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낮 점심때 나라현 호류지 절 앞에 있는 태자당 식당을 찾았습니다. 이곳에서는 매화나무 열매인 매실 장아찌를 넣어서 만든 분홍 국수가 있었습니다. 벚꽃이 피는 봄철 벚꽃 아래에서 벚꽃 색깔을 띤 분홍 국수를 먹는 것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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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홍 국수는 매실 장아찌를 만들면서 나온 자주색 시소 차즈기 잎 국물로 만들었습니다. 역시 분홍 국수에는 매실도 들어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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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홍국수는 매실 장아찌가 들어있고 핑크빛이 났습니다. 분홍국수를 먹으면서 맛을 음미해 보았습니다. 색깔은 매실 장아찌이지만 맛은 시소 차즈기(紫蘇、학명:Perilla frutescens var. crispa) 맛이었습니다. 일본사람들은 이른 여름 풋 매실로 매실 장아찌를 만듭니다. 이 때 매실을 소금과 자주색 시소 차즈기 잎과 같이 넣어서 만듭니다.
자주색 시소 차즈기 잎을 그냥 넣지 않고, 일단 시소 차즈기 잎을 소금에 절여서 순을 부드럽게 만든 다음 매실과 소금을 섞어서 만듭니다. 매실 장아찌를 만들 때는 장마철과 겹치기 때문에 곰팡이가 나기 쉽습니다. 곰팡이를 막기 위해서 매실 장아찌에서 나오는 소금 국물을 자주 끓여서 매실에 부어가면서 만듭니다.
매실 장아찌가 다 만들어지면 이제 햇볕에 널어서 말립니다. 그리고 차즈기 잎과 남은 자주색 소금물에 생강을 담궈서 생강 장아찌를 만들기도 합니다. 나라 태자당 식당의 분홍 국수는 이 자주색 시소 차즈기 잎 국물로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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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나무 잎과 감잎 초밥입니다. 감잎 장아찌로 싼 밥 위는 삭힌 고등어가 놓여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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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홍 국수와 더불어 이곳 나라현에서는 감잎 고등어 초밥이 유명합니다. 감잎을 소금에 절여서 장아찌로 만들어 보관해 두었다가 고등어 초밥을 만듭니다. 고등어는 날 고등어가 아니고 약간 삭혀서 맛이 부드럽습니다. 감잎의 진하고 무거운 맛이 고등어 초밥에 배어서 깊은 맛이 납니다.
오래 전부터 나라현 지역은 날씨가 따뜻하고, 바람이 적어서 감나무를 많이 키워왔습니다. 감을 따서 수확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크고 질 좋은 감나무 잎을 활용하여 초밥을 만들어 왔습니다.
사람이 살기 위해서 한끼를 먹는 것은 정해진 이치입니다. 마침 나라를 찾아서 나라에서 오래전부터 전해오는 감나무잎 초밥이나 분홍 국수를 맛보는 호사를 누려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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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 사진은 분홍색 원료인 자주색 시소 차즈기 잎입니다. 오른쪽 사진은 유부 국수입니다. 유부국수는 기스네 우동이라고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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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류지(法隆寺) 태자당(太子堂) 식당, 나라현 이코마군(生駒郡) 이카루가초(斑鳩町斑鳩), 0745.75-2623, http://taishido.info/osyokuji, 2017.4.26
덧붙이는 글 | 박현국 기자는 일본 류코쿠(Ryukoku, 龍谷)대학 국제학부에서 일본 학생들에게 우리말을 가르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