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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남해안 최초로 염전이 조성된 비금도 지역의 염전들
ⓒ 전라남도
우리나라의 천일염전은 1907년 인천의 주안에서 최초로 조성된 후 남동염전(1921년), 군자염전(1925년), 소래염전(1935년)으로 확대되었다. 일제강점기에 조성된 이들 염전은 모두 없어지고 인천과 시흥의 소래염전만 그 터가 남아 있다.

서남해안 지역에 염전이 조성된 것은 인천 지역에 비해서 10여 년 뒤진 1946년으로 비금면 수림리 1호염전이 최초이다. 해방 후 정부의 소금증산 독려정책에 의해 1955년 우리나라 역사상 처음으로 소금 자급자족이 가능하게 되었다.

소금 값이 좋을 때는 염전이 많은 비금도는 '개들도 만원짜리를 물고 다닐 정도'로 경기가 좋았다고 한다. 이후 염전구조조정, 값싼 중국소금 수입, 국토개발 등으로 1970년대 초반 12,000여ha에서 2007년 현재 4,000여ha로 그 규모가 계속해서 축소되고 있는 실정이다.

전남지역의 경우 1995년 6천여 ha에서 2005년 3천 3백여 ha로 감소했다. 이는 전국염전면적의 70%에 해당하며, 전국 천일염생산량의 86%를 생산하고 있다.

▲ 태평염전 항공사진.
ⓒ 전라남도
▲ 태평염전의 전경.
ⓒ 김준
천일염전, '근대문화유산' 되다

문화재청(청장 유홍준)은 근대문화유산의 가치를 가진 전남 신안 지역의 천일염전 2개소와 석조소금창고를 2007년 6월 21일자로 문화재 등록예고 하였다. 이번에 지정 예고된 근대문화유산은 전남 신안 비금면 대동염전과 증도면 태평염전, 그리고 태평염전 내 석조소금참고 등이다.

이번 근대문화유산으로 등록예고 된 '신안 비금도 대동염전'은 1948년에 비금도의 450세대 주민들이 힘을 합쳐 조성한 염전으로 폐염되어 없어진 경기·인천지역의 염전을 제외하고는 설립당시 국내 최대 규모(100여ha)였다.

게다가, 비금도에는 '천일염전기술자양성소'가 세워져 여기서 배출된 기술자들이 인근 도서지역과 해남, 영광 등 전남북 지역의 천일염전 조성공사에 참여함으로써 우리나라 염전의 발달에 많은 기여를 하였다.

▲ 태평염전에서 본 일몰.
ⓒ 태평염전
▲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태평염전에서 소금을 거두고 있다.
ⓒ 김준
소금박물관 개관, 염전의 문화적 가치 높여

또 다른 근대문화유산으로 등록된 '신안 증도 태평염전'은 1953년 한국전쟁 후 이북의 피난민 정착을 위하여 서로 떨어져 있는 전증도와 후증도를 둑으로 연결, 그 사이의 갯벌에 조성한 염전이다.

현재 단일염전으로 국내 최대규모(3백만㎡, 여의도 면적의 4배)이며, 소유자인 태평염전의 노력과 전라남도와 신안군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친환경적인 관광지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다. 증도의 자연과 염전, 소금창고가 어우러져 연출하는 경관은 한 폭의 그림을 보는 듯하며, 소금 생산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염전 체험판도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태평염전의 빼어난 경관 탓에 최근 종영된 인기드라마 <반갑습니다>를 비롯해 각종 드라마와 영화촬영이 줄을 잇고 있으며, 관광객들도 많이 찾고 있다.

이번에 천일염전과 별도로 등록예고 결정된 '신안 증도 석조 소금창고'는 태평염전 조성 당시 이 지역의 돌을 이용해 건축한 소금 적재 및 보관용 창고로 전국에서 남아 있는 유일한 석조소금창고다. 태평염전에서는 석조소금창고의 독특한 모습을 유지한 상태로 소금박물관으로 내부를 개조, 7월 개관을 앞두고 있어 염전과 함께 새로운 관광자원으로 기대된다.

▲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태평염전의 석조소금창고 '소금박물관'으로 운영된다.
ⓒ 태평염전

▲ 태평염전은 염전체험 프로그램을 운영중이다.
ⓒ 태평염전
천일염, '세계 명품'으로 도약 하려면...

역사성과 인문적 경관이 뛰어나고 현재에도 생산 활동이 지속되고 있는 천일염전이 '살아있는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됨으로 인해 우리 지역 천일염의 가치는 한층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함께 그 동안 광물로 취급되었던 '천일염'이 식품으로 제자리를 잡을 전망이어서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우리지역 염전과 함께 천일염은 도약의 새로운 계기가 될 것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프랑스의 '게랑드 소금'이 그렇듯 품질은 말 할 것도 없고, 최종적으로는 문화적 가치가 결합되어야 명품반열에 오를 수 있다.

그 동안 부정적 이미지를 갖고 있던 염전과 천일염 그리고 소금을 만드는 사람들에 대한 사회적 인식의 변화가 절실하게 필요하다. 이번 기회에 우리지역의 염전과 그곳에서 생산하는 천일염이 세계 명품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생태, 문화, 관광 자원화를 위한 법적 제도적 지원이 요구된다.

덧붙이는 글 | * 소금박물관을 개관합니다.

전시내용 : 소금의 역사와 문화, 염전도구 전시, 영상, 사진전 등
               염전체험을 신청할 경우 직접체험 가능(날씨 고려, 체험비용 있음)
위치 : 전남 신안군 증도면 태평염전 
개관일시 : 2007.7.12
교통편 : 서울 - 서해안고속도로 - 무안 IC - 해제방면 - 지도읍 - 지신개선착장
연락처 : 02-756-0531(서울), 061-275-7541(증도)


태그:#소금밭, #신안, #태평염전, #대동염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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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 년 동안 섬과 갯벌을 기웃거리다 바다의 시간에 빠졌다. 그는 매일 바다로 가는 꿈을 꾼다. 해양문화 전문가이자 그들의 삶을 기록하는 사진작가이기도 한 그는 갯사람들의 삶을 통해 ‘오래된 미래’와 대안을 찾고 있다. 현재 전남발전연구원 해양관광팀 연구위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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