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BRT'란 'Bus Rapid Transit'의 약자로 우리말로는 '간선급행버스'라고 번역된다. BRT는 다분히 LRT를 염두에 둔 단어라고 할 수 있는데, 'LRT'란 'Light Rail Transit'으로써 우리말로는 '경량전철'이라고 한다. 즉 버스를 이용해 경전철만큼의 수송력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BRT라고 하는 것이다.

BRT는 하나의 물체가 아니며, 버스에게 전용통로를 제공하는 중앙버스전용차로제, 저상버스나 굴절버스와 같은 버스 고급화, 원가를 절감하는 효율적 노선개편, 합리적인 요금체제, 준공영제 등의 새로운 운영체계 등 버스의 서비스를 개선할 수 있는 정책의 총합을 말한다.

우리나라에 BRT를 처음으로 도입한 지자체는 서울특별시다. 전임 이명박 시장 시절인 2004년 7월에 초보적인 수준의 BRT를 서울 전역에 도입하였다. 그러나 서울시의 BRT는 환승센터의 부재, 승객 입장에서 버스정보시스템의 미비, 경기도 버스와의 정책 유리 등으로 BRT라고 부르기 부끄러울 정도의 초보적인 수준에 머물렀으며, 이 때문인지 서울시 스스로도 BRT라는 용어를 강조하지 않았다.

버스개편에 한발 늦은 경기도는 현 김문수 도지사 시절에 들어와서 버스 서비스 개선에 의욕적으로 나서고 있다. 우선 지난 2006년 10월 고양시 지역에 최초로 BRT노선을 개통하여, 서울시의 수색로 구간과 연결시켰으며, 고양시의 BRT는 각 정류장마다 승객용 버스정보시스템 단말기가 설치되어 있다는 점에서 서울시의 BRT보다 진보된 시스템으로 평가 받고 있다.

고양BRT 정류장 조감도
 고양BRT 정류장 조감도
ⓒ 경기도 보도자료

관련사진보기


현재 광역교통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광역전철이 가장 좋은 수단이지만, 광역전철을 건설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비용과 긴 시간이 필요한 만큼 단기 시책으로서 많은 기관들이 BRT를 고려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최상위 교통정책기관인 건설교통부는 각 지자체가 참고할 수 있도록 수도권의 BRT 노선망을 기획하였으며, 경기도도 안양시와 과천시에 추가로 BRT 설치를 준비하고 있다. 또한 서울과 인천, 경기도가 연합한 특별지자체인 '수도권교통본부'에서도 BRT 사업을 시행하고 있는데, 수도권교통본부의 BRT는 기획예산처의 정식적인 예산을 지원받아 시행되는 사업이라는 점이 주목할 만 하다.

수도권 교통본부의 BRT는 경기 하남시에서 서울 천호역에 이르는 10.5km의 노선과 신개발 지역인 인천 청라지구에서 서울의 화곡역에 이르는 18.2km에 이르는 두 노선으로써, 교통전문기관에서 추진하는 사업답게, 국내 어떤 BRT사업보다도 제대로 된 상위 수준의 BRT 노선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천호-하남 BRT 노선도
 천호-하남 BRT 노선도
ⓒ 수도권교통본부 홈페이지

관련사진보기


예를 들어 현재의 BRT는 버스 차내에 탑승한 뒤에 차내의 단말기에 교통카드를 접촉시켜 요금을 지불하는 방식이었지만, 새로운 BRT에서는 도로상에 존재하는 폐쇄형 정류장에 들어갈 때 미리 단말기에 접촉한 뒤 차량에는 곧바로 타는 방식을 사용한다. 이는 지하철과 동일한 방식인데, 이를 통해 빠른 승하차가 가능하여 버스의 속도 개선에 기여하게 된다.

특히 BRT는 간선급행버스라는 이름 그대로 간선 노선에서 많은 사람들을 한꺼번에 수송하는 것이 목표인데, 지금의 버스들은 규모가 작아 수송력이 적은 문제가 있다. 서울시에서는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같은 기사 인원으로 더 많은 승객 수송이 가능한 굴절버스도 도입하였으나, 굴절버스가 외제라는 점 때문에 국내실정에 맞지 않고 AS가 어렵다는 지적도 받아왔다.

따라서 새 BRT에서는 국내에서 새로 개발중인 신형 굴절차량이 도입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는데, 한국철도기술연구원에서 개발중인 '바이모달트램'이 그것이다.

'바이모달트램Bi-modal Tram'이란 두 교통수단의 특성을 가진 저상형 차량을 말하는데, 버스처럼 도로상에서 자유롭게 달릴 수도 있고, 도로에 매설된 유도장치에 따라 철도처럼 정해진 궤도를 따라 자동으로 달리는 이중적인 특성을 갖는 신개념 교통수단이다. 특히 철도기술연구원에서 개발하는 차량에는 수소연료전지가 탑재될 예정이라 기존의 디젤이나 압축천연가스 버스에 비해 소음이 획기적으로 줄어들고, 매연은 아예 사라지는 최첨단 버스차량이 될 것이다.

신에너지 바이모달트램의 모형
 신에너지 바이모달트램의 모형
ⓒ 한국철도기술연구원

관련사진보기


그 외에 각 정류장에 버스도착 예정정보를 안내하는 단말기가 설치된다든지, 교차로에서 버스가 우선적으로 통과할 수 있도록 버스 우선 신호가 도입될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BRT가 들어가는 지역의 주민들은 서울로 오고 갈 때 전철 수준의 서비스를 갖는 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될 것이다.

특히 수도권 교통본부에서 추진하는 천호-하남 노선의 경우, 원래 기존에 하남경전철 계획이 있었지만, 사업성 부족으로 하남경전철이 무산된 적이 있었다. 그러나 BRT는 경전철에 비해 사업비가 훨씬 적게 들므로, 보다 용이하게 설치할 수가 있다. 더군다나 경전철은 일단 서울에 온 뒤에 갈아타야 하는 불편이 있지만, BRT는 서울시의 천호대로 중앙버스전용차로에 들어가서 끊김 없이 달릴 수 있으므로 더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듯 BRT는 현재 심각한 상태인 서울과 경기도 사이의 출퇴근 교통정체를 해결할 수 있는 신교통수단으로써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특히 BRT는 기존 광역철도보다 비용이 적고 공기가 짧다는 점에서 '저비용 고효율' 교통수단이라고 할 수 있다.

한편 이러한 BRT사업이 원활하게 추진되기 위해서는 시민들의 협조가 반드시 필요하다. 특히 BRT는 기존 도로에 설치된다는 측면에서 자가용 이용자들의 반발도 있는 실정인데, BRT가 설치되어 많은 사람들이 버스를 타기 시작하면 자가용이 줄어들어 자가용 차선의 소통도 원활해진다는 것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즉 BRT는 버스와 자가용이 상생할 수 있는 정책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BRT 설치가 수도권 전역으로 확대되어, 많은 사람들이 서울로의 출퇴근 교통불편에서 벗어나기를 기대한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를 쓴 한우진은 공공교통애호인, 교통평론가입니다.



태그:#버스, #BRT, #간선급행버스, #광역교통, #수도권교통본부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글쓰기에 관심많은 시민기자입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