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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성효

 

"지역갈등, 종교갈등 조장하는 경남일보 경영진은 사퇴하라."

"지역 정론의 역할을 저버리고 공정성을 잃은 경남일보는 공개 사과하라."

 

승려와 불자 300여명이 16일 오후 비가 내리는 가운데 경남 진주 상평동 소재 경남일보사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진주사암연합회(회장 혜일 스님)를 비롯한 불교 단체는 '경남일보 종교편향 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이날 집회를 열었다.

 

이들이 경남일보에 항의하고 나선 직접적인 이유는 '극동방송 진주중계소 설치 10만명 서명운동' 때문이다. 이 신문은 지난 3일 사고를 통해 서명운동에 주최단체로 참여한다고 밝혔다.

 

진주사암연합회 등 단체 대표들은 지난 7일 진주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남일보 구독거부' 등을 벌일 것이라고 밝혔다. 그 뒤 10일 정도 지났지만 경남일보가 서명운동 주최단체를 철회하지 않자 승려와 불자들이 이날 집회를 벌인 것.

 

이들은 이날 경남일보사 앞 왕복 4차선 도로를 사이에 두고 인도와 남강둑에 천막을 쳐놓고 집회를 벌였다. 대책위원장인 혜일 스님은 경과보고와 대회사를 통해 "이 같은 상황은 경남일보사가 만든 것"이라며 "기독교 선교방송 중계소를 위한 서명운동을 주최한다는 것은 지역정론지로서는 있을 수도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혜일 스님은 "지난 6개월 사이 경남일보는 진주시와 갈등을 빚었는데, 하루 이틀 하다가 말 것으로 여겼다"면서 "경남일보에서 지역 발전에 저해하는 기사를 신물 나게 봐왔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경남일보 구독거부 서명지를 350부 받아놓았는데, 그래도 며칠 있으면 바로 잡아질 것으로 보고 제출하지 않았다"며 "이제는 더 이상 참을 수 없다"고 말했다.

 

또 그는 "목사나 기독교인이 극동방송 중계소 설치를 위해 서명운동을 벌인다면 이해하고 그들은 그 방송을 청취할 권리가 있다"면서 "그런데 언론사가 종교편향이어서는 안된다"고 덧붙였다.

 

"특정종교 교세 확장에 앞장서는 건 용납 안돼"

 

이날 대책위는 유인물을 통해 "지역의 대변지이며 정론지로서 공익을 위하여 역할을 해 왔다고 인정받던 경남일보가 종교편향적으로 특정종교의 교세 확장에 앞장서고 있는 것은 절대로 용납될 수 없는 것"이라며 "근간에 진주시와 시민단체, 그리고 언론단체와 끊임없이 부딪히면서 자사의 이익을 대변하는 듯한 이전투구형 대응방식으로 지역민 상호 간에 불신을 조장시키면서 지역 이미지를 실추케 하는 등 언론이 가야할 정도를 벗어난 행위로 인해 비난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책위는 이날 '경남일보 경영진 사퇴'와 '종교편향행위 공개사과'를 요구했으며, 이것이 관철되지 않을 경우 집회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대책위는 구독거부운동뿐만 아니라 광고거부, 광고된 물품의 불매운동 등을 벌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집회를 마친 뒤 승려들은 경남일보사 사무실 안으로 들어가 목탁을 두드리며 항의하기도 했다. 승려들은 경남일보사 김흥치 회장으로부터 '황인태 사장의 사퇴'와 '17일자 1면 사과문 게재' 등의 약속을 받아낸 뒤 경남일보사에서 나왔다.

 

경남일보는 지난 3일 사고를 통해 "서부경남 일원에 극동방송이 전해질 수 있도록 진주에 중계소 설치를 추진하기로 하고, 이를 위해 이 지역의 주민 10만 명의 서명운동을 전개하겠다"면서 "중계소가 설치되면 이 지역의 100만 주민들에게 수준 높은 기독교 방송이 전파될 수 있어 새로운 종교문화의 창출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태그:#경남일보, #극동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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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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