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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록이 푸르름을 더하고 이제 더위가 시작된 6월의 중순 남원 실상사를 다녀왔다. 몇 번이나 가본 곳이지만 갈 때 마다 새롭게 느껴진다. 실상사 입구에서 해탈교를 지나기 직전 돌장승(중요민속자료 15호)이 하나 서 있는데 원래 이 장승은 양 옆으로 마주보고 있는 돌 장승이 하나 더 있었다고 하나 1963년 홍수 때 떠내려갔다고 한다.

해탈교 건너기 직전 장승으로 장생이라하며 옹호금사 축귀대장군이다.
▲ 해탈교 건너기 직전 장승 해탈교 건너기 직전 장승으로 장생이라하며 옹호금사 축귀대장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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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승은 장생, 벅수 등 여러 이름으로 불리는 민간신앙의 한 형태로 마을이나 사찰 입구에 세워져 경계를 표시함과 동시에 잡귀의 출입을 막는 수호신의 구실을 하는데 이 장승 역시 경계표시와 함께 경내의 부정을 금하는 뜻에서 세운 것으로 보여진다. 몸에는 옹호금사축귀장군(擁護金沙逐鬼將軍)이라는 마멸이 심한 글씨가 희미하게 남아있다. 벙거지 같은 모자를 쓰고 찌푸린 이맛살과 콧 등 튀어난 온 눈, 송곳니가 길게 튀어나온 것이 토속적이다.
해탈교를 건너면 조금 사이에 두고 2기의 석 장승이 마주하고 있다. 하나는 논 두렁에 있고 다른 하나는 큰 고목 아래에 있다.

대장군 장생
▲ 대장군 장생 대장군 장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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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원주장군 장생
▲ 상원주장군 장생 상원주장군 장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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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고목 아래에 있는 장승이 대장군(大將軍)인데 받침돌에는 "옹정삼년을사삼월입동변"이라는 각자가 있어 조선 영조 원년(1725)에 세워졌음을 알 수 있다.

눈 위 중간에 마치 백호를 표현 한 듯 한 조각이 있어 주목된다. 마주 보고 있는 상원주장군(上元周將軍)은 대칭적인 한 쌍을 염두에 둔 조각 인 듯 하다. 눈알이 둥그랗게 튀어 나왔고 역시 미간 사이에 동그란 무늬가 있다. 몸통에는 신해년오월(辛亥年五月)이라는 글씨가 보여 대장군 보다는 6년 뒤에 세운 것으로 추정된다.
실상사는 신라 흥덕왕 3년(828)에 증각대사 홍척이 창건하였으며, 제자 수철대사와 편운대사도 이 절에서 배출된 유명 사찰로 신라 구산선문 중 최초의 절로 알려져 있다. 조선시대 정유재란 때 화재를 입어 200여 년 동안 폐허로 남아 있다가 승려들은 백장암에서 머물며 그 명맥을 이어왔다. 숙종 때 다시 지었고 고종 때 화재를 입어 지은 것이 현재의 모습으로 사찰내 건물로는 보광전ㆍ약사전ㆍ명부전 칠성각 등이 있다.
문화재로는 실상사 수철화상능가보월탑(보물 제33호)과 탑비(보물 제34호)ㆍ실상사 석등(보물 제35호)ㆍ승탑(보물 제36호) 등 많은 문화재가 남아 있다.

실상사에는 입구에 연꽃들이 피기 시작한 연꽃밭이 있고 일주문이 없으며 천왕문은 현재 번와 공사중으로 전면 보수작업 중이다. 실상사에는 쌍 탑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고 석등과 보광전이 있다. 범종각이 있고 옆으로는 국내 최대 목탑지라고 알려진 목탑지가 있는데 중심 기둥을 받치는 심초석이 놓인 점과 초석배치 형태 등으로 보아 고려 이후 절을 중창할 때 쌓은 것으로 추정된다.

실상사 목탑지
▲ 실상사 목탑지 실상사 목탑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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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층석탑(보물 37호)은 보광전 앞뜰에 동ㆍ서로 세워져 있는데 동 서 두 탑 모두 탑의 상륜부(꼭대기)는 거의 완전하게 보존되어 있다. 이 탑의 상륜부는 특히 1973년 경주 불국사 삼층석탑(국보 21호) 상륜부 모양이 그대로 이 상륜부를 본따서 복원하는데 사용되었다고 한다.

