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1. 하루는 기차역 대합실 나무의자에 쭈구리고 설잠을 자면서 제발 아침이 되면 깨어나질 않기를 기도하면서 잤는데 또 아침이 되니 온몸은 냉골이 되어서 눈이 떠지는구나. 이제는 단말기 수수료 낼 돈도 없고 빈속에 깡쇠주만 마셔서 손마저 부들부들 떨리는구나. 마누라 몰래 캐피탈 자금까지 빌려서 사고 팔고를 반복했더니만 원금은 홀라당 날아가 뿔고  어린 자식들은 배고프다고 맨날 징징 대지 참 억장이 무너져 입는 옷 그대로 집을 나와 버렸는데 주머니 돈 한 푼도 없으니 노숙자 그거 금방 되더구만. 사람 망가지는거 금방이더구만. 교회 에서 주는 무료급식에서 점심은 한끼 떼웠는데. 음~~~~~~~~~~~오늘밤은 대학병원이 좀 따뜻하다고 그러던데 거기가서 자리를 잡아야 겠구만. 식당 쓰레기통 뒤지면 먹을것좀 나올라나~ 사는게 지옥이구만 지옥이 뭐 따로있나. 이놈의 현실이 바로 지옥 인것을

#2. 미치것다. 애초부터 주식을 안했어야 하는데 빚까지 땡겨서 8천원대에 사고 팔고 신나게 했더니만 지금은 쪼그랑 깡통이 되어뿌렀다. 지금은 노숙자 된지도 일주일정도 된다만 아 XX꺼 오늘 저녁은 엄청 더 춥네. 낮에는 박스 주어 팔아서 3천원 벌었는데 지금은 딸랑 8백원 남았네~~에라 깡소주나 한뱅 사서 같이 노숙하는 김영감이랑 마셔부러야 겠다. XX꺼 이래 죽나 저래죽나 어짜피 이리 되버린 거 내 끝까지 웨이븐지 웨이터지 끝까지 저주해불란다. 싸가지 업는 놈들 1만원에 공모해서 이게 뭐꼬. 칼만 안들었지~~강도들이구만. 아이고 추워라. 서울역 대합실 컴에서 지끼고 있는데 눈치보여서 그만 쓸란다.

이 글은 팍스넷(http://paxnet.moneta.co.kr) 웨이브일렉트로라는 종목의 토론실에 올라온 글이다. 웨이브일렉트로는 2007년 9월 중순경 10000원대에 상장되었는데 현재 주식 값이 3000원대이다. '벅스버니1'이라는 ID를 쓰고 있는 이 사람은 8000원 정도 수준에서 사고 팔다 급락과 함께 다 날려버린 것이다. 팍스넷 종목 토론실을 조금만 관심을 가져 살펴보면 이와 같이 주식 때문에 인생을 망친 사람들과 잘못 산 주식에 마음고생을 하고 있는 많은 이들을 만나볼 수 있다.

투기 조장하는 증권사

주가지수 2000시대가 도달하면서 수많은 개인들이 주식시장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개인투자자들의 모습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들은 신용/대출을 써 주식을 하고 있다. 그런 그들의 모습에서 투자가 아닌 투기의 모습만이 보일 뿐이다. 개인들이 편리하게 이용하는 각 증권사의 HTS(홈 트레이딩 시스템)을 이용해보면 놀라운 사실을 알 수 있다.

신용/대출을 써 주식투자를 무척이나 손쉽게 할 수 있다. 사회에서 이렇게 손쉽게 돈을 빌릴 수 있는 곳이 어디 있는가? 클릭 한 번으로 돈을 빌릴 수 있는 이 시스템은 전화 한통화로 급전을 대출해준다는 사채와 다를바가 없다. (신용/대출 이자 : 각 증권사별로 다르며 키움닷컴의 경우 한달(30일)간 사용할 경우, 1~15일은 연 12%, 16~30일은 연 10%, 31일 이상은 연 9%로 적용되어 이자를 부과한다)

각 증권사들은 매년 몇 차례씩 일반인/대학생을 상대로 모의투자대회를 열고 있다. 보통 1~2달간 이루어지는 이 대회에서 참가자들은 대차대조표를 보고 기업분석을 하는 대신 최근 뜨고 있는 테마에 편승해 종목을 선정하고 원금에 미수금을 합하여 투자를 한다. 필자 역시 이렇게 하여 이틀 만에 80% 수익률을 만든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의 역량을 분석하여 저평가된 주식을 찾는 가치투자는 쓸모없는 짓이 되어버린다.

