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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의 귀를 닮은 마이산 모습으로 CNN에서도 보도했다
 말의 귀를 닮은 마이산 모습으로 CNN에서도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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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의 귀를 닮은 마이산은 전주에서 동쪽으로 약 32㎞, 진안읍에서 서남쪽으로 약 3㎞지점, 금남호남정맥 경계에서 진안고원의 중심에 있다. 역암으로 이루어진 687.4m의 암마이봉과 681.1m의 수마이봉으로 이루어져 있다.

진안 읍내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마이산은 봄에는 돛대봉, 여름에는 용각봉, 가을에는 마이봉, 겨울에는 문필봉으로 불리기도 한다. 멀리서도 보이는 말의 귀 모습의 바위산이 독특하기고 하지만 바위산 군데군데 벌집처럼 패인 타포니가 유명한 산이다. 타포니는 암석의 측면에 벌집처럼 집단적으로 파인 구멍들을 가리키는 말이다.

마이산 탑사... 폭풍우에도 무너지지 않는 80여개 돌탑이 장관

암마이봉 남쪽 기슭에 있는 마이산 탑사는 이갑용 처사가 쌓은 80여개의 돌탑으로 유명하다. 돌탑들의 형태는 일자형과 원뿔형이 대부분이고 크기는 다양하다. 이 돌탑들은 1800년대 후반 이갑용 처사가 혼자 쌓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암마이봉 남쪽 기슭에 세워진 탑사 주변 석탑들은 폭풍이 몰아치면 흔들리지만 무너지지 않는다고 한다.
 암마이봉 남쪽 기슭에 세워진 탑사 주변 석탑들은 폭풍이 몰아치면 흔들리지만 무너지지 않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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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객들이 탑사에 함부로 돌을 얹으면 무너진다며 돌을 얹지말라는 경구가 기와에 적혀 있다
 관광객들이 탑사에 함부로 돌을 얹으면 무너진다며 돌을 얹지말라는 경구가 기와에 적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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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산 석탑은 섬세하게 가공된 돌들로 쌓은 신라왕조의 탑과는 달리 가공되지 않은 천연석을 그대로 이용했다. '막돌허튼식'이라는 조형 양식으로 음양의 이치와 팔진도법이 적용된 탑들은 탁월한 솜씨를 보여준다.

이 탑들은 아무리 거센 강풍이 불어도 절대 무너지지 않는다고 한다. 돌탑 중 가장 유명한 천지탑은 어른 키의 약 3배 정도 높이다. 미국 CNN에서는 마이산 탑사를 '한국의 가장 아름다운 사찰 33곳'에 포함했다.

겨울이면 마이산 은수사와 탑사 주변에서는 신비한 현상을 볼 수 있다. 물을 떠 놓으면 거꾸로 자라는 신비의 역고드름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역고드름은 영하 10도 안팎의 기온과 기압의 영향을 받아 만들어지는 것으로 추정된다.

필자를 섬진강 발원지인 데미샘까지 안내한 임실군문화관광해설사 강명자씨와 함께 마이산 일대를 안내한 진안군문화관광해설사 김동철씨에게 "일년에 마이산을 방문하는 관광객이 얼마나 되며 진안의 특산품은 무엇입니까?"라고 묻자 답변이 돌아왔다.
  
필자에게 섬진강 발원지 데미샘을 안내한 임실군문화관광해설사 강명자(오른쪽)씨와 마이산을 안내한 진안군문화관광해설사 김동철씨 모습
 필자에게 섬진강 발원지 데미샘을 안내한 임실군문화관광해설사 강명자(오른쪽)씨와 마이산을 안내한 진안군문화관광해설사 김동철씨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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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산을 방문하는 관광객은 연간 약 150만명 정도지만 잠깐 구경하고 돌아가는 관광이라 진안군에 큰 도움은 안 되고 있습니다. 지리산 주변에 있는 구례처럼 관광객들이 묵고 가는 체류형 관광이어야 소득이 납니다. 진안 농가 40%가 인삼 농가입니다. 기호품 선호도가 변하고 있어요. 인삼은 몸에 좋은 약인 줄 알지만 어린이들의 입에 쓰게 느껴져 옛날처럼 찾지는 않아요. 반면에 임실 치즈는 어린이들이 좋아해서 임실이 더 나은 것 같아요."

'이산묘'에는 훌륭한 위인들의 친필과 위패가 모셔져 있어

마이산 주차장 입구에 있는 용바위에는 '용암'이란 제명 아래에 구한말 항일지사인 송병선과 그 문인들의 이름과 경자(庚子, 1908) 8월이란 글이 새겨져 있다. 1907년 이석용 의병장이 이 바위 위에 '호남의병창의동맹단'이란 단을 쌓고 고천제를 지내고 항일 의병을 결성하였다.
  
