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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일부 연예인들의 성형수술에 대한 관심이 높다. 세간에서는 이렇다, 저렇다 말도 많다. 그러나 그런 우리들의 등 뒤에선 정작 성형수술을 받아야 할 처지임에도 빈곤 때문에 얼굴을 가리고 사는 많은 사람들이 아파하고 있다. 이렇게 자신의 얼굴을 자신 있게 들지 못하고 살아가는 이들이 바로 '안면(기형)장애인'들이다. @IMG1@얼굴의 59% 변형되고 코의 60% 없어도 장애 아니다?안면장애는 흔히 선천성과 후천성으로 구분되는데, 문제는 안면장애 등급을 받기가 매우 어렵다는 것이다. 안면장애 등급을 받으려면 안면 부위의 60% 이상이 변형됐거나 코의 3분의 2가 없어야 한다. 그게 현재 안면장애 판정 기준이다. 이 때문에 누가 봐도 불편한 얼굴을 갖고 있음에도 그 기준에 미치지 못해 장애등급을 쉽게 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들은 성형수술 때 의료보험 혜택도 생각할 수 없으며 평생 얼굴을 들지 못하고 살아가야 하는 게 현실이다.문제의 가장 큰 원인은 너무나 까다로운 장애등급 판정기준이다. 1999년 화상 때문에 안면장애가 있는 이모(31ㆍ남)씨는 "내 얼굴은 장애등급이 아예 나오지 않지만 누가 봐도 일그러진(위축된) 내 얼굴을 보면 사람들의 얼굴도 금방 찌푸려진다"며 답답한 마음을 토로했다. 1993년 교통사고로 얼굴을 다친 정모(33ㆍ여)씨도 "눈 부위가 조금 함몰돼 병원에 가서 장애등급을 받으려 했지만 '판정기준에 안 맞으니 장애등급을 줄 수 없다'는 담당의사의 말 때문에 또 다른 마음의 병이 생겼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이들 안면장애인들은 일상적인 사회생활은 물론 취업에서도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정 분야에서 기술력이나 일반 사무능력엔 아무런 불편이 없음에도 안면장애라는 이유 하나 때문에 취업하기가 일반 장애인들보다 오히려 더 어려운 게 현실이다. 사회생활을 할 때도 사람들 시선 때문에 집 밖으로 나가기조차 자꾸만 꺼려진다는 것도 이들의 또다른 걱정거리다. 2만명 중 장애등급 받은 이는 1200명... 정부 차원 대책 없어이처럼 요즘엔 후천성 안면장애도 많고, 장애등급 판정 기준에는 못 미치지만 누가 봐도 불편해 보이는 안면장애인들이 많이 있다. 그러나 현 등급판정 기준에 미치지 못해 평생 제대로 된 성형수술 한 번 받지 못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정부에서 조사한 2005년 장애인 인구 실태조사 자료에 따르면 장애인은 215만 명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중 안면장애인은 약 2만 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2만여 명 중 장애등급 판정을 받은 사람은 1200명(약 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취재 과정에서 만난 다수의 안면장애인들은 "정부와 의료관련 단체에서 장애등급 판정 기준을 현실 상황에 맞춰 다시 마련하고 의료보험에서도 지금보다 나은 지원과 혜택을 해 주길 간절히 바란다"는 속내를 내비쳤다. 그러나 현실은 이들의 간절한 바람을 외면하고 있다. 현행 안면장애 등급 판정기준이 규정된 관련 법안은 2003년 처음 제정된 후 2006년 4월 현재까지 바뀌지 않았다. 그나마 2004년 10월경부터 서울에 있는 S병원이 지원하는 '안면기형 무료수술' 서비스가 생겨 일부 장애인들이 작은 혜택을 받고 있을 뿐이다. 아직까지 정부는 고통받는 안면장애인들을 위한 공식적인 무료 의료서비스나 눈에 띌 만한 관련 복지혜택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일반성형과 안면장애인 성형 구분 필요... "의료보험 혜택 확대돼야"이 문제는 사실 어제오늘 생긴 게 아니다. 그렇지만 각 언론매체에서 일부 연예인들의 성형수술 사실이 부각되는 것을 보면, 정작 성형 수술을 꼭 받아야 하는 상황임에도 여건이 안 돼 받지 못하는 안면장애인들의 고통을 헤아리지 못하는 것 같다. 쉽게 생각하고 넘어갈 문제가 아니다. 앞으로 정부와 관련 단체는 현실 상황에 맞게 의료법 등을 개정해서라도 안면장애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 또한 장애등급이 없다고 하더라도 일반적인 성형수술과 안면장애에서 비롯된 성형수술 시술에 분명한 차이를 둬야 하며 비용 역시 구분해서 청구하는 것이 옳다.

태그:#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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