실상사 삼층석탑
▲ 실상사 삼층석탑 실상사 삼층석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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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상사 삼층석탑
▲ 실상사 삼층석탑 실상사 삼층석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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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 35호 실상사 석등은 화사석(火舍石)을 중심으로 밑에 3단의 받침을 쌓고, 위로는 지붕돌과 머리장식을 얹었는데, 평면은 전체적으로 8각형을 기본으로 하고 있으며 다른 석등에서는 볼 수 없는 돌 계단이 앞에 놓여 있다.

실상사 석등
▲ 실상사 석등 실상사 석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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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광전 내부에 있는 동종(범종)은 일본지도가 그려져 있어 동경쪽을 아침 저녁으로 쳐서 일본의 침략야욕을 저지하려는 호국의 염원을 지니고 있다. 보광전 옆으로 단칸의 칠성각이 있는데 외벽에는 원숭이 그림이 그려져 있어 이색적이다.

칠성각 벽화
▲ 칠성각 벽화 칠성각 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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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은편 보광전 동쪽에는 약사전이 있는데 현재는 발굴조사 작업이 거의 끝난 듯 하나 건물이 아직 복원되지 못하고 가 건물 속에 보물 41호인 철제여래좌상이 모셔져 있다. 이 불상은 수철국사가 4천근이 넘는 철을 들여 만든 대불로 전설에 따르면 일본 후지산이 지리산 천왕봉을 훔쳐보고 있는 형국이어서 우리나라의 기운이 일본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그 일직선상의 맨땅 위에 세웠다고 한다.

철제여래좌상
▲ 철제여래좌상 철제여래좌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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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 입구 쪽 해우소를 지나면 많은 문화재들이 있다. 보물 39호인 실상사증각대사응료탑비를 먼저 만나는데 증각대사의 탑비로 흔히 증각대사 부도비라 불리나 마멸이 심하여 알아보기가 힘들다. 현재 귀부 위에 이수만 놓여져 있다.

증각대사 부도비
▲ 증각대사 부도비 증각대사 부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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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락전 오른쪽에 서 있는 보물 33호 실상사 수철화상능가 보월탑은 수철화상의 사리를 모셔 놓은 사리탑이다.

수철화상부도
▲ 수철화상부도 수철화상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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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 38호 실상사 증각대사응료탑은 홍척국사의 사리를 모신 탑으로, 극락전 옆에 세워져 있다.  실상사의 산내 암자 중 백장암과 약수암이 가장 유명한데 그중 약수암 가는 길로 가면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특이한 형태의 부도가 남아 있다.

편운화상 부도로 외형은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큼직한 그릇 모양의 발우처럼 생긴 형태이다. 상륜부를 뚜껑으로 하여 큼지막이 덮고, 그릇 표면에다 어여쁜 테도 두른 바리꼴 형태이다.
편운화상 부도는 아직 일반인들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다.
▲ 편운화상 부도 편운화상 부도는 아직 일반인들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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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운화상 부도는 아래 부분에 문양이 있다.
▲ 편운화상 부도 문양 편운화상 부도는 아래 부분에 문양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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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 올려지는 공양용 큰 바루 모양이다. 아직 이정표 하나 없으며 관심이 없으면 잘 찾아 보지 않는 곳으로 실상사의 또 다른 숨은 보물이라 하겠다. 많은 문화유적을 간직하고 있으며 주변의 조용한 느낌이 일반 사찰과 달리 마음까지 편안하게 해 주며 편안하게 쉬어 가는 답사 탐방지로는 제격으로 자연과 함께 만끽할 수 있는 실상사로의 방문은 언제나 열린 공간이다.


태그:#실상사, #수철화상부도, #실상사 삼층석탑, #편운화상부도, #지리산 실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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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의 문화유적을 찾아 답사를 하고 있으며, 우리나라 구석진 곳에 우리문화를 찾아서 알리고 문화관련 행사를 좀 더 대중에게 보급하고자 하며 앞으로 우리문화재의 소중함을 일깨워 나아가려고 합니다. 괌심분야는 역사유적, 석조조형물과 민속,고건축물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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