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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로인 숨비 공원.... 멀리 수평선이 바다와 하늘의 경계를 이루는 듯 하다.
 산책로인 숨비 공원.... 멀리 수평선이 바다와 하늘의 경계를 이루는 듯 하다.
ⓒ 문운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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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문 관광단지는 한국관광공사가 서귀포시 대포동, 색달동, 중문동 일원(356만㎡)에 걸쳐 조성한 관광단지다. 제주도가 관광지로 탈바꿈할 수 있는 전진기지였다. 호텔, 박물관, 식물원, 주상절리, 색달해변 등 관광지가 있다.

올레길 8코스, 색달해변 오른쪽 길로 향했다. 경사가 심하여 오르기가 쉽지 않다. 색달해수욕장과 공원을 오갈 수 있도록 낭떠러지에 설치한 나무 데크 계단이다. 금방이라도 내려앉을 것 같아 위험해 보이지만 스릴이 넘친다. 어디서 떠들썩한 소리가 들린다. 바다와 모래사장, 야자수를 배경으로 영상을 촬영 중인 젊은이들이다. 비키니를 입은 모델 아가씨가 여러 가지 포즈를 취한다. 

제주 서쪽인 애월, 한림, 서귀포 여행할 때는 들르곤 했다. 호텔 10여 개가 밀집되어 있는 곳이다. 굳이 호텔에 숙박하지 않더라도 탐방할 수 있다. L호텔에서 S호텔로 이어지는 산책코스는 색달 해변을 내려다볼 수 있어 색다른 운치를 맛볼 수 있다.
    
l호텔 전경, 중문관광 단지 곳곳에 야자수가 심어져 있다. 호수, 호텔, 풍차 등이 조화를 이룬다.
 l호텔 전경, 중문관광 단지 곳곳에 야자수가 심어져 있다. 호수, 호텔, 풍차 등이 조화를 이룬다.
ⓒ 문운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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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호텔 야외 공원에 설치한 풍차. 조형물이지만 제주의 상징이다.
 l호텔 야외 공원에 설치한 풍차. 조형물이지만 제주의 상징이다.
ⓒ 문운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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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정원을 감싸고 조성된 인공 호수(연못)와 함께 대형 풍차가 볼거리다. 풍차는 바람의 힘으로 날개를 돌려 전기를 생산하는 장치다. 조형물에 불과하지만 제주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수학여행이나 신혼여행 시 인증 사진을 찍던 곳이다. 호수와 풍차, 야자수, 한 쌍의 돌하르방은 여행객들의 포토존으로 인기가 있다.

사람(방문객)들이 보이지 않는다. 너무 이른 탓일까. 아니면 돈(?) 받을까 봐 지레 겁 먹은 탓일까. 덕분에 실컷 구경하고 사진도 찍을 수 있었다. 벤치에 앉아 잠시 숨을 돌린 뒤 숨비 공원으로 향했다. 숨비는 해녀들이 물질할 때 바닷속으로 잠수하다는 의미다.

숨겨진 비경이다. 약간 경사진 산책로는 현무암 바닥이라 걷기에 편하다. 길 주변에는 잔디를 잘 가꾸어 놓았다. 낭떠러지 황무지에 돌을 걷어내고 공원을 조성하다니... 비록 자본의 힘이라고는 하지만 놀라울 뿐이다.

잘 다듬어진 잔디는 나의 로망이기도 했다. 은퇴 후 고향에 돌아가 작은 전원주택을 짓고 마당에는 잔디를 가꾸며 꽃을 키운다는 생각을 했다. 파란 잔디를 보면 아직 이루지 못한 그 꿈이 어른거린다.
 
중문 관광단지에는 여기저기 야자수를 심어 이국적인 느낌이 든다
 중문 관광단지에는 여기저기 야자수를 심어 이국적인 느낌이 든다
ⓒ 문운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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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색달 해수욕장과 수평선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색달 해수욕장과 수평선
ⓒ 문운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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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덕을 오르니 바다 전망대다. 멀리 수평선이 길게 펼쳐진다. 하늘과 바다가 맞닿아 대칭을 이룬다. 희미하게 보이는 유람선, 서퍼들은 파도에 몸을 세운다. 바닷바람이 시원하다. 혼자서 하는 트레킹, 자유와 여유를 느낀다.

숨비낭 산책로에는 자귀나무, 소나무, 야자수 등이 있는가 하면 산수국, 복수초, 매발톱꽃, 도깨비고비가 눈에 띈다. 계절 따라 자생식물을 식재한다고 한다. 커다란 용설란이 꽃대를 길게 세우고 꽃을 피웠다. 연못에는 큼직한 금붕어가 이리저리 여유롭게 헤엄친다.
 
김영삼,클린턴 대통령이 기자회담하던 장소
▲ 한,미 정상 기자회견장 김영삼,클린턴 대통령이 기자회담하던 장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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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스러운 듯 하면서도 제주다움이 곳곳에 배어 있다. 아름드리 후박나무가 조각처럼 이리저리 휘어져 관능적이다. 역사적인 장소도 눈에 띈다. 김영삼 대통령과 미국의 클린턴 전 대통령이 기자회견한 장소다. 당시 남북관계가 최악으로 달릴 때다.

해변 쪽으로 향했다. 바다를 향해 벤치 하나가 놓여 있다. 영화 <쉬리>에 나오는 '쉬리벤치'다. 잠깐 숨도 돌릴 겸 의자에 앉아 눈을 지그시 감는다. 여유가 느껴진다. 그래, 천천히 쉬어 가자.

태그:#제주도, #올레길8코스, #중문관광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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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보며 삶의 의욕을 찾습니다. 산과 환경에 대하여도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미래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고 싶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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