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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남 광주지방검찰청 차장검사와 수사 검사들이 1994년 발생한 일명 '강남 뉴월드호텔 조폭 살인사건'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이영남 광주지방검찰청 차장검사와 수사 검사들이 1994년 발생한 일명 '강남 뉴월드호텔 조폭 살인사건'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 안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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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낮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조직폭력배 간 보복살인을 저지른 일명 '강남 뉴월드호텔 조폭 살인사건'의 주범이 도피생활 28년 만에 붙잡혀 처벌을 받게 됐다.

검찰은 재수사 착수 소식을 접하고 잠적한 또 다른 공범의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공개수배했다.

1994년 발생한 '뉴월드호텔 살인사건'은 두목이 살해당해 보복을 벼르던 폭력조직 '영산파' 조직원 12명이 결혼식에 참석한 '신양파' 조직원들에게 흉기를 휘둘러 4명의 사상자를 낸 사건이다.

당시 검경의 대대적인 수사로 범행에 가담한 영산파 조직원 10명이 붙잡혀 징역 5년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지만, 가담자 2명은 28년 6개월 동안 도피행각을 이어갔다.

광주지방검찰청 반부패강력수사부는 26일 살인과 살인미수 혐의로 구속기소해 재판에 넘긴 영산파 행동대원 서모(55)씨를 밀항단속법 위반 혐의로 추가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범행에 가담한 영산파 행동대장 정동섭(55)의 실명과 사진이 담긴 수배전단을 배포해 공개수사로 전환했다.
 
1994년 발생한 '강남 뉴월드호텔 조폭 살인사건’ 당시 현장. 우측은 당시 사용된 흉기.
 1994년 발생한 '강남 뉴월드호텔 조폭 살인사건’ 당시 현장. 우측은 당시 사용된 흉기.
ⓒ 광주지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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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씨는 1994년 12월 4일 오후 서울 강남구 뉴월드호텔 앞에서 영산파의 전신인 '대홍동파' 두목을 살해한 신양파의 조직원 2명을 흉기로 살해하고, 2명을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로 구속돼 지난 19일 첫 공판을 받았다.

서씨는 2003년 가을 전북 군산에서 중국으로 밀항해 도피행각을 이어가던 중 지난해 3월 돌연 주중 한국 영사관을 찾아가 밀항 사실을 실토하며 자수했다.

신병을 넘겨받은 해경은 공소시효(15년) 이후인 2016년 중국으로 밀항했다고 주장하는 서씨의 거짓 진술을 반박할 증거나 증인을 찾지 못해 밀항단속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송치했다.

검찰은 범죄자가 해외 도피 시 공소시효가 중단됨을 아는 서씨가 2016년 이전에 밀항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전담수사팀을 구성해 중국 내 행적을 추적했다.

결국, 수사팀은 밀항 진술 시점 이전인 2005~2007년 사이 중국에서 서씨를 목격한 증인들의 진술을 바탕으로 서씨를 추궁했고, 범행 전모를 자백 받았다.

공소시효가 중단되는 해외 도피 기간을 제외하고, 중간에 다른 공범들이 검거되면서 늘어난 시효를 적용하면서 서씨에 대한 살인죄 적용이 가능해진 것이다.
 
광주지검이 이날 공개수배한 '강남 뉴월드호텔 조폭 살인사건' 가담자 정동섭 인적사항과 사진.
 광주지검이 이날 공개수배한 '강남 뉴월드호텔 조폭 살인사건' 가담자 정동섭 인적사항과 사진.
ⓒ 광주지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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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또 중국으로 달아났다가 2012년 입국해 10년 이상 정상적인 생활을 이어가던 공범 정동섭이 서씨의 재수사 소식을 접하고 잠적함에 따라 출국금지와 지명수배 조치했다.

두 사람은 도피행각 중 중국에서 만나 살인죄 처벌을 피할 방안을 공모하기도 했으며, 행동대장이었던 정동섭은 조직원의 도움으로 생수 회사와 안마방, 건설업체를 운영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영산파 일부 조직원들이 이들의 도주를 도와준 혐의를 포착하고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이영남 광주지검 차장검사는 "잔인하게 상대 조직원을 살해한 이들이 엄중한 법의 심판을 피할 수 없도록 전면 재수사에 착수해 전모를 밝혀냈다"며 "국민을 불안에 떨게 한 도주자를 조기에 검거할 수 있도록 시민들의 적극적인 신고를 바란다"고 말했다.

태그:#조폭살인, #광주지검, #중국밀항, #조직폭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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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과 통신 기자를 거쳐 오마이뉴스 광주전라본부 상근기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기사 제보와 제휴·광고 문의는 pres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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