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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웅 통일부 남북협력지구지원단장(왼쪽)이 15일 오전 개성공단에서 열린 3차 남북실무자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김기웅 통일부 남북협력지구지원단장(왼쪽)이 15일 오전 개성공단에서 열린 3차 남북실무자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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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신 : 15일 오후 7시 25분]

3차 개성공단 남북 당국간 실무회담도 합의 없이 종료됐다. 남북은 이날 오후 5시 6분 종결회의를 마치고 오는 17일 같은 장소에서 회담을 다시 열기로 했다.

남측 수석대표인 김기웅 남북협력지구지원단장은 회담종료 뒤 개성공업지구종합지원센터에서 브리핑을 통해 "우리측은 개성공단 가동중단 재발방지 보장 문제, 신변안전과 투자자산을 보호하기 위한 법적·제도적 장치 완비, 국제적 수준의 기업활동을 보장함으로써 국제적 공단으로 발전시키는 문제에 대한 우리측 입장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이런 내용을 담은 합의사안을 북측에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북측 입장에 대해 김 단장은 "개성공단을 빠른 시일 내에 재가동할 것을 주장했고, 개성공단 가동 중단 원인에 대한 기존의 북측의 주장을 되풀이했다"고 밝혔다. 한·미연합 군사훈련과 북측 최고존엄 모독 등으로 인해 개성공단을 정상가동하기 어려웠다는 주장이다.

김 단장에 따르면 북측은 지난 2차 회담에서 제시했던 합의서를 수정해 제시하는 등 입장 수정도 다소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 단장은 북측이 수정 제시한 합의서 내용을 언급하진 않았고 "쌍방은 서로의 합의사안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고 입장차가 나는 부분이 있었다"고만 밝혔다.

남북은 17일 개성공단에서 다시 만나 4차 회담을 열기로 했다.

[1신 : 15일 오후 1시 40분]
악수도 없는 3차 개성실무회담 난항 예고

15일 개성공단 정상화를 논의하기 위한 3차 당국 실무회담은 남북 수석대표간 악수도 없는 껄끄러운 인사말로 시작됐다.

이날 오전 10시 8분경 개성공단 종합지원센터 회담장에 들어선 김기웅 남측 수석대표와 박철수 북측 대표단장은 굳은 표정으로 악수도 나누지 않은 채 서로 발언을 시작했다. 모두 발언 전에 취재 카메라를 향해 악수를 나누는 모습을 연출하는 게 통상적인데 이날은 생략한 것.

김기웅 수석대표가 "저희 쪽도 비가 좀 많이 왔고 이쪽도 비가 많이 오고 있는 걸로 들었다"고 말을 꺼내자, 박 단장이 "내리는 비도 오늘 회담 결과에 따라 여러 가지로 이해될 수 있다"면서 "공업지구 회담이 잘 돼서 공업지구 정상화에 큰 기여를 한다면 그 비가 공업지구의 미래를 축복하는 비로 될 수도 있고 그렇지 않다면 한철장으로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북한지역에서 '한철장'이란 상시적이나 정기적으로 열리는 장이 아닌 일시적으로 열렸다가 언제 다시 열릴지 알지 못하는 장마당을 가리킨다. 이번 회담이 공단정상화에 관련한 아무 성과도 없이 끝난다면 더 이상 회담을 열 필요가 없지 않겠느냐는 뜻으로 해석되는 부분이다.

이어서 박 단장이 "자리를 정리하고…"라면서 회담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태세를 취하자, 김 수석대표는 "비가 온 뒤에 땅이 굳는다 이런 말이 있다"며 "지금 상황이 여러모로 쉽지는 않지만 개성공단이 발전적으로 정상화될 수 있다, 이런 믿음을 갖고 남북의 대표들이 분발하면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이렇게 기대를 해본다"고 말했다. 

이에 박 단장은 "저는 단장(남측 수석대표)선생 얘기를 공업지구를 잘 해보겠다는 우과청천(雨過晴天 : 비가 그친 뒤 맑은 하늘) 개념으로 이해하겠다, 다른 얘긴 없느냐"고 물었고, 김 수석대표는 "남북 대표들이 상대에 대해 신뢰를 하고 진지하게 문제를 풀어나가겠다는 입장에 선다면 어떤 문제도 풀어갈 수 있다는 뜻으로 말씀드린 것"이라고 답했다.

1·2차 실무회담도 '장마' 얘기로 회담이 시작됐는데 회담 본격화 전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드는 소재로 쓰였다. 1차에선 북측은 "장마 구름이 짙은데 오늘은 이따금씩 해가 보인다"고 낙관적 전망을 반영하기도 했고, 2차에선 "비가 많이 오는데 기업 설비 자재 상황이 걱정이 크다"고 조속한 공단 정상화 필요성을 우회적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날 회담에선 북측은 회담 초반부터 '남측에 개성공단을 정상화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느냐'고 물은 셈이고 남측은 '문제는 의지가 아니라 북측이 신뢰할 만한 행동을 해야 한다'고 맞받은 셈이다. 

한편 이날 회담에는 남북 양측 모두 대표단 구성에 변화가 있었다. 남측은 서호 수석대표를 김기웅 남북협력지구지원단장으로 교체했고, 북측은 대표단 중 허용호 대표를 황충성 민족경제협력위원회 참사로 교체했다. 황 대표는 지난달 9일 열린 남북당국회담 실무접촉에 김성혜 대표단장과 함께 남북회담에 임한 인물이다. 황 대표는 지난 2009년 개성공단 관련 남북 당국간 1~3차 실무회담 대표였다.


태그:#개성공단, #실무회담``, #3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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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상근기자. 평화를 만들어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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