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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면을 호소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지난해 대한수면연구회와 계명대 동산병원 신경과 조용원 교수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조사 대상인 남녀 성인 5000명 가운데 22.8%가 불면증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침체, 실업, 경쟁적인 환경 등이 더욱 수면 장애를 부추기고 있고, 그로 인해 국민건강이 위협받고 있다.  

수면은 생명활동의 근간이며, 면역짱이 되는 필수 요소이다. 잠자는 동안 우리 몸은 심신의 피로를 풀고, 유해물질을 해독하며, 에너지를 얻고, 각종 호르몬을 분비하는 등 유용한 생리활동을 한다. 

생명활동에 꼭 필요한 야간의 인체대사는 수면을 충분히 취할 때 원활하게 이루어진다. 수면시간이 충분하지 않거나, 숙면을 취하지 못하거나, 야근을 많이 하는 이들은 대부분 면역력이 약하다.

낮에 다소 무리하게 일을 하더라도 밤에 충분히 자면 손상된 기관은 대개 회복된다. 수면 중에 분비되는 호르몬 가운데 하나인 성장호르몬은 아이들의 성장을 유도하고, 성인의 손상된 세포와 근육을 회복시키는 역할을 한다.

수면호르몬인 멜라토닌 역시 몸의 신진대사와 면역체계를 조절한다. 이들 유용 호르몬은  충분히 수면을 취할 때 제대로 분비된다.  

1950년대 미국 암협회는 건강과 밀접한 생활습관을 알아보기 위해 연구를 했다. 100만여 명을 대상으로 6년에 걸쳐 진행된 이 연구결과에 따르면, 개인의 생활습관 가운데 사망률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은 영양과 운동이 아니라 수면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에 따르면, 수면의 질이 나쁜 사람이 높은 사망률을 보였다. 특히 수면시간이 4시간 미만인 사람이 가장 높았고, 수면 시간이 8시간 전후인 사람의 사망률이 가장 낮았다. 그때부터 적정 수면 시간이 8시간이라는 말이 나오게 되었다. 

미국 암협회의 연구 결과에서도 볼 수 있듯이, 수면 부족은 면역력을 저하시켜 병을 부추긴다. 세계적인 면역학자인 일본 니가타대학의 아보 도오루 교수는 수면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수면은 뇌신경의 휴식 외에도, 편안하게 누워서 온 몸을 중력에서 해방시키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수면시간이 줄면 심신이 불안정해지고 뼈나 골수의 부담이 늘어나 골수계 암을 일으킨다."

수면부족이 뇌세포의 기능을 저하시키고, 암과 같은 만성병을 부추긴다는 말이다. 지난 1월 중국 상해 과학연구소에서 발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하루 8시간 이하로 자는 아이들이 당뇨병의 전구질환인 고혈당 증상을 보일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8시간 이하로 자는 아이들 가운데 비만한 아이들이 더 많은 것으로 밝혀졌다.

적정 수면시간은 사람에 따라 차이가 나는데, 하루 8시간 전후가 적당하다고 알려져 있다. 개인에 따라 피곤하지 않을 정도의 수면시간을 정해 충분히 잠을 자는 것이 면역짱이 되는 지름길이다.

바쁜 일정으로 수면시간이 부족하다면, 잠깐 낮잠을 활용하는 것도 좋다.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의대 신야 히로미 교수는 '낮에 피곤할 때는 5분이든 10분이든 몸을 쉬게 해서 부족한 수면을 보충하라'고 한다. 의자에 기대어 잠깐 눈을 감고 있어도 심신이 회복되므로 낮에 짧은 휴식을 적절히 이용하라는 말이다.  

하버드대학 심리학교실 사라 메드닉 박사의 연구에서도, 30분의 낮잠만으로 오후에 두뇌활동이 왕성해져 기억력이 크게 향상된다고 한다.

쾌면을 부르는 환경과 취침 의식

밤에 똑같이 8시간을 자도 개운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피로가 남아있는 사람이 있다. 그 차이는 수면의 질이 다르기 때문이다.

쾌면을 하기 위해서는 규칙적으로 잠자리에 들고 일어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의 뇌는 규칙적인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수면시간을 일정하게 정해놓는 것이 좋다. 불규칙적인 생활은 생체리듬을 깨뜨려서 면역기능을 저하시킨다. 따라서 수면시간 뿐 아니라 식사, 운동 등 생활 전반에서 규칙적인 생활습관을 갖는 것이 면역력을 강화한다. 

성인에게 피로회복과 노화방지 역할을 하는 성장호르몬은 대개 오후 10시에서 오전 2시 사이에 많이 분비된다. 따라서 야근이나 텔레비전 시청 등으로 새벽녘에 잠자리에 드는 것은 8시간을 잔다고 해도, 쾌면을 기대하기 어렵다. 밤 10시 전후해서 잠자리에 들고, 아침에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는 것이 심신을 제대로 회복하는 길이다.  

쾌면을 취하기 위해서는 침실 환경도 중요하다. 침실을 잘 환기시키고, 쾌적한 수면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밝은 빛은 수면호르몬인 멜라토닌의 분비를 방해하므로, 잠자리에 들면 인공조명을 모두 끄고 어둡게 하는 것이 좋다.

