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거두절미하고 불과 일 년 전에 국민대통합을 꼭 이루겠다고 국민에게 약속한 박근혜 대통령에게 먼저 묻고 싶다. 지금 우리가 보고 듣고 느끼고 있는 대한민국의 정치 상황이 국민대통합의 시작인지 끝인지를.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은 진정으로 국민대통합을 이루겠다는 생각이나 하고 있는지 묻고 싶은 것이다. 다른 무엇보다 국민대통합이 이루어져야 진정한 민생을 위한 정치가 실현된다.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이 말로만 국민대통합을 외치기 때문에 정치 현실이 이렇게 파탄으로 빠지고, 민생을 위한 정치는 실종 상태인 것을 삼척동자도 다 안다. 그런데 왜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만 그것을 외면하는지 답답해서 묻는 것이다.

국민대통합 이루는 대통령이 되겠다는 약속, 잊으신 건가요?

일 년을 기다려 왔다. 진정으로 국민대통합의 길이 열리기를 말이다. 그러나 지금 이 시점에서 국민대통합을 말하거나 기대하는 국민은 소수에 불과할 것이다. 그렇다면 박근혜 대통령은 국민에게 한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것이다. 또한 앞으로 남은 임기 동안 이 약속을 이행할 수 있다는 어떠한 제시도 하지 못할 것이라는 게 지금의 현실이다.

박근혜 정부 출범 때부터 문제가 된 것은 국정원의 선거개입 의혹이었다. 국가기관이 대통령 선거에 개입한 것은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런데 벌어졌다. 그렇다면 명명백백하게 진실을 밝혀내 국민 앞에 소상히 알려줘야 한다. 그것이 이 나라의 주인인 국민에게 정부가 꼭 해야 할 일이다. 하다 못해 동네 친목회에서도 이런 일이 벌어지면 진실 규명이 이루어지는 것이 지금의 대한민국이고, 국민의 정서인 것을 왜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만 모르고 있단 말인가.

그런데 지금까지 무슨 일이 벌어졌나. 국정원 선거개입 수사를 지휘하고 있는 검찰총장을 '찍어내기' 위하여 또 다른 불법을 박근혜 정부는 서슴지 않고 자행했다. 선거개입 수사팀장을 수사 도중 또 다시 찍어냈다. 그런데도 어찌 국민이 입 다물고 있겠는가. 그래서 한 마디 한 마디 참견하는 것을 두고 '종북세력'으로 몰아세우려고만 한단 말인가. 그러니 국민의 다수는 박근혜 정부가 '긴급조치'시대로 각인되어 있는 유신으로 회귀한다고 걱정하는 것이다. 그래서 말참견을 시작하는 것이다. 그런데 왜 유신시대처럼 또 다시 국민의 입에 재갈을 물리려고 한단 말인가.

국정원 선거개입 사건의 시작이 된 것은 지난해 12월 12일이다. 일 년이 되었다. 당시 박근혜 후보는 연약한 여성을 감금했다고 연일 문재인 후보를 비난했다. 그러나 그게 아니었다는 것이 밝혀지고 있다. 그렇다면 사과를 해야 했다. 사과를 하고 진실 규명에 누구보다 먼저 앞장서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했다. 그런데 박근혜 대통령은 침묵으로 일관했다. 그래서 국민은 지금 더욱 분노하고, 배신감을 느끼는 것이다.

국회의원은 당론보다 국민을 위해 실천하는 게 우선

결국 장하나 의원이 지난 대선을 부정선거라고 정의하면서 대통령 사퇴를 주장했다. 개인적으로 틀린 주장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생각이고, 실천해야 할 의무를 다했다고 본다. 지난 대선에서 부당한 선거운동이 있었다면 당사자는 그에 따른 책임 있는 행동을 해야 한다. 그래야 공정한 사회가 되고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있다. 그래야 진정한 국민대통합의 길이 열리는 것이다.

지금이라도 박근혜 정부는 국민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새누리당은 국민의 대표로서 그 역할을 다해야 한다. 지금 대한민국 다수의 국민은 지난 일 년 동안 수없이 국정원 선거개입에 관한 진실 규명을 요구하고 있다. 그래서 검찰 수사가 진행되었고, 기소된 상태다. 국민의 요구가 없었다면 절대로 여기까지 오지 못했을 것이다. 다시 말하면 진실이 묻힐 수도 있었다는 말이다. 그런데도 박근혜 정부는 지금까지 그것을 무시하고, 국민의 다수를 '종북세력'으로 몰아세우고 있다. 이것은 국민대통합이 아니라, 우리 국민을 둘로 나누는 편 가르기 행태다. 그렇지 않아도 남과 북으로 갈려져 있는 우리 조국이 보수와 종북으로 갈려져서야 되겠는가 말이다.

어제는 민주당 양승조 의원의 발언이 문제가 되었다. 굳이 그런 표현을 써야 했을까, 생각하게 하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거기까지라고 생각한다. 양승조 의원 발언 맥락은 지금 우리 정치 현실을 염려하면서 대통령이 정치를 잘해야 한다는 내용으로 이해된다. 박근혜 대통령 선친의 불행한 일은 가슴 아픈 일이므로 그런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말아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이다.

