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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통형 튜브 터널 내부에서 바라본 주차장
ⓒ 최병렬
안양 공공예술프로젝트(APAP = Anyang Public Art Project) 2005 사업으로 안양예술공원에 만들어진 웜홀(Worm Hole) 주차장이 오는 29일 저녁 7시 30분 준공식과 함께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20세기 실험미술과 공공예술의 거장인 미국인 '비토 아콘치'씨가 설계한 이 작품은 또 다른 공공예술의 걸작으로 기대를 받고 있다.

준공식을 하루 앞두고 완성 모습을 확인하기 위해 찾아간 28일 오후 안양예술공원 끝자락엔 먼저 중형 크기의 산뜻한 주차장이 한 눈에 들어왔다. 그 한쪽에는 하늘색 빛깔의 원통형 튜브 출입구가 자리해 마치 블랙홀로 무언가를 빨아들이는 형상이다.

이 작품의 원제는 '나무 위에 선으로 된 집'(Linear Building up in the trees)으로 '웜홀'은 쉽게 부를 수 있도록 고안된 명칭이다. 자동차를 세우고 원형 야외무대로 이동하는 모습이 마치 우주정거장의 홀과 홀을 연결하는 원통구조와 같다는 데서 이와 같은 이름이 붙었다.

▲ 입구에서 본 야외주차장과 길이 163m의 웜홀
ⓒ 최병렬

▲ 막바지 공사가 진행중인 웜홀과 야외공연장
ⓒ 최병렬
작품이 설치된 곳은 안양예술공원 가장 안쪽인 서울대 수목원입구. 웜홀 주차장은 안이 훤히 보이는 강관(유리섬유로드)이 모자이크 형식으로 내부를 감싸고 있다. 차량 47대 수용규모에 길이 163m의 원통형 튜브, 이와 연결되는 야외무대 등 구조물로 이뤄져 있다.

'웜홀 주차장'은 두개의 빈 터와 그 사이에 연결된 나무를 최대한 활용해 기능성과 예술성을 더했다. 이곳을 찾는 관객들이 차를 세우는 단순 주차장의 기능을 넘어서 나무사이로 구불구불한 투명터널을 지나는 신비한 체험을 하는 듯해 독특하다는 평이다.

공사 진행과정에서도 건축디자인 전공 학도들이 찾는 산교육장이 되기도 했다.

안양시 관계자는 "사업비 23억5천만원이 투입되어 착공 8개월여 만에 모습을 드러낸 웜홀은 곳곳에 경관조명이 설치돼 있다. 현재 거미줄 모양의 구조물로 되어 있으나 주변의 식물이 뒤덮어 벽과 같은 역할을 하면 한층 운치 있는 구조물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 웜홀 내부
ⓒ 최병렬

▲ 웜홀 내부
ⓒ 최병렬
설계자 '비토 아콘치'는 1940년 1월 24일 뉴욕 브롱크스 태생으로 60-70년대 퍼포먼스와 비디오 작업으로 활동을 시작했으며 1988년 '아콘치 스튜디오'를 열고 공공 공간 디자인 실험에 몰두해오고 있으며 지난 2004년에 뉴욕 건축상을 수상한 바 있다.

그의 주요작품으로 '재활용 소재의 집'(1985), '뫼비우스 벤치'(2001), '광장 위의 흐르는 물과 같은 지붕'(2004) 등이 있다. 특히 2003년에 오스트리아의 '그라츠' 무어 강에 건설한 46.6m 보행교 '문화의 다리'는 세계 건축계의 이목을 집중시켰으며 지난 2005년 서울시 공모에 서울 공연예술센터 설계작이 당선되기도 했다.

실시설계를 맡아 진행한 이공건축(대표 이관직)의 설계담당 권재영씨는 그의 카페 글에서 "처음 프로젝트를 맡았을 때 계획도면을 보고 너무나 난감했었다. 과연 설계한 대로 지어질까 걱정을 많이 했었는데 지어지는 것을 보니 너무나 흐뭇하다"고 소감을 말했다.

▲ 웜홀을 지나오면 야외 공연장이 반겨준다
ⓒ 최병렬

▲ 공연장 마무리 공사가 한창 진행중이다
ⓒ 최병렬
2005년 제1회 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APAP 2005) 개막 행사 참석을 위해 안양을 방문한 바 있는 '비토 아콘치'는 당시 그의 작품이 설치될 안양예술공원 안을 둘러보고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행동과 건축을 연결한 작품을 선보이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

아콘치는 "내 건축의 목표는 사람이 적응해야 하는 건물이 아니라 건물이 사람을 맞춰주며 사람을 해방시키는 공간이다. 건축물은 사람이 매 순간 행위를 벌이는 곳이다. 그 중요한 지점이 폐쇄 공간이 돼 감옥에 갇힌 느낌을 줘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안양시 관계자는 "2005 APAP의 마지막 작품인 윔홀의 준공으로 알바로시저의 전시관과 더불어 52개의 국내외 작가들 작품 설치가 완료됐다"며 "안양예술공원은 이제 세계적인 공공예술 거장의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는, 그야말로 국제 예술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 웜홀을 받치는 쇠기둥
ⓒ 최병렬

▲ 월홈과 계단 그리고 쇠기둥 골조
ⓒ 최병렬
한편 안양시는 29일 현장에서 '웜홀 주차장' 준공 테이프를 절단하고 벽천광장 원형공연장에서 준공기념 공연을 갖는다. 이 자리에는 '건아들'의 이창안과 KBS 전속악단 소속인 최재훈의 섹소폰 연주 그리고 향토가수의 가요열창 등이 무대를 꾸미게 된다.

