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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시장 선거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선거일을 6일 앞둔 지난달 29일 오후, 새정치민주연합의 이재수 후보와 새정치민주연합에서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변지량 후보가 '단일화'를 하는 데 극적으로 합의하면서 선거판이 급변하고 있다.

그 전까지만 해도, 춘천시장 선거는 새누리당의 최동용 후보가 다른 후보들에 비해 크게 앞서나가는 상황이었다. 큰 변수가 없는 한, 그런 상황이 바뀔 일은 거의 없어 보였다. 그런데 변 후보와 이 후보 사이에 단일화가 성사되었다.

선거 막판에 터진 변수치고는 대형 변수가 터져 나온 것이다. 그러면서 지금은 춘천시장 선거에서 막판 뒤집기도 가능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야권 분열로 일종의 어부지리 효과를 보고 있던 최동용 후보에게, 야권단일화가 악재 중에 하나로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이렇게 여권과 야권이 일대일로 정면 승부를 벌여야 하는 선거 구도가 형성되자, 발등에 불이 떨어진 최 후보는 30일 즉각 반격에 나섰다. 최 후보 측은 야권의 단일화를 "불리한 전세를 역전시키려는 야합"으로 규정하고, 두 후보를 향해 "춘천 시민들의 지탄을 받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춘천에서 야권 단일화가 어떤 결과를 낳을지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5월 30일 후보직을 사퇴하기로 한 이재수 후보는 "민주진영의 승리를 위해, 변지량 후보를 당선시키는 데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그리고 단일 후보로 낙점을 받은 변지량 후보는 '야권의 기대와 희망'이라는 큰 짐을 떠안게 됐다.

변지량 후보는 24시간을 풀가동하는 선거운동에 돌입했다. 야권의 기대를 한 몸에 안은 변지량 후보가 과연 다 꺼져 가던 '희망의 불씨'를 되살릴 수 있을지, 지금 춘천에서는 그의 말과 행동에 많은 사람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다음은 변지량 후보와 나눈 인터뷰 내용이다. 이 인터뷰는 5월 31일, 서면으로 진행됐다.

"시민 의견을 물어 선택한 단일화야말로 진정한 상향식 공천"

지난달 30일 춘천시청 기자실에서 야권 단일화 결과를 발표하고 있는 변지량 춘천시장 후보.
 지난달 30일 춘천시청 기자실에서 야권 단일화 결과를 발표하고 있는 변지량 춘천시장 후보.
ⓒ 성낙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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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정치민주연합의 이재수 후보와 어렵게 후보 단일화에 성공했다. 먼저 소감이 어떤지 묻고 싶다.
"기쁘다는 말보다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이재수 후보의 시민을 위한 정치 철학을 높이 평가해야 한다는 점을 가장 먼저 말씀드리고 싶다. '시민이 답이다'란 슬로건으로 이번 선거에 나선 이재수 후보께서 존경하는 춘천시민께 의견을 여쭈었고, 그 결과에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후보자 사퇴는 물론 저와 함께 마음을 모아 춘천의 정치를 바꾸겠다고 선언했다. 그 큰 뜻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최선을 다하여 승리할 수 있도록 노력을 다하겠다."

- 변지량 후보는 새정치민주연합 경선에 참여했다가 경선 결과를 받아들이지 않고 무소속으로 출마해 논란이 됐다. 그러다 5월 29일 이재수 후보와 단일화에 합의해, 결국 '야권 단일후보'라는 타이틀을 갖게 됐다. 단일화 과정이 매끄럽지 않다는 비판이 있는데.
"저는 새정치민주연합의 춘천시장 경선에 불복한 것이 아니라. 오류가 너무 많았던 불공정한 과정에 불복한 거다. 이를 지금 시점에서 다시 거론하는 것은 큰 결단을 내려주신 이재수 후보에 대한 예의가 아니란 점을 말씀드리고 싶다. 최종 후보 단일화를 위한 과정은 우리 두 후보가 합의하여 추천위원에게 모든 것을 위임하였고, 그 결과에 따른 것이다. 만약 제가 선택받지 못했다면 무조건 이재수 후보의 당선을 도와서 춘천의 정치 환경을 새롭게 만들겠다고, 저의 정치적 동지이며 조력자인 아내와 약속했던 점을 밝히는 것으로 답변을 대신하겠다."