마이산 주차장 인근에 있는 '이산묘' 모습. 위인들의 친필 휘호와 비석, 편액, 암각서 등이 있다.
 마이산 주차장 인근에 있는 '이산묘' 모습. 위인들의 친필 휘호와 비석, 편액, 암각서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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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산 주차장 인근에 있는 '용암'으로 구 한말 항일지사인 송병선과 문인들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이석용 의병장이 '호남의병창의동맹단'이라는 단을 쌓고  항일 의병을 결성한 곳이기도 하다
 '마이산 주차장 인근에 있는 '용암'으로 구 한말 항일지사인 송병선과 문인들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이석용 의병장이 '호남의병창의동맹단'이라는 단을 쌓고 항일 의병을 결성한 곳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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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암'과 이웃해있는 '이산묘'에는 단군, 조선 태조, 세종, 고종을 모신 회덕전과 조선시대 명현 41위를 모신 영모사, 을사늑약 이후 순국선열 34위를 모신 영광사가 있다. 또한 이승만 초대 대통령과 이시영 부통령, 김구, 신익희 선생 등의 친필 휘호를 새긴 비석과 편액, 암각서 등이 있다.
 
이팝나무 전설이 서린 마령초등학교


마이산을 뒤로 하고 강명자씨와 함께 임실로 돌아오는 길가 마령초등학교 교정에는 수령이 250년이 넘는 이팝나무 세 그루가 자라고 있었다. 강명자씨가 마을 노인한테 들었던 이야기를 전해줬다.

"우리 어렸을 적에는 먹을 게 없거나 의료시설이 부족해 아이들이 많이 죽었잖아요. 죽은 아이를 작은 항아리에 넣어 묻은 걸 '아장'이라고 그랬죠. 학교 인근에 죽은 어린아이 들을 묻은 아장이 있었대요. 우연인지는 몰라도 아장이 있던 자리에 이팝나무가 자라나 아이들에게 급식과 공부를 시켜주고 있어 흥미로워요."
    
마령초등학교 교정에 있는 이팝나무 모습. 천연기념물 제214호인 진안 평지리 이팝나무군은 수령 250년이 넘는다.
 마령초등학교 교정에 있는 이팝나무 모습. 천연기념물 제214호인 진안 평지리 이팝나무군은 수령 250년이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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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팝나무는 5월 중순에 파란 잎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새하얀 꽃을 가지마다 소복소복 뒤집어쓰는 보기 드문 나무다. 가느다랗게 넷으로 갈라지는 꽃잎 하나하나는 마치 뜸이 잘든 밥알같이 생겼고, 이들이 모여서 이루는 꽃 모양은 멀리서 보면 쌀밥을 수북이 담아 놓은 흰 사기 밥그릇을 연상케 한다.

꽃이 필 무렵은 아직 보리는 피지 않고 지난해의 양식은 거의 떨어져 버린 '보릿고개'이다. 주린 배를 잡고 농사일을 하면서도 풍요로운 가을을 손꼽아 기다릴 때다. 이팝나무 꽃은 헛것으로라도 쌀밥으로 보일 정도로 너무 닮아 있다.

쌀밥에 고깃국을 먹고 비단옷을 입으며 고래 등 같은 기와집에 사는 것이 소원이던 시절이 그리 오래지 않았다. 이밥은 '이(李)씨의 밥'이란 의미로 조선왕조 시대에는 벼슬을 해야 비로소 이씨인 임금이 내리는 흰쌀밥을 먹을 수 있다 하여 쌀밥을 '이밥'이라 했다. 이팝나무는 이밥나무에서 유래된 이름으로 생각된다.
  
재래식 방식으로 떡을 만드는 모습
 재래식 방식으로 떡을 만드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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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의 어린 시절에 태어난 어린이들은 이름을 '개똥이' '돼지' 등 천한 이름으로 지었다. 귀한 이름으로 지으면 귀신이 잡아간다는 속설이 있었기 때문이다. 태어나서 100일 지나서야 부모가 호적에 이름을 올리는 건 그만큼 영아사망율이 높았기 때문이다. 때문에 초등학교 친구 중에는 두 세 살 위 친구도 있었다. 이팝나무에 얽힌 전설을 들으며 어릴적 초등학교 동창생들이 생각났다.

덧붙이는 글 | 여수넷통뉴스에도 송고합니다


태그:#마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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