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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기록원 원장에 이소연 덕성여대 교수(한국기록학회 회장)가 27일 임명됐다.

민간 전문가가 국가기록원 수장에 자리하기는 처음이다. 2004년 5월 정부기록소에서 개편된 뒤 줄곧 행정안전부 고위 공무원이 기관장 자리에 앉았지만, 중립성과 전문성 등에 대한 문제 제기가 이어지면서 지난 7월 인사혁신처가 개방형 직위로 첫 공개모집 계획을 공고했었다. 임기는 3년이다.

이소연 신임 원장은 이화여대에서 학사와 석사 과정을 마치고 미국 텍사스대 오스틴 캠퍼스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2007년부터 덕성여대 문헌정보학과 교수로 후학을 양성해왔다. 2005년부터 2014년까지는 한국기록학회 이사로, 2016년부터는 기록학회 회장도 맡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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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연 신임 원장의 '사이다' 발언 모음

이소연 신임 국가기록원 원장
 이소연 신임 국가기록원 원장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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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교수는 특히 기록과 관련해 평소 자신의 소신을 분명하게 드러냈던 인사다. 지난 7월 자유한국당이 캐비닛 문건을 공개한 청와대 관계자들을 검찰에 고발하자 "박 전 대통령 기록을 유출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은폐를 목적으로 한 것이라고 밖에는 생각할 수 없다"라고 했던 사례가 대표적.

"대체로 대통령 기록으로 전쟁을 벌였던 자들은 대체로 대통령 기록물 관리법의 적이었던 자들이에요. 항상 법을 무력화시키는 그런 행위를 일삼다가 정치적 목적으로, 진실을 은폐하는, 부실행위를 감추려는 목적으로 법을 사용하는 것에 분노하고 있습니다, 사실."

그밖에 국가기록원장으로서 향후 행보를 가늠하는데 도움이 될 만한 '사이다 발언' 몇 가지가 더 있다.

"이명박 정권이 가장 나쁜 건, 성실하게 기록을 남기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는 걸 보여준 것입니다."

지난 8월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2008년 7월 국가기록원이 대통령 기록물을 무단으로 외부에 빼돌린 혐의로 노무현 전 대통령 비서관과 행정관 등을 검찰에 고발한 사건을 이야기하면서다. 당시 그는 "그때 참 청와대가 나빴다. 정치적 공방도 아니었다"라며 "그냥, 무자비하게, 국가기록원 사람들 손을 빌어 고발했다"라고 비판했다. 국가기록원의 독립성과 전문성 그리고 중립성을 강조하며 나온 말이다.

"국가기록원은 그동안 국민의 알 권리에 도움을..."

이소연 신임 국가기록원 원장
 이소연 신임 국가기록원 원장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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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기계적 중립을 뜻하진 않는다. 그는 "중립성을 이 정파와 저 정파 사이의 중간이라고 해석하면 절대 안 된다"라면서 "기록관리를 잘 해보려는 정파가 있을 수 있고, 기록 따위라며 귀찮게 여기고 무력화시키려는 정파가 있는데, 중간에 서 있어야 하냐"라고 인터뷰에서 되묻기도 했었다. 그는 청와대가 정보공개 외부 심의위원 명단을 공개한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이런 말도 했었다.

"또 하나 신경 써야 할 부분이 있어요. 정치적 공방 사이에서 어떤 제도 자체가, 또는 제도 취지 자체가 왜곡되는 걸 막아야 해요. 지난 9년 간의 교훈이죠, 순진하면 안 됩니다."

그리고 이소연 신임 원장은 국가기록원의 신뢰 회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었다. 다음 이어지는 그의 말이 최근 통과된 사회적 참사 특별법을 통해 어떻게 나타날지도 주목된다.

"어떤 사건이 생기면 그 기록이 굉장히 중요해집니다. 국가기록원은 그러니까 우리 사회에서 스스로 신뢰를 높일 수 있는 기회가 그동안 너무 너무 많았는데, 사실 안 한 거죠. 국익과 국민의 알 권리에 도움이 되는 유의미한 행동을 거의 안 했어요."

사회적 참사 특별법(사회적 참사의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은 국가기록원으로 하여금 박근혜 정부 때 활동한 1기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의 조사 자료, 조사 결과 및 증거물 등 일체를 2기 세월호 특조위에 이관하도록 하고 있다.


태그:#이소연, #국가기록원, #덕성여대, #사회적 참사 특별법, #세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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