변지량 후보가 지난 3월 춘천의 한 새벽시장에서 상인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변지량 후보가 지난 3월 춘천의 한 새벽시장에서 상인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이종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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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일화 후 양자 구도가 구축됐다. 이에 대해 상대후보인 새누리당의 최동용 후보는 '단일화는 야합이다, 춘천 시민들이 혼란스러워한다'고 비판했다. 이런 비판을 어떻게 생각하나?
"야합이라는 말은 정말 조심스럽게 사용해야 한다고 본다. 정치 선거는 구도를 통하여 승자가 결정된다. 그런 이유로 새누리당 역시 선거에서 승리를 위하여 이념적으로 맞지 않은 사람들을 영입하였고, 선거에서 이기기 위하여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는 것을 우리는 수없이 경험했다.

이번에 새누리당 후보로 춘천시 선거에 출마했다가 이중 당적으로 후보 자격을 상실한 사람이 세 분이나 된다. 그런 것이 진정한 야합 아닌가? 춘천시민에게 의견을 여쭈어 후보 단일화를 이룬 것이 야합이라고 왜곡하는 최동용 후보와 새누리당은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사항인 무공천을 철회하고 상향식 공천을 말했지만 정말 말뿐인 정치공천 아니었나. 그런 의미로 시민에게 의견을 물어 후보를 선택한 단일화가 진정한 상향식 공천이라는 점을 주장한다."

- 단일화로 상당히 큰 책임을 지게 됐다. 그런데 단일화가 기존의 선거 판세에는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못할 거라는 분석도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다. 선거일이 코앞이다. 앞으로, 춘천 시장 선거 판세가 어떻게 변할 거라고 보는지.
"단일화로 인한 춘천시민의 기대치 상승이 생각보다 훨씬 크게 나타날 것이다. 그것은 그동안 춘천시장 선거에서 양자 대결로 치러진 경우가 근래에는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40% 미만의 득표로 시장에 당선된 경우가 많았다. 춘천의 야권 지지층이 50%가 넘는 것으로 그동안의 선거 결과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는 이번에 야권후보 단일화가 이루어지면서 반 새누리당 지지층의 의견이 선거 결과로 반영되기 때문에 더욱 확산될 것이다. 게다가 지방선거의 특징은 정당이 아닌 후보자의 자질이 선택에 더욱 중요하게 작용한다는 점이다. 관료 출신의 수동적인 정치인인가, 시민운동가 출신의 능동적인 정치인인가를 이번 선거에서 춘천시민은 선택할 것이기에, 압도적으로 승리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책임을 묻는 시장이 아니라, 책임을 지는 시장이 되겠다"

- 후보들마다 숱한 공약이 쏟아지다 보니, 후보들 간의 차이점을 발견하기가 힘들 때도 있다. 그래서 하는 말인데, 변지량 후보만의 공약, 변지량 후보라는 사람을 가장 잘 드러낼 수 있는 공약이 있다면?
"저는 서울대에서 정치학을 공부한 시민운동가다. 시민과 소통하는 21세기형 리더십을 바탕으로 춘천의 문화예술을 확장시켜 우리 춘천을 세계적 관광 상품으로 만들겠다. 20세기 과거형 관광도시에서 21세기형 '호반문화관광도시'로의 전환을 통해 2000만 명이 찾아오는 도시로 만들겠다. 우리 춘천의 자연환경과 전통 문화 및 예술을 관광 상품으로 개발하여 체류형 관광지로 전환시키겠다. 체류형 관광 상품 개발과 구도심 문화거리 조성을 통한 컨텐츠 개발에 총력을 다할 것이다.

춘천을 대표하는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동시에 먹거리 개발을 위한 투자와 홍보 전략을 적극 지원하여 수도권 위성도시로의 위상을 높이겠다. 장사 잘 되는 춘천이 되면 소상공인 창업이 대폭적으로 늘어날 것이며, 일자리 창출에 큰 효과를 얻게 된다. 그 외 생활비 절감 정책을 위하여 아파트 관리비 및 통신비 절약을 위한 정책을 준비했다. 또한 아이 돌봄 기능 강화를 위한 지역아동센터, 방과 후 역할 강화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 개발 등을 통하여 우리 지역 미래, 인재 육성 정책도 꼼꼼하게 준비했다."

