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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5일·월)은 여름이 시작됐음을 알리는 절기, 입하(立夏)다. 입하는 곡우(穀雨)와 소만(小滿) 사이에 들며 대개 양력으로는 5월 5~6일경으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입하와 어린이날이 같다. '보리가 익을 무렵의 서늘한 날씨'라는 뜻으로 맥량(麥凉)·맥추(麥秋)라고도 하며 '초여름'이란 뜻의 맹하(孟夏)·초하(初夏)·유하(維夏) 등으로 부르기도 한다.

이팝나무 꽃은 대개 5~6월 피며 한국, 일본, 중국 등지에 분포한다. 꽃말은 ‘영원한 사랑’.
 이팝나무 꽃은 대개 5~6월 피며 한국, 일본, 중국 등지에 분포한다. 꽃말은 ‘영원한 사랑’.
ⓒ 정연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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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 본격 나서는 때... 곡우와 함께 농사에 중요한 절기

이 시기에는 봄이 완전히 퇴색하고 산과 들에는 신록이 일기 시작한다. 농촌에서는 묘판에 모가 한창 자라나며 밭의 보리이삭들이 패기 시작한다. 또 해충이 많아지고 잡초가 자라면서 풀뽑기에 부산해진다.

입하는 농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때다. 과거 재래종 벼로 이모작 농사를 지을 적에 이 시기 농부들은 써레(갈아 놓은 논이나 밭의 흙덩이를 바수거나 바닥을 판판하게 고르는 데 쓰는 농기구)를 사용해 모판을 고른 뒤 볍씨를 뿌려 못자리를 만들었다.

여기서 나온 속담으로 '입하물에 써레 싣고 나온다'가 있다. 입하가 다가오면 모심기가 시작돼 농가에서는 들로 써레를 싣고 나온다는 뜻에서 유래됐다. 이처럼 대체로 우리나라 전통 농사법은 세시절기에 따라 농사일의 시기를 가늠한 예가 많다.

입하 절기와 관련된 또 다른 속담으로는 '입하 바람에 씨나락(벼의 종자를 뜻하는 전라도 사투리) 몰린다'가 있다. 이 시기엔 못자리에 볍씨를 뿌리고 물을 대놓는다. 하지만 바람이 불면 볍씨들은 한쪽으로 몰리기 십상이었다. 그래서 입하의 바람은 반갑지 않다. 이럴 경우 못자리 물을 빼 볍씨들이 한쪽으로 몰리는 피해를 막아야 한다. 이렇듯 입하는 곡우와 함께 농사에 있어 중요한 절기로 꼽힌다.

봄이 무르익는 5월은 신록(新綠)의 계절이다.
 봄이 무르익는 5월은 신록(新綠)의 계절이다.
ⓒ 정연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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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 무렵에 논에 물을 잡으면 약 한 달 동안 가두기 때문에 비료분의 손실이 많아 농사가 잘 안 된다는 뜻의 '입하에 물 잡으면 보습에 개똥을 발라 갈아도 안 된다'라는 속담도 있다.

이팝나무 꽃, 한꺼번에 피면 '그해 풍년 점쳐'

매년 이맘때쯤이면 마을에 한두 그루쯤 있는 이팝나무에서 흰꽃이 핀다. 이팝나무 꽃은 마치 흰 쌀밥 같이 온 나뭇가지를 뒤덮어 '쌀밥나무'라 불린다. 과거 조상들은 꽃이 한꺼번에 잘 피면 그해 풍년이 들고 신통치 않게 피면 흉년이 들 징조라고 여겼다.

이 시기 절식(節食)으로는 '쑥버무리'가 있다. 다음은 쑥버무리 요리법. ▶쑥을 깨끗이 씻어 채반에 건져 물기를 뺀다. ▶멥쌀을 10시간 정도 불린 후 건져 물기를 뺀 다음 소금을 넣고 곱게 빻아 놓는다. ▶물기를 빼놓은 쑥에 멥쌀가루를 넣는다. ▶준비된 멥쌀가루에 설탕과 소금을 넣고 고루 섞어준다. ▶솥에 안쳐 센 불에 쪄 낸다. ▶이때 김이 오르면 뚜껑을 덮어 20~30분간 더 찐다. ▶불을 끄고 잠시 뜸을 들인 뒤 채반에 담아 식힌다. ▶기호에 맞게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먹는다.

봄의 별미인 쑥은 칼로리가 낮아 다이어트에 좋은데 피를 맑게 해주고 몸을 따뜻하게 해주기 때문에 특히 건강식으로 손꼽힌다. 입하 절기인 오늘은 '쑥버무리'로 건강을 챙겨보는 건 어떨까.

‘쑥버무리’
 ‘쑥버무리’
ⓒ 궁중음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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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정연화(lotusflower@onkweather.com) 기자는 온케이웨더 기자입니다. 기상기사 자격증과 기상예보사 면허증을 취득하는 등 기상학을 전공한 기상전문기자입니다. 이 뉴스는 날씨 전문 뉴스매체 <온케이웨더(www.onkweather.com)>에도 동시 게재됩니다.



태그:#입하, #쑥버무리, #쑥, #신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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