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원구 전 국세청 국장의 '도곡동 땅 전표 관련 증언'이 이번 정기국회 국정감사의 주요 쟁점사안으로 비화될 조짐이다.

안 전 국장은 지난 24일 항소심 공판에서, '지난 2007년 세무조사 당시 이 대통령이 실소유주라고 적힌 도곡동 땅 전표를 직원들이 모두 봤다'는 <신동아> 기사의 진위를 묻는 변호인의 질문에 "모두 맞다"고 답변해 파장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안 전 국장이 자신의 육성으로 그것도 진술의 정확성이 중시되는 공개된 법정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도곡동 땅 관련해 증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도곡동 땅 실소유주 논란이 불거진 것은 여러 차례다. 김만제 전 포철 회장이 서청원 전 의원 등과 골프자리에서 땅의 실소유주가 이명박 대통령이라고 발언했다는 논란이 일자, 자신의 발언을 뒤집었다는 의혹에 휩싸이기도 했다.

민주당 정책위의장이자 전략기획위원장이기도 한 전병헌 의원은 28일 이와 관련, "안 전 국장의 이번 법정 발언은 이번 정기국회 국정감사에서 좀 더 세밀하게 파악하고 문제를 제기할 수밖에 없는 사인"이라며 안 전 국장에 대한 증인 채택 의지를 강하게 시사했다.

그는 이날 <평화방송> 라디오 시사프로와 가진 인터뷰에서 "지난 번 이헌동 국세청장 인사청문회 때 안 전 국장을 증인으로 출석시키려고 많은 노력을 했었지만 한나라당에서 반대하고 봉쇄해서 증인 출석이 안 됐다"며 증인채택 의지를 밝혔다.

그는 "안원국 전 국장이 법정에서 새로운 증언을 사실상 확실하게 했고, 이로써 당연히 국민적 의혹을 갖게 된 부분들에 대해 국정감사에서 밝히는 것이 야당 본연의 임무기 때문에 이 문제를 그냥 지나칠 수 없지 않는가라고 판단할 수밖에 없다"라고 강조했다.

도곡동 땅 문제는 이미 지난 대선과정에서 검찰수사와 특검수사로 종료된 사안이란 일각의 시각에 대해서는 "그런 반론도 충분히 일리가 있다"면서도 "그러나 당시 수사가 공정성이 없고 의혹 덮기 수사가 아니었는가 하는 지적과 의문점이 상당히 남아있다"고 부실수사 의혹을 제기했다.

이미 소멸시효가 지나 따져볼 실익이 없다는 또 다른 지적에 대해서도 "이것은 현직 대통령으로 계신 분에 대해 사법 처리를 하자는 취지의 문제제기는 아니다"라면서 "사실과 진실규명이 매우 필요한 것이라는 점에서 저희가 문제를 제기하고 또 이것을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청와대가 추석 민심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하면서, 이명박 대통령 지지도가 50%를 넘어섰다고 발표한 데 대해서는" 지금 청와대가 제 정신이 있는지 모르겠다"고 강력 비판했다.

그는 "지금 많은 국민들이 물가폭탄에 시름하고 물폭탄으로 인해 망연자실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통령의 인기가 괜찮다고 발표하는 것이 제 정신인지 참 의문"이라고 쓴소리했다. 그는 "실제 현장 바닥에서 느끼고 있는 민심은 결코 만만치 않고 그렇게 호감적이지도 않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