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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폐기물 문제는 비단 용인시 등 인구가 집중되고 있는 수도권 지자체만의 고민은 아니다. 충북의 대표 도시 청주시도 폐기물에 대한 고민이 적지 않다. 특히 청주시는 폐기물 관련 문제가 중첩돼 있다. 하나는 생활폐기물 발생량이 인구가 비슷한 규모의 다른 도시보다 상대적으로 많은데 반해, 재활용률은 쓰레기 배출량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청주새활용시민센터 염우 관장은 "생활쓰레기 발생량은 청주시가 인구 규모가 비슷한 도시보다 30% 정도 더 많다. 통계상 오류인지, 실제 생활쓰레기 배출량이 많은 건지, 수거체계의 문제인지 명확하지 않지만 생활쓰레기 발생량이 많다"고 말했다.
 
청주새활용시민센터 2층에 마련된 새활용전시센터홍보체험관. 다양한 새활용 제품이 전시돼 있다.
 청주새활용시민센터 2층에 마련된 새활용전시센터홍보체험관. 다양한 새활용 제품이 전시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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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하나는 민간 폐기물 업체의 집중과 불법 소각 등의 문제다. 이는 민간 업체와 주민 간 갈등을 야기하고 있고, 시민 건강권을 챙겨야 할 청주시와 민간 폐기물 처리업체의 갈등으로 번졌다.

수도권 대기오염이 심각해지자 수도권 내 소각시설 설치 규제를 피해 경기도와 이웃한 충청도로 민간 폐기물 처리업체가 몰려 들었다. 염우 관장에 따르면 청주시 부기면의 경우 전국 폐기물 소각 허가량의 18%가 집중돼 있다. 소각시설 증가가 지역 현안으로 떠오른 것이다. 청주시는 민간 폐기물 처리업체의 소각량을 제한하고 있다.

하지만 생활폐기물이 지속적으로 늘면서 청주시가 자체 처리할 수 있는 양을 초과해 민간업체에 연간 수십억원을 주고 쓰레기를 처리할 수밖에 없는 악순환이 몇 년째 이어지고 있다.

자원순환 종합시설이자 중심기구, 청주새활용시민센터
 
청주새활용시민센터 전경
 청주새활용시민센터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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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문제에 대한 고민 속에서 만들어진 게 청주새활용시민센터다. 청주시는 현안으로 대두된 쓰레기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필요성을 절감했고, 시민들도 쓰레기 문제를 중요하게 느끼고 있었던 것이다. 민선 7기 한범덕 청주시장이 2019년 11월 청주새활용시민센터를 개관하면서 '쓰레기 제로 도시'를 선언한 것도 중첩돼 있는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선 지속가능한 녹색도시가 쉽지 않다고 판단에 따른 것이다.

청주새활용시민센터 개관은 청주시 환경 정책의 변화를 의미한다. 넓게는 한계에 직면한 개발성장주의가 아닌 공유경제와 사회적경제 등 환경적·사회적 가치를 함께 고려하는 자원순환형 경제 구조로의 전환에 대한 의지의 표현이다. 지역적으로는 순환경제로의 전환과 지속가능한 녹색도시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자원순환을 우선 과제로 인식하고 있다. 청주새활용시민센터가 자원 재생과 공유를 위한 종합 시설이자, 자원순환을 위한 시민문화 확산의 중심기관임을 자임하는 이유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센터 2층에는 새활용전시홍보체험관 등 환경교육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꾸며져 있다.
 센터 2층에는 새활용전시홍보체험관 등 환경교육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꾸며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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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생과 공유로 다채로운 세상, 자원순환 플랫폼'이라는 비전과 4대 범주별 목표에서 잘 나타나고 있다.

내용적으로는 다양한 체험·교육·전시·홍보 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자원순환 시민문화 확산과 정책 발굴 역할을 하는 허브기관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입주 공방 및 기관과의 협업, 시민들과 함께 하고 있는 '쓰레기 줄이기 100일간의 실험'과 '실천'이 이를 말해준다.

