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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이 요즘 언론을 대하는 태도는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비판적인 언론에 대해서 고소를 하고, 법을 바꾸면서까지 엉뚱한 곳에 국정감사를 강행하려고 한다.

거기다가 최근에는 방송 4사에 대해 이정연씨의 얼굴을 내지 말 것, 정연씨 이름 앞에 이회창 후보의 아들이란 수식어를 쓰지 말 것 등의 이른바 '신(新)보도지침'이라고 하는 공문을 보내면서 압력을 행사하고 있다.

비판적인 언론을 대하는 한나라당의 태도를 보면, 과연 이 정당이 민주주의의 가치를 지향하는 정당일까라는 의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

거기다가 필자를 더욱 혼란스럽게 만드는 것은 작년 언론세무조사 사태 때, 그들이 보여준 '언론 자유 수호' 외침이다. 그 때 그들이 정부에 비판적인 언론에 대해서 세무조사를 한다고 김대중 정권에 대해서 얼마나 많은 비판을 했는가?

조중동과 같은 기득권 세력을 대변하는 언론들의 편에 서서 그들의 이익을 대변하려는 한나라당의 모습에 많은 실망을 했지만, 한편으로는 정말 그들은 언론의 역할을 소중하게 생각하는구나 라는 약간의 안도감도 가지고 있었던게 사실이다. 하지만 그런 안도감은 최근 한나라당이 보여준 비판적인 언론에 대한 태도를 보고 무참히 깨졌다.

한나라당이 비판적인 언론을 대하는 태도를 보면, 그들이 집권했을때 비판적인 세력들에 대해서 어떻게 대할 것인가가 짐작이 된다. 혹자는 도덕적인 면에서 많은 문제점을 가진 한나라당이 집권을 하면, 반대 세력이나 사회적으로 희생이 요구되는 세력에 대해서 설득을 시킬 수 있는 명분이 없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공안정국으로 가는 것이 아닌가하는 우려를 나타내기도 한다.

따라서 비판적인 언론을 계속 이런 식으로 대하다가는 이런 우려에 대해서 더욱 많은 사람들이 공감을 할 것이며, 결국 한나라당에게 등을 돌릴 것이다.

언론의 자유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반드시 보장되어야 할 중요한 사항이며, 한나라당이 진정 언론의 자유가 지켜지기를 원한다면 비판적인 언론에 대해서 재갈을 물릴 궁리를 하는 대신, 언론의 자유를 제도적으로 어떻게 지켜낼 것인가를 위한 법 제정에 대해서 더 많은 궁리를 해야 할 것이다.

'언론 자유 수호'를 외치면서 비판적인 언론에 대해서 재갈을 물리는 모습이, '국가 안보'를 외치면서 자기 자식은 군대에 안 보내는 모습과 절묘하게 오버랩되는 것은 필자만의 느낌일까?

한나라당이 생각하는 언론의 자유가 혹시 '우호적인 언론들만의 자유'나 '언론을 통제할 자유'라고 착각하는 것은 아닌지 심각하게 반성해보기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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