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농촌지역사회의 뿌리이자 희망인 농촌소규모학교를 살리려면 통학 차량 지원이 우선돼야 한다는 요구가 높다.

농촌 초등학교 학생수가 크게 줄어 폐교 위기에 처했는데도 기본적인 통학 차량 운영비조차 지원이 되지 않고 있는 게 현실이다. 충남도교육청은 '통폐합대상 학교'라는 이유로 외면하고, 예산군도 무관심으로 일관하고 있다.

예산군내 24개 초등학교 가운데 현재 통학차량이 없는 학교는 오가, 조림, 대흥, 용동, 보성초로 모두 5개교다.

이 가운데 조림초는 전교생수 18명(2012학년도 기준)으로 매년 통폐합 대상학교로 지목되고 있다. 전교생이 19명(2012학년도 기준)인 대흥초도 지난해 한때 충남교육청이 '1면 1개교 유지' 원칙을 적용하지 않겠다고 발표한 바 있어 통폐합안전지대라고 말하기 어렵다.

현재 유일하게 학교 자체예산으로 통학버스를 임차운영하고 있는 평촌초의 경우에도 학교를 살리기 위해 전체 운영비의 20% 가까운 예산을 통학버스 운영에 쓰느라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이들 학교 관계자와 학부모들은 "규모가 작은 시골학교를 선호하는 학부모들이 입학이나 전학문의를 했다가도 통학버스가 없다는 이유로 포기하는 사례가 많다. 농촌학교를 살리겠다는 의지가 있다면 무엇보다 먼저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우리지역 초등학교 통학버스는 관용차량 자체운영과 임차차량 두 가지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1999년 이래 교육당국이 학교통폐합을 전제로 매입 혹은 임차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후 시량, 응봉, 수덕, 구만, 예덕초 5개 학교는 교통불편학교특별지원 차원에서 교육청이 운영비를 지원하고 있으나, 조림초 등은 통폐합대상학교라는 이유로 제외됐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학구내 학생들마저 타학교로 나가는 바람에 학생수가 더 줄어 자연폐교 위기론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농촌지역의 경우 통학거리가 2㎞이상인 원거리거주 학생이 많지만 대중교통수단이 없기 때문.

한 학교 관계자는 "옛날에는 동네 선후배가 함께 걸어다녔다고 하지만, 요즘같이 교통사고위험과 어린이범죄가 많은 때에 자녀 혼자 먼 길을 걸어다니라고 할 부모는 없다. 농촌학교에서 통학차량은 필수조건이다"라고 강조한 뒤 "학생수가 적은 학교일수록 통학차량을 지원해 학생수를 늘린다면 학교도 살고, 농촌도 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조림초 학부모들이 지난해 12월 19일 대통령선거 토표소인 예산여중에서 '통학차량지원을 위한 바자회'를 열고 있는 모습.
 조림초 학부모들이 지난해 12월 19일 대통령선거 토표소인 예산여중에서 '통학차량지원을 위한 바자회'를 열고 있는 모습.
ⓒ 장선애

관련사진보기


통학버스가 학생수 증가의 절대조건임은 평촌초가 방증해준다. 학생수 늘리기에 고심하던 평촌초는 지난해 자체예산으로 통학버스를 임차 운영해 학생수가 무려 11명이나 증가했다. 현재 전교생 47명인 이 학교는 머잖아 통폐합대상학교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십수년째 통폐합대상에 오르면서도 학부모와 교사들의 열의로 학교를 지키고 있는 조림초는 6일 학구내 이장과 지역 기관단체장, 동창회, 학부모, 학교관계자가 한 자리에 모여 '학교발전을 위한 간담회'를 갖고 통학차량 확보를 위해 머리를 맞댔다.

이 학교 이낭주 교장은 "학부모님들이 통학차량 확보를 위해 바자회를 열고 교육청에도 건의를 하고 있지만, 해결책이 없다. 학부모회와 동창회에서는 택시로라도 학생들에게 통학수단을 제공하자는 의견인데, 안정적인 통학버스 운영이 무엇보다 시급하고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와관련 예산군관계자는 "농촌소규모학교 통학버스 지원과 관련해서는 교육지원청으로부터 얘기를 전혀 듣지 못했다. 또 예산군의 교육경비 보조와 관련 이미 학교들마다 방과후학교 등 사업을 새학기부터 진행하게 될 것이기 때문에 변경이 어렵다. 올해 예산은 이미 짜여있고, 전년도 말에는 이야기가 됐어야 한다"라면서 난감해했다.

예산읍에 거주하는 한 교사는 "예산지원도 학교별로 빈익빈 부익부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예산군이 한 해 6억원 가까운 교육경비를 보조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지역교육환경을 위해 시급한 부분이 무엇인지 잘 평가해야 할 것이다"라고 지적한 뒤 "초등학교가 없는 곳에 귀농을 하려는 젊은이들이 있겠나. 폐교가 있는 지역의 상황을 보면 지자체가 해야할 일이 무엇인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학교통학버스 임차운영에 들어가는 한 해 예산은 3400만원 정도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예산지역신문인 <무한정보>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조림초, #평촌초, #농촌학교, #학교통폐합, #통학차량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