 다루어졌다.

박재현 교수와 김좌관 부산가톨릭대 교수, 자흥 스님, 박창균 신부, 임영대 마산창원진해환경연합 공동의장, 차윤재 마산YMCA 사무총장 등이 참석했다.

박재현 인제대 교수(왼쪽)와 김좌관 부산가톨릭대 교수는 12일 오전 민주노총 경남본부 강당에서 4대강사업과 관련해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박재현 인제대 교수(왼쪽)와 김좌관 부산가톨릭대 교수는 12일 오전 민주노총 경남본부 강당에서 4대강사업과 관련해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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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현 교수 "배수시설 관리 비용, 함안보 공사비보다 더 많을 것"

박재현 교수는 침수 문제를 중심으로 설명했다. 박 교수는 함안보의 관리수위를 7.5m로 할 경우 주변지역 40㎢가 침수된다고 주장해 관심을 모았다. 처음에 국토해양부와 한국수자원공사는 '침수되지 않는다'고 했다가 이후 관리수위를 5m로 낮추기로 해 현재 설계변경 중이다. 그런데 함안보 공사는 계속 진행되고 있다.

박 교수는 "함안보 관리 수위를 5m로 낮추더라도 4.1㎢가 침수된다"고 밝혔다. 정부는 관리 수위를 5m로 낮추면 0.6㎢ 구간이 침수된다고 했는데, 박 교수의 주장은 정부와 차이가 있다.

박 교수는 "지하수의 흐름 형태를 보면, 물이 단순히 고여 있어 수위가 유지되는 것이 아니라 산에서 계속 물이 유입되는 것"이라며 "모세관 압력에 의해 흙이 물을 빨아들이는데, 그것으로 인해 지하수위가 올라가고, 관리수위를 5m로 할 경우 모세관압력에 의해 '모간수대'는 1.5m까지 올라간다. 그러면 지하수위는 6.5m까지 영향이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관리수위를 5m로 낮추었을 경우 창녕 영산면·도천면, 함안 칠북면·칠서면·대산면·지정면·산인면·가야읍·법수면 일부 마을이 침수된다는 것. 박 교수는 "하천 관리수위를 5m 유지하면 제내지(둑 안에 있는 땅)는 지하수위가 올라갈 수밖에 없다"면서 "5m까지만 지하수위가 찬다는 말은 틀렸고, 높은 지역까지 물이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한국수자원공사는 관리수위를 5m로 낮추고 배수로·배수문·배수장을 설치해 침수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박 교수는 "지금은 배수시설은 홍수 시에 관리하는 정도인데, 4대강사업이 되면 365일 계속 양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배수 시설과 관리에 들어가는 비용과 관리 위험성, 관리를 잘못해서 배수를 못하면 농작물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면서 "고혈압 환자가 평생 약을 먹어야 하듯이, 배수시설 관리는 영원히 해야하는 것이다. 배수 관련 비용은 함안보 공사비보다 더 많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재현 교수는 "4대강사업은 중단해야 하며, 굳이 한다면 함안보의 관리수위는 3m로 낮춰야 한다"고 제시했다.

대한하천학회는 12일 오전 민주노총 경남본부 강당에서 4대강사업과 관련해 기자간담회를 열고 최근 쟁점사항들이 대해 설명했다.
 대한하천학회는 12일 오전 민주노총 경남본부 강당에서 4대강사업과 관련해 기자간담회를 열고 최근 쟁점사항들이 대해 설명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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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좌관 교수 "상류 오염물질 유입돼 오니퇴적토 만들어져"

김좌관 교수는 퇴적토 오염 문제를 설명했다. 김 교수는 달성보·함안보의 오니퇴적토 성분을 분석했다. 특히 김 교수는 함안보 오니퇴적토 시료에 대해 '용출실험' 결과, 발암위험물질인 '디클로로메탄'이 하천호소기준(2등급)의 20배가 검출되었다고 밝혀 관심을 모았다.

김 교수는 "달성보 공사장에서 위에 있는 모래는 깨끗했고 아래에는 오염된 퇴적토였다. 그곳은 금호강 합류 지점에서 18km 가량 하류에 있는데, 과거 60대부터 90년대 중반까지 금호강 유역의 오염 물질이 유입되어 오니퇴적토가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대로 둔다면 차츰 정화될 것인데 너무 깊이 파서 준설하다 보니 오염토가 드러난 것"이라며 "현재 우리나라에는 퇴적토 기준이 없어 국책기관에서 호수나 하천, 연안에 대한 준설과 관련한 퇴적토 기준을 정하기 위해 조사하고 있는 중인데, 4대강사업이 터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함안보 오니퇴적토 속에는 물을 30% 가량 함유하고 있었는데, 흙 속에서 추출한 물을 분석했더니 디클로로메탄을 비롯한 중금속 등이 검출되었다"면서 "정부는 가물막이 공사를 해놓았기에 직접 강물에 노출되지 않을 것이라고 하지만, 대부분 준설 구간은 바지선이 들어가서 할 것이기에 위험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낙동강 보 공사는 건설업체가 설계부터 시공까지 담당하는 턴키 방식인데, 오염 문제도 건설업체가 책임을 져야 한다"면서 "오염과 관련된 정화 비용도 건설업체가 부담해야 하기에 딜레마에 빠져 있다. 오니토의 톤당 정화비용은 3만~5만원 정도 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낙동강권과 관련해, 김좌관 교수는 "정부는 현재 30% 정도만 오염된 것으로 보고 복원비용을 들인다고 하는데, 실제 조사를 해보면 전 구간을 복원해야 한다"면서 "그렇게 되면 추가 비용이 들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하천학회는 12일 오전 민주노총 경남본부 강당에서 4대강사업과 관련해 기자간담회를 열었는데, 박재현 인제대 교수는 침수 문제를 중심으로, 김좌관 부산가톨릭대 교수는 오니퇴적토를 중심으로 설명했다.
 대한하천학회는 12일 오전 민주노총 경남본부 강당에서 4대강사업과 관련해 기자간담회를 열었는데, 박재현 인제대 교수는 침수 문제를 중심으로, 김좌관 부산가톨릭대 교수는 오니퇴적토를 중심으로 설명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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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창근 관동대 교수는 이날 간담회에 낸 자료(박재현 교수 설명)를 통해 함안보·합천보의 수리모형실험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박창근 교수는 자료를 통해 "오직 신(god)만이 자연 현상을 알 수 있고, 가능한 방법으로 위험성을 줄이는 작업이 필요한데 그것이 수리모형실험이다"고 설명했다.

4대강사업 보 설치와 관련한 수리모형실험은 한국과 일본에서 의뢰받아 실시하고 있다. 일부 수리모형실험 결과가 나왔지만 상당수는 아직 실험이 진행 중에 있다. 그런데도 4대강사업은 본공사가 시작되었다.

박창근 교수는 "정부는 수리모형실험 결과를 반영하지 않은 실시설계보고서를 납품받아 이를 바탕으로 고시하고, 시간적으로 수리모형실험을 할 수 있는 절대시간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태그:#4대강정비사업, #낙동강, #함안보, #박재현 교수, #김좌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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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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