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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CC가 사회적 관심을 모은지 오래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UCC를 모르시는 분들이 많다. 그도 그럴것이, 이미 UCC의 개념이 확장되어 UCC를 마구잡이로 붙이고 있기 때문이다. 소위 스윙 UCC, 소핑몰 UCC, 인터넷 UCC, 대선 UCC가 정체불명의 말이다. 이는 UCC의 인기를 반증하는 현상이기도 하지만 UCC를 이해하는데 혼란을 준다. 이처럼 UCC를 접두어로 사용하거나 혼용하는 현상 때문에 진정한 UCC의 의미를 놓치는 부작용도 늘어가고 있다.

이와 같은 혼돈과 함께 어떤 분들은 웹 1.0처럼 수익모델이 없는 거품이라 주장한다. 포털에 있는 UCC가 국내외의 인기 방송 짜깁기에 불과하다거나, 선거 UCC가 캠프에서 만들어져 배포되고 있는 현상을 꼬집기도 한다. 이런 현상은 UCC의 주체가 아마추어인 일반인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을 증명하기 때문이다.

혹시나 하는 심정으로 자체적으로 UCC를 제작하는 아마추어들을 찾아보면 전문 업체의 관리 하에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한 기업적인 제작과 작품 활용을 속여 UCC라고 말하거나, UCC 사이트에 올려 인기몰이에 나서는 속칭 가짜 UCC가 많다.

UCC가 나온 지 얼마 안된 초기임에도, UCC세대의 아마추어리즘과 순수한 동기는 사라지고 저작권과 명예훼손 더 나아가 프라이버시 침해만 늘어가고 있다. 이쯤이면 UCC 열풍에 대한 거품 주장이 나올 만도 하다.

이같이 UCC문화가 '속빈 껍데기'로 발전하고 있는 현상을 꼬집어 UCC는 거품이며 준전문가들이 만든 UCC에서 그나마 사업모델이 나올 수 있다고 보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이와 같은 모든 현상은 UCC의 소비 양태가 어떻게 이용되는지에 대한 고민이 없이 UCC에 대한 막연한 기대 그리고 빠른 결과만을 기대한 탓이다. 예를 들면 커뮤니티 중심의 디시인사이드는 사용자 중심의 커뮤니티 UCC이지 수익모델이 아니다. 따라서 UCC는 활용되는 플랫폼에 따라 가치가 달라지는 것이지, 모든 UCC가 수익을 내는 황금 알을 낳는 거위가 될 수는 없다.

다시 말하면 UCC란 플랫폼별로 가치와 내용이 달라지는 것이다. 왜 UCC라는 개념이 태동한지 얼마되지 않는 이 시점에서 당장 수익을 기대하는지 모르겠다. 심지어는 유행어처럼 UCC라는 접두어만 붙여놓으면, UCC가 알아서 돈 벌어줄 것이라는 착각을 한다. 하지만 과거에도 UCC 댓글은 있어 왔고, 게시판 UCC도 사랑을 받아왔지만 수익모델은 인터넷 광고말고는 특별한 것이 없었다. 새롭다는 것은 겉모습만 바뀌어서 들을 수 있는 말이 아니다.

진정한 UCC를 구현하는데 기존의 사업모델에서 버려야 할 것이 무엇인지 먼저 고민해야한다. 웹 2.0의 꽃이라 할 수 있는 UCC는 사용자의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개방과 공유의 정신을 뜻하기 때문이다. 내 것을 먼저 개방하고 내놓아야 공유도 되고 참여도 될 것이 아닌가? 플랫폼별로 개방하고 공유할 UCC의 내용과 가치도 달라진다는 말이다.

미국의 대표적인 동영상 UCC 사이트, 유튜브의 산업적 가치를 이야기해보자. 유튜브는 기존의 댓글, 게시판, 사진 등을 플랫폼화하여 성공한 것이 아니다. 동영상 UCC를 쉽고 빠르게 제작할 수 있는 어도비 플래쉬 기술을 사용하여 '당신을 방송하세요(Broadcast yourself)'라는 콘셉트로 수익모델을 만들었다. 유튜브는 작년 10월 1조 5900억원이라는 금액에 구글에 팔렸다. 회사를 설립한지 1년 7개월만의 일이다.

