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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못이 참으로 잔잔하다. 바라다보고 있노라니, 저절로 마음이 편안해진다. 산란하던 정신이 진정이 된다. 파고가 높았던 여러 생각들이 시나브로 제 자리를 찾아가고 있었다. 어지럽게 난립하던 일들이 하나하나 질서를 잡아가게 되니, 그렇게 좋을 수가 없다. 마음의 평화란 바로 이런 상태를 말하는 것인가 보다.

 

잔잔한 수면 위에 바위가 솟아 있다. 물 위에 아무 것도 없었다면 그런 느낌을 받을 수 없었는지도 모른다. 밋밋한 물만이 있었다면 조화를 이루지 못하였을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물과 바위가 어우러지면서 바라보는 사람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고 있는 것이다. 자연의 오묘함을 새삼 느끼게 된다.

 

마음이 안정감을 유지하지 못하고 혼란스러운 것은 욕심 때문이다. 견물생심이라고 하였던가? 보는 것은 모두 다 가지고 싶다. 크게 필요하지도 않으면서 무조건 내 것으로 만들고 싶은 마음이 앞서는 것이다. 나에게 필요한 것인지를 생각하지 않는다. 나보다 더 소중하게 사용될 사람이 누구인지는 아예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소유욕으로 인해 겪어야 하는 고통은 크다. 그러나 욕심이 앞서다 보니, 그것으로 인해 고통이 시작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식하지 못한다. 이 얼마나 어리석은 일이란 말인가? 나에게 그렇게 필요하지도 않은 것을 단지 근사하다는 생각 하나로 가지려고 몸부림을 치는 것이다. 내 것으로 소유하지 못하여 슬픈 늪에 빠져 들어가는 것이다.

 

오관을 통해 돋보인다고 생각하면 소유욕이 발동한다. 다행히 그것을 내 것으로 취하게 되면 그 기쁨은 찰나일 뿐이다. 일단 내 것으로 만들고 나면 그것에 대한 관심은 어디론가 사라져버리고 새로운 것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순간의 만족을 위하여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다 동원하는 것은 정말 한심한 일이다.

 

소유욕이 발동하였는데, 그것을 내 것으로 만들 수 없게 되면 삶이 갑자기 불행해지고 만다. 아무런 불만이 없는 상태에서 소유욕을 채우지 못하게 되면 갑자기 고통의 늪에 빠져버리는 것이다. 그것을 가질 수 있다면 찰나의 기쁨뿐이지만, 가지지 못하게 되면 보통 문제가 아닌 것이다. 세상을 잃은 것처럼 낙담하게 되는 것이다.

 

소유욕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되면 한 번뿐인 내 인생은 온통 먹구름으로 그득 차게 된다. 소유욕이란 무서운 마법이어서 채워도 채워지지 않는 밑 빠진 독인 것이다. 채우고 나서 돌아보면 다시 비어 있고, 다시 돌아서면 텅 비어 있는 것이다. 결국 소유욕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되면 소중한 나의 삶은 불행의 구렁텅이에 빠지고 마는 것이다.

 

소중한 나의 삶을 행복으로 채우려면 순간의 삶을 사랑해야 한다. 소유욕은 극복해야 한다. 그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가지고 싶은 것이 꼭 나에게 필요한 것인지를 꼼꼼하게 따져보면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다. 거기에서 한발 더 나아가 나보다 더 소중하게 쓰일 수 있는 사람이 없는가를 생각한다면 소유욕을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다.

 

더 필요한 사람에게 양보할 수 있게 되면 다가올 미래를 사랑할 수 있다. 현재를 사랑하고 내일을 사랑하게 되면 그 사람은 행복한 사람이 된다. 한 번뿐인 내 인생, 소중한 나의 삶을 행복하게 채워갈 수 있는 것이다. 수면 위에 삐죽 내민 바위가 돋보이는 것은 바로 이런 까닭이 아닐까?

 

지금 여기를 사랑하고 나눌 수 있는 마음으로 살아가라고 말하고 있다. 공유의 아름다움을 실감하라고 강조하고 있다. 그렇게 되면 활활 타오르고 있는 욕심의 불을 잡을 수 있고, 그렇게 되면 소중한 내 삶을 행복으로 채울 수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게 된다. 변하지 않고 내 자리에서 최선을 다 하게 되면 그것으로 충분한 것이란 점을 깨닫게 된다. 연못의 바위가 그렇게 우뚝할 수가 없다.

덧붙이는 글 | 사진은 전남 백양사에서


태그:#소유욕, #안정,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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