하지만 청와대 대변인은 아주 많이 넘어갔다고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아주 이기적인 해석이 아닐 수 없다. 대통령 '암살'이라니. 터무니없어도 너무나 터무니없다. 청와대와 새누리당은 진정 어린 충정의 말을 왜 국민 분열을 선동하는 의미로 해석하고, 왜곡하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그 말을 한 사람이 대한민국 국민으로 안 보이고, 오직 싸워야 할 적으로 간주되는 민주당 국회의원이어서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겠지만, 그런 말이 사실은 새누리당 국회의원의 입에서 나와야 진정한 국민대통합의 길로 가는 대한민국이 된다는 것을 왜 생각하지 못하는 것일까.

현명한 자는 내 앞에 사람의 얼굴을 보고 말한다

지난 노무현 대통령의 탄핵 사유를 상기해 보자. 박근혜 대통령 최측근들의 주도로 이루어진 노무현 대통령의 탄핵 사유를 보면 '노무현 대통령이 헌법과 법률을 위반하여 국법질서를 문란케 하였으며, 측근과 참모들이 국정을 수행할 수 있는 최소한의 도덕적, 법적 정당성을 상실했고, 국민 경제를 파탄시켜 민생을 도탄에 빠트렸다'고 주장했다.

그렇다면 지금 상황은 어떠한가.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부정선거를 자행한 국가기관이 헌법과 법률을 어겼으며, 국정원의 선거개입 수사를 지휘하고 있는 검찰총장과 수사팀장을 '찍어내는' 등의 국법 질서를 어겼다. 윤창중을 비롯한 다수의 참모들의 행태로 보아 도덕적, 법적 정당성을 잃었다. 또한 연일 외치는 민생을 위하여 박근혜 정부는 진정으로 무엇을 걱정하고,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도무지 가늠되지 않은 정치 상황을 만들어왔다.

민생이 안정되려면 다른 무엇보다 정치권이 여야를 떠나 대화와 타협을 위하여 솔선수범해야 가능한 것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지금의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은 야권을 싸잡아 무시하고 길들이기를 하려고만 하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어찌 민생을 입에 담는지 국민의 한 사람의 암담한 기분마저 든다. 지금의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의 행태를 보노라면 권력 장악에만 혈안이 되어 있다고 보는 것을 부정하지 못할 것이다.

사실 박근혜 대통령이 정치권에 등장하면서 다수 국민들은 유신시대로의 회귀를 먼저 염려했고, 실제로 박근혜 정부 출범을 반대했다. 그러나 현재까지 드러난 검찰의 수사발표만을 보더라도 지난 선거는 많은 부분에서 부정이 저질러졌음을 확인되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아니라고 말하는 것은 억지이고, 우격다짐으로 야당을 탄압하여 국민을 속이려는 폭거가 아닐 수 없다.

그렇지 않다면 박근혜 대통령은 늘 하는 말처럼 국민대통합을 위한 국민의 대통령이 되겠다는 마음으로 현재까지 밝혀진 모든 사실을 받아들이면서 중립적인 입장에서 국정원 등 국가기관의 선거개입 진실 규명에 나서겠다고 국민 앞에 약속해야 한다. 그 약속의 시작은 특검 수용이고, 특별검사 임명은 정치권이 아닌 국민의 대표로 구성되어져야 한다. 왜냐하면 또 다른 논쟁으로 정치권이 정쟁을 할 것은 불을 보듯 번한 일이기 때문이다. 더불어 수사 결과 국민이 납득할 수 없는 부정선거가 저질러졌다면 사퇴하겠다는 선언을 해야 할 시점이 지금인 것이다. 이것은 지난 일 년 동안 국정원 선거개입과 관련하여 침묵으로 일관한 박근혜 대통령의 자업자득인 셈이므로 누구를 탓해서는 안 될 일이다. 이는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 미련함을 보여주는 격이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충언을 하고 싶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금 이 기회를 놓친다면 정말이지 더욱 아프게 후회하는 경험을 하지 않을까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그것은 박근혜 대통령의 불행이 아니라, 이 나라의 주인인 국민이 불행해지는 일이기 때문에 국민의 한 사람으로 그것만은 정말 막고 싶어 드리는 충정의 말이다. 이런 말을 새누리당 의원이나 청와대 비서진이 해줄 것 같지가 않아서 산골짜기에서 두 딸 키우며 다른 무엇보다 사람을 가장 사랑하는 민초가 드리는 말이다.

덧붙이는 글 | 이종득 기자는 민주당 강원도당 공보실장입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생각을 쓴 글임을 밝힙니다.



태그:#박근혜사퇴, #장하나의원, #양승조의원, #부정선거, #너무현탁핵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춘천아재양념닭갈비를 가공 판매하는 소설 쓰는 노동자입니다. 두 딸을 키우는 아빠입니다. 서로가 신뢰하는 대한민국의 본래 모습을 찾는데, 미력이나마 보태고자 합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