이에 자극받은 우리나라에서는 단말기 사업자 즉 휴대폰 등 기존의 하드웨어적인 성격의 기업들이 UCC 사업을 고려하거나 개발하고 있다. KTF는 SHOW로 기업의 사활을 걸었고 여기서의 산업적 가치는 기존에 혼용하는 UCC들과 엄연히 구별된다.

또 다른 기업의 사례를 들어보자. 다음은 콘텐츠의 50%이상을 UCC로 채우기 위해 포털에서 플랫폼으로 방향을 옮긴지 오래이다. 공유, 참여, 개방의 정신이 모양만이 아닌 겉과 속이 꽉찬 사업모델을 만들기 위해 분주하다. 그도 그럴것이 다가올 IP-TV 등 새로운 브로드케스트 환경에서 지금의 투자는 신규사업의 중요자산이 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동영상 검색에 기업의 역량을 집중하는 것도 마찬가지 현상이다.

이처럼 UCC는 당장의 수익모델이 되거나 장래의 중요 자산을 확보하고 인지적인 한계를 가진 고객들이 자신이 만든 익숙한 사이트에 자주 찾아올 수 있는 충성도를 높이는데도 사용될 수 있다. 이 또한 UCC가 가진 무서운 경쟁력이다.

다시 말하면 이동전화, PMP, DMB, IPTV, HSDPA, Wibro 등 차세대 기술환경에 살아남기 위해 기업들은 어떤 사업 모델을 가져가야할 것인가? 미디어 컨텐츠가 가상공간과 물리공간을 가로지르며 전체적으로 사용되어질텐데, UCC는 그 중에서 어떤 의미와 중요도를 가질 것인가?

이에 대한 해답은 플랫폼별로 차별화된 UCC전략의 구현에 있다. 즉 각각의 사업에서 UCC의 비중이 틀리고, 수익모델이 달라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분명한 분석 위에 외부 전문가를 유도하는 크라우소싱을 펼치거나, 반즈 앤 노블스(Barnes & Nobles)같은 롱테일의 개념을 구현해야 할 것이다. 유행 따라 RSS, AJAX, XML로 사이트를 만들었다고 해서 UCC 다시 말해 웹 2.0이 되는 것은 아니다. 기술은 개념을 실현하는 도구일 뿐이다. 역시 사람이 가진 창조적 생각으로 생활의 작은 변화를 찾아볼 때이다.

아이러니 하게도 정보재라는 저작권을 보호받기 어려운 인터넷 공간에서 먼저 자신의 콘텐츠를 전 세계에 공유하고 개방해서 참여를 유도한 기업이 성공하였다.

수익 없는 UCC 모델과 거품논쟁의 진위를 논하기 앞서 아날로그 생각에 묶여 과감하게 버려야 할 것들을 놓지 못한 것은 아닌지 생각해보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UCC, 웹 2.0 모두 유행가처럼 접두어로 붙인다고 실현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덧붙이는 글 | UCC가 기업과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이 되지 못한다는 주장이 있다. 그도 그럴것이 UCC는 주로 개인과 개인 또는 플랫폼 기업과 개인간의 비즈니스 모델만 생각했기 때문이다. 개인과 개인의 협업을 유도하여 해결할 수 없었던 문제를 풀어나가는 집단지성 등이 기업과 기업차원에서 이루어진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전통적 기업 환경에서도 과점 및 독과점의 형태 또는 전략적 제휴 및 합병을 하여왔다. 정보재에 있어서 경쟁관계에 있는 기업 사이에서도 UCC나 플랫폼화된 웹 2.0 사이트를 통한 사업모델이 없다는 생각은 누군가 콜롬버스의 알을 세우지 않아서일뿐이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나라 기업의 경쟁력을 기업과 기업간 또는 기업과 국가기관간에서도 개인이 아닌 집단 차원의 UCC(물론 영어 단어를 바꾸어야 할지도 모른다.)를 생각해보는 것은 얼떨까? 역사는 그런 창조적 아이디어를 열고 앞서가는 사람의 몫이었음을 되새겨본다.


태그:#UCC, #수익모델, #거품 논쟁, #유튜브, #크라우소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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