재활용 물품 수리, 전시 및 체험, 판매 교환의 종합적 지원 공간이기도 하다. 지하 1층은 재활용센터가 자리하고 있고, 지상 1층에는 재활용 폐기물을 수리·수선해 다시 사용할 수 있는 제품으로 탈바꿈한 자원순환 전시 판매장이 들어서 있다. 새활용전시홍보체험관과 순환쉼터·놀이터, 새활용 공예 제품을 배우고 체험할 수 있는 교육공간도 갖추고 있다.
 
청주새활용시민센터에 입주해 있는 공방 '오름'의 새활용 가죽 제품.
 청주새활용시민센터에 입주해 있는 공방 '오름'의 새활용 가죽 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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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순환을 위한 참여와 협력 플랫폼으로서 시민 생활과 문화는 물론 재활용·새활용 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는 지원도 하고 있다. 폐목재를 활용해 리사이클(재활용)·업사이클(새활용) 제품을 만들고 있는 '젊은목수'나 자투리 천이나 가죽 등으로 새활용 가방이나 지갑 등을 만들고 있는 공방 '오름'과 같은 입주 공방이 대표적인 사례다.

염우 관장은 "7개 공방과 단체는 지금은 기업이라 할 수준은 안되지만 시민 대상 체험이나 교육 등을 통해 새활용 문화를 확산하는데 기여하고 있다"며 "자기 영역에서 새활용 제품을 생산, 판매해 소득으로 이어져 사회적 역할을 할 수 있는 씨앗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직 초기 단계지만 공예도시 청주에서 공예를 특화로 한 새활용 산업이 형성될 수 있도록 인큐베이팅 역할을 하고 있는 게 청주새활용시민센터다.

자원순환 패러다임 전환할 새활용 정책 필요
 
청주새활용시민센터에 입주해 있는 '젊은목수'에서 만든 폐목재를 활용한 새활용 제품.
 청주새활용시민센터에 입주해 있는 '젊은목수'에서 만든 폐목재를 활용한 새활용 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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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나 경기도 등 광역자치단체를 제외하고 기초자치단체 중 업사이클 관련 시설을 건립해 운영하고 있는 곳은 충북 청주, 경기 광명, 인천 미추홀구, 전북 전주 등 4곳에 불과하다. 새활용 관련 조례가 가장 먼저 제정된 도시가 청주시이기도 하다. 염우 관장은 "2018년 중국이 재활용 쓰레기 수입을 중단했는데, 공교롭게 센터가 개관한 2019년은 중국 판로가 막혀 국내에서 재활용 쓰레기를 처리해야 하는 시점이면서 국가 차원에서 자원순환기본계획을 수립한 해였다"며 "자원순환을 위한 시민교육과 홍보 전시 등 복합시설이 처음 만들어졌다는 상징성이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청주시가 새활용을 강조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염우 관장은 "자원순환은 이제, 반드시 해야 하는 것이다. 순환경제활동을 위해서는 생산과정뿐 아니라 소비생활도 바뀌어야 한다. 재활용은 기존 제품보다 가치가 떨어질 수밖에 없지만, 새활용은 가치를 상승시키는 것으로 일상 생활에서 경제구조가 바뀔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새활용을 자원순환의 한 영역으로 보기보다 자원순환 개념과 패러다임을 한 단계 발전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원을 재활용하는 자원순환의 전면적인 변화 필요성에서 나타났다는 것이다.

그간 폐기물은 안정적인 처리와 관리, 재활용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그러나 2010년 이후 자원을 순환해야 한다는 폐기물 관리정책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자원순환은 폐기물 관리라는 소극적 개념을 넘어 기존 선형적 경제구조를 순환적 경제구조로 바꾸는 과정이라는 점에서 기존 개념과 다르다. 생활양식을 바꾸는 새로운 방식의 사회구조로 확대된 것이다.

