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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어디가'라는 tv 프로그램이 인기가 많은줄은 알았습니다. tv를 즐겨보진 않지만, 어쩌다 방송을 보게 될 땐 나도 모르게 천진한 아이들의 모습에 미소를 짓다가도 어쩐지 마음 한켠이 쓸쓸하기도 했었는데, 오늘 아이들의 수다를 한발짝 떨어져서 들으며 속이 쓰리고 아팠습니다.

"그거 아냐, 후가 어제 땅 밑으로 갈수도 없고 하는데 진짜 웃기더라 하하하."
"맞아맞아. 그래도 걔들은 좋겠다. 걔네들 집도 엄청 좋고, 비행기도 타고..."
"우리도 갔으면 좋겠다. 그지. 제주도도 엄청 좋은데."
"뉴질랜드 놀이기구 봤어? 짱이지?"

아이들 성화에 몇달 전엔 짜파구리라는 걸 같이 해먹기도 했는데, 아이들의 눈에 프로그램속의 '그 아이들'이 어떻게 비춰질지, 아이들은 어떤 느낌일지까지는 헤아리지 못했습니다.

저희 센터 아이들 중에는 주거환경이 열악하기도 하고, 부모 모두가 같이 살지 않는 집이 있습니다. 그런 아이들의 눈에 부모님이 아이를 애지중지 하며 사랑을 쏟고 있는 모습을 볼 때, 깨끗하고 쾌적한 집을 볼 때, 어디든지 가고싶은 곳으로 가족과 함께 여유롭게 여행하는 것을 볼 때 어떤 느낌이었을지...

그저 재미로 보는 방송이라해도 왠지 불편하고 슬픕니다. 좀 야속하단 생각이 듭니다. 꼭 저렇게 방송할 수 밖엔 없는걸까, 빈부 양극화가 심각하여 많은 가정이 해체되고 , 100만이 넘는 아이들이 빈곤가정에서 힘겹게 지내는 현실에서 몇몇 연예인이나 유명인들이 방송국 돈으로 자식들과 여행가서 즐겁게 지내는 것을 보여주어야만 하는 걸까요? 그걸 보고 그렇게 해주지 못하는 아빠들은, 그런 아빠를 갖지 못한 많은 아이들은 무슨 생각이 들까요?



태그:#아빠어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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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인권교육활동가모임 부뜰, 활동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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