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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T·방통위 '2G 서비스 강제종료' … 조중동 '소비자 무시' 외면
KT 자회사 통해 조중동종편 투자, 조중동은 지면에서 '밀어주기'?
<조선><중앙> KT 간부 방통위원 '룸살롱접대'도 보도 안 해

오는 12월 8일부터 KT 2G(2세대) 휴대전화 서비스(016, 018)가 전면 중단된다. 방송통신위원회가 KT의 '2G 휴대전화 서비스 종료 신청'을 승인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화 통화와 문자 등 기본적인 기능만으로도 불편을 느끼지 않았던 2G 서비스 가입자들의 상당수는 KT의 서비스 중단과 이를 승인한 방통위 결정에 반발하고 있다.

23일 방송통신위원회는 전체회의를 열어 'KT가 지난 3월부터 2G 가입자를 다른 서비스로 전환하려 한 노력이 인정되고, 국내외 사례를 볼 때 남은 2G 가입자 수가 적다', '소수만 남은 2세대 서비스는 망 조기 철거가 전체 이용자 측면에서 좋은 만큼 이를 승인해야 한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KT의 요구를 승인했다.

아울러 방통위는 앞으로 2주 동안 2G 서비스 이용자들에게 우편 안내를 포함해 최소 2가지 이상의 방법으로 서비스 종료 사실을 알리도록 했다. KT는 서비스 중단 후에도 남은 이용자와 기존 전환사용자를 대상으로 가입비 면제, 기기 무료 제공 등의 혜택을 주게 된다.

그러나 KT와 방통위의 결정은 15만 여명에 이르는 2G 서비스 이용자들을 고려하지 않은 일방적인 결정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굳이 필요하지도 않는 3G 서비스로 이동하지 않으면 휴대전화를 쓰지 못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동안 KT는 2G 가입자를 3G 서비스로 옮겨가게 하려고 다양한 '꼼수'를 써왔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예를 들어 유선전화를 일부러 고장 낸 후 소비자를 찾아가 3G 서비스 이동을 회유하는가 하면, 방통위 설문조사라고 속여 2G 종료승인에 동의하도록 했다는 것이다. 고령의 이용자들을 찾아가 농사일을 거들어 주면서 서비스 이동을 회유하거나 종용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KT의 2G 서비스 강제 종료와 관련해 방통위에 접수된 민원이 1천 건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방통위는 이렇다 할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KT는 2G용으로 써온 1.8기가헤르츠대 주파수를 4G용으로 전환해 4G 이동통신서비스 롱텀에볼루션(LTE) 사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통신사업자의 산업적 이익만을 고려해 2G 서비스 소비자의 권익을 침해했다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방통위의 승인 사실이 알려진 23일 인터넷에는 KT와 방통위의 결정의 비난하는 여론이 쏟아졌다. 또 녹색소비자연대 등 시민단체와 네티즌 등은 KT 2G 종료에 대한 집단소송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24일 조중동은 KT와 방통위 결정에 대한 비판 목소리를 전하지 않았다. 그저 KT가 '2G의 족쇄'에서 풀려남에 따라 이동통신 3사의 LTE 서비스 경쟁이 치열해졌다는 사실만 다뤘다.

<이동통신 4G 삼국지>(조선, 경제1면)
< KT, 드디어 2G 종료…4세대 LTE 올인한다>(동아, 경제4면)
< KT, 2G서비스 내달 8일 중단>(중앙, 경제1면)

조선일보는 경제1면에서 이동통신 3사의 서비스 현황과 전망을 다뤘다. 비판 목소리는 일절 없었다.

동아일보도 경제4면에서 이동통신사들의 4G 서비스 3파전이 시작됐다고 전하는 한편, 2G 소비자들에 대한 KT의 '배려'가 미국과 일본보다 앞선다는 사실을 덧붙이기도 했다. 기사는 "미국과 일본은 주파수가 공공재라는 인식 때문에 자사의 3G로 전환한 고객만 가입비 면제 및 단말기 할인 혜택 등을 지원하는 경우가 대부분"인 반면 KT는 "다른 이동통신사로 갈아탄 고객에게도 가입비를 환불하고 단말기 보상급도 지급한다"고 설명했다.

2G 서비스 이용자나 시민단체 등의 비판 목소리는 일절 없었고, 방통위 승인 과정에서 반대 의견도 나왔다는 사실만 짧게 언급됐다.

중앙일보는 경제1면에서 '방통위 승인으로 KT가 2G 서비스를 중단한다'는 사실만 짧게 전했다.

< KT '2G중단' 15만 외면 방통위 '국민무시' 승인>(한겨레, 10면)
< KT '2세대' 016‧018 서비스 종료키로>(경향, 16면)

반면 한겨레신문경향신문은 방통위 결정에 따른 2G 이용자들의 권익 침해 문제를 지적했다.

아무리 조중동이 '친기업신문'이라 해도 통신업체와 주무기관이 합세해 소비자들의 권리를 일방적으로 침해한 상황에서 최소한의 지적조차 하지 않는 것은 상식 밖이다.

KT는 자회사인 KT캐피탈로 TV조선(조선일보), jTBC(중앙일보), 채널A(동아일보), MBN(매일경제) 등 종합편성 채널 4곳에 83억9000만원의 투자를 했다. 그 시점도 조중동종편이 자본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던 때라 '방통위 압력설'까지 불거진 바 있다.

이런 조중동과 KT, 방통위의 얽히고 설킨 '특수 관계'가 KT와 관련한 각종 보도에 그대로 반영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든다. 최근 KT 간부가 방통위 야당 추천 양문석 위원과 민주당 최종원 의원에게 수백만원 대의 룸살롱 접대를 한 것에 대해서도 조선일보와 중앙일보는 '침묵'했다. 이들 신문이 야당 인사들의 도덕적 흠결에 대해 이처럼 '관대'한 태도를 보인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민언련 홈페이지(www.ccdm.or.kr)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태그:#KT, #조중동, #종편, #방통위, #조중동 종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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