"자원 순환의 가치를 상승시키는 방향으로 가야 보편화할 수 있다. 재생원료라 하더라도 제품의 질이 높아져야 사회적 인식이 바뀌고, 같은 제품이라 하더라도 비용을 더 지불할 의사가 생기게 된다." 새활용은 가치 소비를 하려는 소비자들의 변화와 무관하지 않다.

<인터뷰>청주새활용시민센터 염우 관장
"쓰레기 줄이기 실험 성과, 자원순환이 도시경쟁력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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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주시가 자원순환 정책을 강조하는 이유는?

"기후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탄소중립 선언이 나온 건데,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서는 에너지를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것, 자원을 쓰고 버리는 구조가 아니라 끊임없이 순환하는 자원순환으로 체계를 바꾸는 것이다. 자원이 순환하는 경제구조를 순환경제라고 하는데, 지금 경제구조는 순환경제구조로의 전환을 앞두고 있는 과도기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청주시는 자원순환이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여기에 청주시의 생활쓰레기 문제와 폐기물 소각시설을 둘러싼 갈등 등이 복합적으로 엮이면서 자원순환을 통한 지속가능한 도시로 전환하는 것이 청주시의 중요 과제로 떠올랐다."

- 일반 시민들 입장에서 순환경제는 어떤 의미인가?

"쓰레기는 늘고 있는데, 코로나19 상황이라 해도 과연 쓰레기 배출을 많이 해도 되는 건가라는 문제의식이 싹트고 있다. 공익의 관점을 떠나서 쌓아두거나 버려지는 물품이 많은데, 이게 가정경제와 연관돼 있다는 것이다. 에너지는 줄여 쓸 수는 있어도 근본적으로 전기 에너지원 자체를 바꾸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러나 자원문제에 있어서는 줄이는 것뿐만 아니라 모든 것을 할 수 있다. 구매, 활용, 폐기과정 그리고 폐기 전 누군가가 다시 쓰게 하는 전 과정은 누구나 손쉽게 환경을 고려하면서 가정경제에 보탬이 될 수 있다. 민감하게 느끼고 실천할 수 있는 영역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쓰레기 줄이기, 자원순환 문제가 아닌가 한다."

- 쓰레기 줄이기 100일간의 실험과 실천도 같은 맥락인가.

"시와 센터는 쓰레기 없는 도시, 자원순환도시를 만들어야 한다는 큰 원칙과 방향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었다. 쓰레기 줄이는 문제는 시민들의 참여 없이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시민들이 나서 촉구해야 법 제도도 강화될 수 있고, 생산과 유통과정을 바꿀 수 있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진행한 쓰레기 줄이기 100일간의 실험은 가정에서 생활실험을 통해 쓰레기를 어느 정도 줄일 수 있는지, 어떤 방법을 할 때 쓰레기를 많이 줄이고 자원순환을 활성화 할 수 있는지 체험해보고 확산하는 차원에서 시행했다. 그 결과 21.5%를 줄였다. 두 가지 의미가 있다. 하나는 청주시 전체로 확대하면 엄청난 쓰레기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약간의 경비와 행정적 노력이면 가능하다. 또 행정적으로 제도를 강화하거나 생산 유통과정에서 친환경적인 방법을 사용하면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킬 수 있겠다는 판단이다. 실험 참여 시민들의 경험은 쓰레기 줄이기 100일간의 실천으로 이어졌다."

- 기초지자체가 새활용 정책으로 방향을 전환할 것으로 보나.

"그렇다. 자원순환 정책이 강화될 것이다. 소각이나 매립이 어려워지고 있다. 매립율은 줄었지만 소각률은 줄지 않고 오히려 늘고 있다. 이젠 소각률을 줄여야 하는 여건이 형성되고 있다. 폐기물 처리비용을 낮춰야 하는 현실적인 어려움 때문에 자원순환이 활성화될 것이다. 지역 순환경제 활성화 측면에서도 이젠 자원 순환구조로 변하지 않으면 안 된다. 지속가능한 도시, 도시경쟁력을 위해서라도 자원순환은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을 것이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용인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태그:#청주시, #새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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