지난 5월 30일, 변지량 춘천시장 단일 후보(사진 오른쪽)와 정동영 새정치민주연합 공동선대위원장이 춘천시청 민방위교육장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투표를 하고 있다.
 지난 5월 30일, 변지량 춘천시장 단일 후보(사진 오른쪽)와 정동영 새정치민주연합 공동선대위원장이 춘천시청 민방위교육장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투표를 하고 있다.
ⓒ 이종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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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원도 18개 시·군 중에서 춘천시는 그동안 무상급식을 실시하는 데 가장 소극적이었다. 2012년 다른 시군들이 모두 무상급식에 참여했을 때도, 춘천시 홀로 무상급식을 거부해 지역이 시끄러웠던 적도 있다. 시장으로 당선된다면, 앞으로 이 사안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지금 우리 사회는 의무교육 개념이 정착되어 있다. 그런 의미로 저는 무상급식이란 말보다 의무급식으로 발표하겠다. 초등학생과 중학생은 물론 고등학생까지 확대 지원해야 한다는 개념으로 정책을 연구하고 준비했다. 미래인재 교육 지원은 지금을 사는 우리 세대가 책임져야 할 가장 큰 덕목이다. 그런 의미로 의무급식이 타당하다. 학생들이 의무적으로 학교에서 공부하는 동안은 당연히 식사를 제공해야 하는 것이 마땅한 논리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관점을 찾아내지 못한 전직 시장의 관료주의 리더십이 큰 문제점이었다. 저는 시민운동가 출신이다. 사람 존중이 제 가슴에 새겨진 이름표이다. 제가 정치를 하는 가장 큰 명분이기도 하다. 제가 시장에 당선된다면 모든 정책 결정에는 사람 존중이 근본이 될 것이다."

- 춘천은 강원도의 수부도시라는 말들을 많이 한다. 하지만 현재 시점에서 춘천이 과연 강원도를 대표할 만한 도시인지는 의문이다. 수부도시로서의 상징성을 되찾아올 필요가 있다. 이와 관련해서는 또 어떤 노력을 기울일 것인지 알고 싶다.
"수부도시로서 춘천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특히 수도권 위성도시 기능을 해야 할 지금 그 중요성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 또한 수부도시 기능을 완성하여 미래 세대에게 물려줘야 할 책임도 지금 우리에게 있다. 그런데 지난 20여 년 동안 민선 시장이 취임하면서 능동적인 대처를 하지 못한 부분이 많아 수부도시 기능을 잃어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제 다시 수부도시의 위상을 회복해야 할 시점에 서 있다. 춘천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강원도를 상징하는 문화 예술 관광 컨텐츠를 개발하고, 인프라 구축을 21세기형으로 혁신해야 한다. 지방자치 시대로 전환돼, 20년이 지났다. 자치시대는 경쟁시대이기도 하다. 능동적인 리더십이 필요한 시대이며, 창의성이 요구되는 시대가 자치시대라고 생각한다. 제가 춘천시장에 당선되면 춘천시 1400여 명의 유능한 공무원과 함께 능동적인 행정을 펼치겠다. 책임을 묻는 시장이 아니라, 책임을 지는 시장이 되겠다."

- 마지막으로, 새로운 시정, 새로운 시장을 원하는 춘천 시민들에게 한 말씀 해 달라.
"창의적인 춘천시민의 능력을 시정에 가장 우선하여 반영하겠다. 제가 당선 되면 임기 동안 시민 칭찬릴레이 운동을 전개하여, 우리 춘천시민 한 분, 한 분의 말씀을 경청하겠다. 좋은 칭찬을 발굴한 시민과 칭찬 대상자에게 포상을 하는 제도를 만들겠다. 칭찬을 통하여 우리 모두가 갖고 있는 긍정의 힘을 하나로 모을 수 있도록 최선의 행정 서비스를 제공하겠다. 저, 변지량은 시민의 창의성을 존중하는 21세기형 소통의 정치를 하겠다."


태그:#변지량, #최동용, #이재수, #춘천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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