잠자는 바닥은 좀 딱딱한 것이 좋다. 등을 대고 누우면 척추가 반듯하게 받쳐지면서 균형을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너무 푹신한 침대나 두꺼운 요를 깔고 자면 척추가 묻혀 내려앉기 때문에 허리에 부담을 준다. 베개는 베고 누었을 때, 턱이 조금 내려오는 정도가 좋다.

자신만의 취침 의식을 갖는 것도 쾌면에 도움이 된다. 이를테면 잠옷을 입고 수면의 신호를 보낸 후 명상이나 복식호흡, 아로마요법 등 나만의 잠자리 의식을 행하면 숙면을 유도할 수 있다.

일본의 생리학자 사토 도미오 박사는 잠자리에 들어 그날의 감사할 일을 떠올리며 '오늘은 좋은 하루였어, 고맙습니다'라고 말하기를 권한다. 감사하는 마음이 몸을 편안하게 이완시키고 긍정적인 생리작용을 유도해 숙면을 돕는다고 한다.

숙면을 취하기 위해서는 낮에 적당히 운동해서 약간의 피로감을 느끼는 것이 좋다. 그러나 피로감이 심하면 오히려 깊은 잠을 잘 수 없고, 늦은 저녁시간에 하는 운동도 긴장을 부추겨 숙면을 방해할 수 있다. 

취침 전에 뜨거운 물에서 하는 목욕도 몸을 긴장시키므로, 35도 정도의 미지근한 물에서 목욕하는 것이 숙면을 돕는다. 또한 저녁식사는 가볍게 먹고 취침 전에는 카페인 음료나 자극적인 간식, 지나친 음주를 피하는 것이 숙면에 도움이 된다.

불면증 치유하는 생활습관 

불면을 호소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는 보도는 현대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말해준다. 불안과 긴장을 부추기는 사회 환경 속에서 불면증이 함께 자라고 있다는 말일 것이다.

수면 장애는 곧 심신의 전체 건강을 위협하므로, 적극적인 의지와 노력으로 서둘러 불면을 바로 잡아야 한다. 불면증을 치유하기 위해서는 우선 잠에 대한 강박관념을 없애는 것이 중요하다. 잠자리에 들어 억지로 잠을 청하려는 것은 오히려 정신적인 부담을 주게 된다.

잠이 오지 않는다는데 지나치게 신경을 쓰지 말고, 차라리 관심을 딴 곳으로 돌려서 느긋한 마음을 갖는 것이 좋다. 즐거운 추억을 떠올릴 옛 사진을 보거나, 감동적으로 읽은 책을 다시 읽거나, 편안한 음악을 듣는 등 긍정적인 감정을 만드는 것이 좋다. 긍정적인 감정이 들면 자연스럽게 심신의 긴장이 풀리고 이완 모드로 접어들게 된다.

잠자리에서 복식호흡을 해보는 것도 좋다. 아랫배에 의식을 집중해서 천천히 배를 내밀고 넣으면서 복식호흡을 하면 숙면에 도움이 된다. 숨을 내쉴 때는 걱정, 스트레스, 피로가 함께 빠져나간다고 상상하고, 숨을 들이마실 때는 우주의 따뜻한 사랑의 에너지가 들어온다고 상상하자. '복식호흡'이나 '명상', 행복한 모습을 상상하는 '이미지트레이닝'은 심신을 편안하게 이완시킨다. 이완이 되면 잠을 방해하던 긴장과 불안을 밀어내서 숙면을 취할 수 있다. 

불면증을 없애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아침에 일어나서 햇빛을 보면서 걷는 것이다. 추운 겨울철이라면 햇볕이 잘 드는 창가에서 체조나 제자리걸음이라도 하자. 우리의 몸은 아침에 일어나서 햇빛을 본 후 14~16시간이 지나면 수면호르몬인 멜라토닌이 분비되어 잠이 오게 되어 있다.

수면호르몬인 멜라토닌은 빛의 양을 감지하고 반응하는 호르몬이다. 따라서 아침에 햇볕을 충분히 쬐고, 밤에 방을 어둡게 하면 생체시계가 정상적으로 작동해서 멜라토닌이 분비된다.  

일본의 생리학자 사토 도미오 박사는 '아침 6~8시 사이에 일어나 햇볕을 쬐면서 30분간 걸으면 저녁 8~10시 사이에 자연스럽게 수면호르몬이 분비되어 잠이 온다'고 한다. 이 방법을 최소 15일 정도 실천하면 대부분의 불면증은 사라진다고 한다.

햇볕은 우울한 감정과 심신의 무기력증을 치유하는 광선이므로, 낮에는 가급적 햇볕이 잘 드는 공간에서 생활하는 것이 좋다. 또한 불면증을 치유하기 위해서는 낮에 적절한 활동과 운동을 하고, 낮잠은 가급적 피해야 한다. 

우리는 일상에서 쌓인 심신의 피로를 수면을 통해 회복한다. 잠이 곧 보약이다. 수면의 질이 건강을 좌우하므로, 쾌면습관을 통해 면역짱으로 거듭나자.

덧붙이는 글 | ‘도전, 면역짱’ 시리즈를 마칩니다. 면역짱이 되는데 가장 중요한 마음관리법을 다룬 1회부터 바른 식생활, 의생활, 주생활, 호흡법, 운동법, 수면법을 두루 참고해서 건강지수를 높이시길 바랍니다.



태그:#건강수면법, #면역력 , #불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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