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인천의 한 군부대 사단장이 인천지역 학교운영위원장들을 대상으로 안보교육을 하면서 "인천아시안게임을 반대하는 사람은 종북주의자이다"라는 취지의 발언을 해 논란이 예상된다.

인천지역 주요 시민사회단체들은 지난해부터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개최가 인천시 재정 위기를 심화하고 파탄으로 몰고 갈 것으로 보고 아시안게임 반납을 주장했다. 이 단체들은 지역 정치권 등과 함께 인천아시안게임에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과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수준의 국비 지원도 요청하고 있다.

시 재정난 해결 차원에서 주장한 아시안게임 반납을 종북세력의 주장으로 몰아붙인 것은 상당한 논란을 일으킬 수 있다. 또 최근 군부대 정신 교육에 등장한 "제1야당에도 종북세력이 존재한다"거나 "종북세력 6만 명이 암약하고 있다"는 주장과도 연관될 수 있어, 상당한 파장도 예상된다.

이 안보교육을 들은 학교운영위원들은 또한, 해당 사단장이 노무현 정부 시절 북한을 방문했다가 아이를 낳고, 지난 4.11총선에서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후보로 출마한 여성을 지칭해 욕설이 담긴 표현을 하고, 이 여성과 통합진보당을 종북주의 세력으로 지칭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해당 군부대는 당시 사단장이 종북세력과 종북주의자에 대한 내용이 담긴 안보교육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특정 행위나 사람, 정당을 들어 종북세력으로 지칭하는 발언을 한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

인천지역 학교운영위원 관련 단체는 지난 24일 오후 2시 인천 서구의 한 사찰 법당에서 '송영길 인천시장과의 대화'를 개최했다. 행사에는 주최 측 추산 인천지역 초중고등학교 운영위원장 170여 명이 참가했으며, 행사는 인천지역 ㄱ군부대 사단장의 안보교육, ㄴ지역교육지원청 교육장의 자녀교육, 송 시장과의 대화 순으로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 대해 주최 측은 학교운영위원장이 송 시장과 교육 문제와 관련한 진솔한 대화를 나누기 위해 마련했으며, 앞서 진행한 두 가지 교육은 현재 인천지역 학교운영위원들에게 필요한 교육이라는 판단에서 함께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사단장의 안보교육에서 발생했다. 이날 행사에 참가한 한 학교운영위원은 26일 <부평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사단장이 '인천아시안게임을 반대하는 사람들은 종북주의자, 인천에는 종북주의자 6000명이 있다'는 말을 하고, 북한에서 아이를 출산한 여성에 대해 욕설을 하면서 종북주의자라고 표현했다. 통합진보당도 종북주의 정당으로 규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한 군부대를 대표하는 사단장이 종교시설인 법당에서, 참가자 대부분이 여성이었는데 O년 ×년 등이 담긴 욕설을 하는 것도 문제이고, 인천 재정이 어려워 인천아시안게임을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는데 이를 가지고 종북 운운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해 문제 제기를 했다"며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군부대의 사단장이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에서 특정 정당이나 인물을 거론하며 종북세력이라고 하는 것은 안 되는 것 아니냐"고 덧붙였다.

또 다른 참가자는 "(사단장이) 문익환 목사를 비롯해 진보당 국회의원, 보좌관들을 모두 종북세력이라면서 국회도 큰일 났다고 말했다. 인천아시안 게임 반납을 주장하는 사람도 모두 종북세력이라고 주장했다"며 "초등학생 안보교육도 아니고 뭐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에 대해 주최 측 관계자는 "6.25전쟁 일이고 인천이 서해교전 등의 문제가 있던 곳이지만 시민들의 안보의식이 부족하다는 생각에서 초청 강연을 군부대에 부탁한 것"이라며 "사단장이 북한에서 출산한 여성에 대해 욕설을 해서 좀 시끄러웠던 것은 알고 있지만, 계속 강연을 듣고 있지는 못해서 통합진보당이나 인천아시안게임을 반대하는 사람을 종북주의자라고 표현한 것은 잘 모르겠다. 강연을 하다 호응이 좋고 하면 좀 흥분하면서 강의할 수 있는 것 아닌가. 강의 내용이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ㄱ군부대 관계자는 "안보에 대한 강연 도중, 언론에 실린 기사를 예를 들어 설명하면서 북한에서 출산한 여성에 대해 이야기는 했지만 욕설이나 종북주의자라고 표현하진 않았다"며 "종북주의도 베트남 전쟁 이야기를 하면서 베트공이 남베트남에 숨어서 활동했던 것을 예를 들어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고, 6000명이 아니라 베트공이 6000만명이 있었다고 말한 것이다. 특정 정당이나 인물에 대해 종북주의로 이야기한 적도 없고 인천아시안게임에 대한 이야기는 했지만, 이를 반대하는 사람들을 종북주의자로 표현한 적도 없다"고 했다.

이어 그는 "강연 중 어떤 사람이 '종북주의에 대해 왜 이야기를 하느냐'고 큰소리를 내, 사단장이 '듣기 싫으면 강연을 하지 않겠다'고 이야기를 했고, 다른 참가자들이 그 사람에게 '왜 강의를 못하게 하냐. 그냥 강의를 해달라'고 반대 목소리를 내서 강의를 계속 하게 됐다"며 "언론에 실린 객관적인 내용 이외의 것을 안보 강연에서 말하진 않는다"고 덧붙였다.

한편, 당시 행사에는 인천시청과 시교육청 직원, 통합민주당 인천시당 관계자들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송 시장은 시장과의 대화 시간에 임박해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부평신문(http://bpnews.kr)에도 올렸습니다.



태그:#종북주의, #안보교육, #인천아시안게임, #통합진보당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