다음날인 30일 오후 5시에는 안양국악관현악단의 '찾아가는 국악대공연'을 통해 가야금, 판소리, 경기민요, 부채춤, 사물놀이와 더불어 퓨전음악 아리랑 캐논의 변주곡을 연주해 흥겨운 국악 한마당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무대가 열린다.

'웜홀 주차장'은 준공식 다음날부터 개방된다. 7월 15일부터 유료로 전환되며 주차요금은 최초 30분 5백원을 기준으로 10분 초과시마다 2백원이 추가되며 종일주차는 7천원이다.

▲ 안양예술공원 관리사무소의 대여용 자전거
ⓒ 최병렬
안양예술공원의 대중교통 이용은 전철 관악역과 서울-안양간 시내버스를 이용 안양유원지입구에서 하차하여 도보로 1킬로 정도를 걸어야 하지만, 전철 1호선 안양역앞에서 마을버스 2번(650원)을 이용하여 안양예술공원 종점까지 가면 편안하게 갈 수 있다.

'웜홀'은 예술공원 끝자락에 위치하고 있어 도보로 약 15분 정도 소요되나 중간에 자리한 알바로시저홀에서 열리고 있는 '휴먼다큐 몽골리아 사진전'과 계곡, 길가 곳곳의 작품들을 둘러보면 어느새 도달한다. 마음이 급한 이들을 위해 살짝 귀띔하면 마을버스 종점 안쪽에 위치한 예술공원 관리사무소에서 자전거를 대여받아 갈 수 있다.

또한 안양공공예술재단은 10인 이상의 단체 탐방팀이 사전 접수를 할 경우 예술공원에 설치된 작품해설 안내를 연중(오전 10시-오후 5시) 실시하고 있으며 탐방소요시간은 1시간 30분-2시간 30분 정도로 외국인을 위한 영어, 일어, 중국어 해설도 가능하다.

도시에 공공예술과 공공디자인을 접목한다

▲ 안양예술공원 내 안내판
ⓒ최병렬

안양시는 2005년 11월, 과거 수도권 휴식처로 각광받았던 안양유원지에서 개최한 '제1회 안양 공공예술프로젝트'를 통해 국내외 유명 작가들의 작품을 설치하여 '안양예술공원'으로 재탄생시켜 공공미술과 예술을 결합시킨 수도권 명소로의 탈바꿈을 시도했다.

이를 통해 삼성산 및 관악산 자락과 계곡에는 70여명의 국내외 건축가, 예술가, 디자이너의 작품 97점이 선보였다. 이중 52점은 영구작품으로 남아 설치됐으며 자치단체의 도시계획과 재개발에 공공디자인과 공공미술을 처음 접근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를 계기로 안양시는 문화예술 활동의 종합적인 지원과 관리 및 도시의 공공디자인화를 위해 전국 기초 자치단체로는 처음으로 지난해 12월 11일 '안양공공예술재단'을 설립해 금년 1월 2일 공식 출범하고 제2회 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APAP 2007)를 준비하고 있다.

안양공공예술재단에 의해 올해 진행되는 제2회 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APAP 2007)는 도심 가판대, 교통신호제어기, 지상개폐기 등 설치물과 스트리트퍼니처로 대상을 확대 적용하고 3단계로는 도심공원이나 광장으로 대상을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올해 문화관광부의 '공공디자인 시범도시'로 선정돼 안양시 '만안구' 일원을 대상으로 2007년~2011년 5년간 총사업비 100억원(국비50억·시비50억)을 투입하여 구도심의 공공시설물 디자인들을 바꾸는 야심 찬 프로젝트를 시작해 주목을 받고 있다.

이와 같은 변화와 움직임은 시민의 삶의 질을 변화시킬 뿐만 아니라 일상의 생활 시설들이 단순히 시각적 효과의 개선에 머물지 않고 도시의 이미지를 구축하고 경제적 효과 및 도심의 균형발전과 미래지향적 도시형성에 기여하게 될 것이란 기대를 낳고 있다. / 최병렬

덧붙이는 글 | 문의전화: (031)389-5551~2(예술공원관리팀) 
홈페이지: http://apap.anyang.go.kr

대중교통 
전철기차: 관악역 또는 안양역을 이용
시내버스: 1, 51, 5624, 5625, 5626, 5530, 5713번 안양예술공원 사거리 하차
마을버스: 안양역에서 2번(안양예술공원 주차장 종점 - 제일 편해요)


태그:#안양, #예술공원, #비토 아콘치, #윔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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