그렇다면 왜 증권사에서는 모의투자대회를 하는 것일까? 그것은 증권사가  HTS를 통해 수익을 얻는 구조를 생각해보면 알 수 있다. 각 증권사들은 HTS를 통해 첫 번째는 앞에서 말한 신용/대출을 통한 이자로 수익을 얻으며, 둘째는 거래수수료를 받아 수익을 얻고 있다.

즉 증권사 입장에서 단기차익을 노리는 단기투자자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거래수수료를 많이 얻으며, 신용/대출을 해주면 돈을 이중으로 얻게 된다. 즉 자기 회사의 HTS를 홍보하고 더 많은 이들에게 신용/대출을 쓰도록 유도하며, 많은 단기투자자들을 만들어내기 위해 대회를 여는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은 일은 꾸준히 사회적 문제를 일으킬 상황을 야기하고 있다.

해결책은 없는가?

그렇다면 이에 대한 해결책은 없을까?

 ▲8월경 대북정상회담 소식이 전해짐과 동시에 급상승하는 이화전기 주가
 ▲8월경 대북정상회담 소식이 전해짐과 동시에 급상승하는 이화전기 주가
ⓒ 오세현

관련사진보기


▲9월 중순 대북정상회담을 앞두고 세력의 이탈과 함께 급락하는 이화전기 주가
 ▲9월 중순 대북정상회담을 앞두고 세력의 이탈과 함께 급락하는 이화전기 주가
ⓒ 오세현

관련사진보기


이에 대한 실마리는 주식시장을 움직이는 세력, 이른바 큰손이라 불리는 이들의 패턴을 보면 알 수 있다. 세력들은 한 종목에 대하여 1~3개월의 매집기간을 거쳐 관련 호재 또는 공시가 나오면 바로 상한가(+15%)를 만든다. 이 상한가를 몇 차례 만들고 조정을 거친 후 다시 몇 차례의 상한가를 만들어내는 방식을 2~3번 반복한다. 세력은 처음 매집했을 때보다 기본 3~4배에서 최대10배까지 주가를 만들고 물량을 털어낸다. 세력이 떠나고 나서의 모습은 이어지는 급락과 팔고 싶어도 팔지 못하는 상황에서 개인투자자들이 엄청난 손해를 보게 되는 것이다.

▲세력들이 주가부양을 위해 상한가에 주식을 쌓아두고 있다
 ▲세력들이 주가부양을 위해 상한가에 주식을 쌓아두고 있다
ⓒ 오세현

관련사진보기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세력들이 상한가를 만든다는 점이다. 상한가로 매수대기의 매물을 쌓아둠으로써 개인들이 매도를 안하도록 유도함으로써 적은 돈으로 주식값을 폭등시킬 수 있는 것이다. 즉 주식의 상하한가 제도(주식의 가격변화폭이 전날 종가의 +15%~-15%까지만 가능하도록 한 제도)가 손쉽게 작전을 펼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준 것이다.

현재 증권선물거래소에서는 주식가격의 상하한가 제도의 폐지 또는 개선을 고려하고 있다. 상하한가 제도를 폐지함으로써 세력의 주가조작을 막고 개인투자자들을 보호하기 위함이다. 이는 미국/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이미 도입하였으며 실제로 주가의 변동폭이 작다고 한다.

하지만 상하한가 제도의 폐지에 대한 수많은 이들의 이해관계와 많은 문제발생의 예고로 인하여 아직 결정을 하지 못한 상태이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상하한가 제도는 꼭 폐지되어야 하며 이는 개인투자자들의 신용/대출의 필요성을 낮아지면서, 개인의 파산 및 가정의 파괴를 방지하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 예상할 수 있을 것이다.


태그:#주식시장, #상하한가제도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