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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에 관심있는 학생들이 문화학교에서 진행한 그동안 예술작업을 김유선 대표로 부터 듣고 있다
▲ 산아래문화학교 직업체험 미술에 관심있는 학생들이 문화학교에서 진행한 그동안 예술작업을 김유선 대표로 부터 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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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교과과정에 직업체험 과정이 의무적으로 시행된다. 서울시교육청은 올해 21개 학교 6000여 명을 대상으로 기업에서 직업체험을 하는 '청진기(청소년 직업체험의 기적을 보여주세요)' 시범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서울 구로구 고척중학교 학생 492명이 지난 11일, 12일 양일간 109개 기업에서 직접 진로직업체험 활동을 했다. 소방서, 목공 공방, 유치원, 초등학교, 구청 등 다양한 곳에서 직업체험을 실시했다. 학교는 일주일을 진로 직업 탐색기간으로 설정하고 진로적성검사와 희망일터조사, 직업체험과 발표회를 통해서 학생들의 진로 탐색을 도와준다.

학생들이 체험을 하고 싶은 직업 직종은  무엇일까? 고척중학교 3학년 학생 전수조사 결과 가장 많이 선택한 직업은 유치원, 보육교사(38명 선택)였다. 그 다음으로 25명의 학생들이 제과제빵사를 선택했다. 요즘 청년들이 안정적인 직장으로 선호하는 공무원은 많지 않았다. 많이 알려지지 않은 직업군으로는 설탕으로 케잌 등을 만드는 슈가크래프트, 쇼콜라티에(초코릿 공예가) 등으로, 학생들이 선택한 직종은 약 90여 개에 달했다.

492명의 학생들이 1지망으로 선택한 체험 일터 직업군 중, 학생 10명 이상이 동일하게 선택한 직업군(자료는 고척중학교에서 제공)
▲ 고청중 학생 일터 선호도 조사 결과 492명의 학생들이 1지망으로 선택한 체험 일터 직업군 중, 학생 10명 이상이 동일하게 선택한 직업군(자료는 고척중학교에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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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가크래프트' '쇼콜라티에'를 아시나요

학생들 요구에 맞춰 일터를 발굴하기가 쉽지 않다. 무엇보다도 지역의 경제적 편차와 진로 직업체험 교육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부족하다 보니 체험장 발굴이 쉽지 않다. 서울교육청은 1개 교육지원청에 1개씩 총 11개의 시민단체를 선정해서 일터를 발굴하고 있으나 기업에서는 난색을 표한다.

일터발굴에 참여 했던 윤정선(서울남부청소년직업체험센터 조사팀장)씨에 의하면, 이삼 십 번 전화를 해야 체험장 하나 발굴할 정도로 어렵다. 전화를 하면 보통 직급이 낮은 직원이 전화를 받다 보니 이 부서 저 부서로 보내기 십상이다.

또한 동네에 있는 기업은 규모가 작고 영세하다 보니 직업체험에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 제1호 국가산업단지인 서울 구로구 서울디지털단지의 경우만 해도 단지에 1만2000여 개 기업에 15만 명의 노동자가 일하고 있으나, 한 개 기업에 평균 직원수는 12.5명 정도로 규모가 작고 영세하다보니 2~3일 동안 직원을 중학생 직업체험 행사에 배치하기가 쉽지 않다.

기업에서 실제로 직업을 체험하기도 쉽지 않다. 제조업은 위험하다고 생각하고 사무실에서는 체험할 내용이 없으며, IT 소프트웨어 산업은 대부분 컴퓨터로 일하기 때문에 마땅히 체험하기가 쉽지 않다. 일터 발굴이 힘들다 보니 학생들이 원하는 직업, 직종에 가서 체험하기 어렵다.

이에 반해 서울디지털1단지에 있는 (주)새한제이소프트(대표이사 정창율)의 경우, 기업에서 회사가 있는 지식산업센터의 세미나실을 회사 비용으로 빌려 15명의 학생에 대해 전산프로그램 산업에 대한 교육을 해주고, 관련기업을 순회하는 직업체험 교육을 해주기로 선뜻 신청하기도 했다.

일터 발굴이 쉽지 않다 보니 모든 학생이 원하는 일터에서 체험을 하지 못했다. 앞의 표에서 보면 25명이 제과제빵사를 선호했지만, 학생 수만큼 일터를 발굴하지 못했다. 이외에도 '음악부문', '동물사육사', '방송연예', '프로게이머', '세무 회계'와 '패션디자이너' 분야의 교육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이 직종을 선택한 학생은 96명으로 15개의 직종을 선택한 216명 중에서 44%에 달한다. 거의 50%에 해당하는 학생이 원하는 직종에서 체험을 하지 못한 셈이다.

금천구청(차성수 구청장)은 '나의 꿈에 날개를 달아주는 공무원직업체험'을 준비했다. 첫날은 학생들을 이틀간 공무원으로 채용하는 임용식과 보안선서를 하고 3명씩 10개의 과에서 체험을 했으며, 둘째날은 오전에 구청장과의 대화와 민원인 만나는법 그리고 오후에는 주민자치센터에서 민원인을 만났다.
▲ 금천구청 직업체험 금천구청(차성수 구청장)은 '나의 꿈에 날개를 달아주는 공무원직업체험'을 준비했다. 첫날은 학생들을 이틀간 공무원으로 채용하는 임용식과 보안선서를 하고 3명씩 10개의 과에서 체험을 했으며, 둘째날은 오전에 구청장과의 대화와 민원인 만나는법 그리고 오후에는 주민자치센터에서 민원인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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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도 보완과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중학생 직업체험을 위해서는 진로직업체험에대한 사회적 인식을 개선해야 한다. 다음으로 기업의 참여를 높혀야 한다. 서울시교육청은 교육기부에 참여한 기업에 대해서는 교육기부를 인증하는 명패를 수여하고 기본경비로 올해에 한해서 소정의 사은비를 지급한다고 하는데, 기업의 참여를 높이기에는 역부족이다.

기업이 교육기부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추가적인 유인책이 필요하다. 실례로 이번 직업체험에 참여한 심상무 아임우드공방 대표는 "참여하는 기업에 대해 국가에서 인센티브 혹은 세금감면 등 정책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지역에서 직업체험장을 발굴하고 관리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서울시교육청은 중학생진로직업체험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금천구, 노원구, 강동구에 중학생직업체험지원센터를 설치해서 일터를 발굴하는 등의 역할을 할 예정이이다. 그러나 세 곳의 지원센터로 내년에 직업체험 사업을 진행하기에는 부족해 보인다.

서울 200여 곳의 중학교에서 진로직업체험교육을 실시하려면, 한 개 구에 약 8곳의 중학교가 있는 것이다. 학생 300명을 기준으로 한다면 1개 학교에 100여 개의 직업체험장이 필요하며, 8개 학교면 800개의 체험장이 필요하다. 지원센터 한 곳에서 한 개 구를 담당하기 어려운 상황인데, 현재 1개의 지원센터가 8개 구를 담당해야 하는 상황이다.

다음으로 지자체와 교육청 시민단체의 협조가 중요하다. 지역 기업에 대한 정보는 지자체에 축적돼 있지만, 정보에 접근하기가 어렵다. 시민단체의 힘만으로 일터를 발굴하기에는 역부족이다.


태그:#중학생직업체험, #직업체험, #청진기, #서울시교욱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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