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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운하백지화국민행동'과 '(사)물포럼코리아'가 마련한 '금강운하 이래도 찬성하시겠습니까?' 공개 강좌가 23일 대전 중구 문화동 기독교연합봉사회관에서 열렸다.
 '금강운하백지화국민행동'과 '(사)물포럼코리아'가 마련한 '금강운하 이래도 찬성하시겠습니까?' 공개 강좌가 23일 대전 중구 문화동 기독교연합봉사회관에서 열렸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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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의 한반도대운하 건설 계획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금강운하'에 대해 알아보는 시민공개강좌가 23일 열렸다.

이 강좌는 대전·충남·북·전북 등 금강유역 135개 시민·환경단체로 구성된 '금강운하백지화국민행동'과 '(사)물포럼코리아'에서 4주에 걸쳐 마련한 시민대상 공개강좌다.

23일 밤 대전 중구 문화동 기독교연합봉사회관에서 열린 첫 강좌에서는 대전대 토목공학과 허재영 교수가 '토목공학자도 이해할 수 없는 운하'라는 주제로 강의에 나섰다. 그는 한반도대운하를 반대하는 대전충남교수모임의 회장이기도 하다.

허 교수는 이날 "한반도대운하가 건설되면 토목공학을 전공하는 제자들의 일자리도 늘어나고, 토목공학자에게는 일거리도 떨어질 수 있어서 이를 반대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라는 말로 강좌를 시작했다.

"강수량 변동 폭이 커 주운자체가 곤란할 수도"

허 교수는 이날 강좌에서 ▲ 주운가능 유량확보에 따른 문제 ▲ 운하영향권의 취수유량 ▲ 운하건설이 수질에 미치는 영향 ▲ 취수량의 문제 ▲ 강변여과수에 대한 검토 ▲ 홍수의 안전성에 대한 검토 등 6가지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허 교수는 우선 '주운가능 유량 확보에 따른 문제'에 대해 "내륙수운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연간 강수량의 변동 폭이 적어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이 연간 강수량의 변동 폭이 커서 경우에 따라서는 주운자체가 곤란한 경우도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것은 교통수단으로서의 기능을 잃어버리는 것이라 할 수 있다"며 "우리나라의 경우, 강우의 분포형태가 수자원의 이용면에서 매우 불리하다는 점은 일반적으로 알려진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운하가 비교적 잘 발달되어 있는 독일(베를린), 영국(런던), 프랑스(파리)와 한국(서울)을 비교해 보면, 한국은 연강수량이 유럽에 비해 매우 풍부한 편이지만, 5월-9월의 5개월간 78%의 강우량이 집중되는 반면, 유럽은 연중 고르게 분포하고 있다"며 "이 점이 홍수에 대한 치수와 비홍수기에 대한 이수의 어려움을 가중시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유럽과 한국의 강수량 분포 비교표
 유럽과 한국의 강수량 분포 비교표
ⓒ 허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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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 교수는 또 "1960년대 이후 가뭄과 홍수가 증가하는 추세이고, 1990년대에는 대홍수와 극심한 가뭄이 빈발하고 있다"며 "따라서 이로 인해 운하를 이용할 수 없는 날이 많아진다면, 물류수송에 대혼란이 일어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운하 영향권의 취수 유량'에 대해 "우리나라의 상수도 취수는 76.6%를 경부운하의 영향권에서 취수하고 있다"며 "이는 경부운하의 건설이 상수원수 공급에 미치는 영향을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일 경부운하 구간이 오염된다면 어떻게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상수도 취수시설 및 취수량 현황
 상수도 취수시설 및 취수량 현황
ⓒ 허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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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수갑문 설치로 하상토사 이동 차단...저수구간 수질 나빠질 수밖에 없어"

'운하건설이 수질에 미치는 영향'과 관련해서는 "경부운하는 지형특성상 하상의 경사가 급하기 때문에 다수의 배수갑문 설치가 불가피하며, 따라서 배수갑문사이의 저수구간은 댐 저수지에서 보는 바와 같이 부영양화로 인한 수질악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한 "운항수심의 확보를 위해 하상 퇴적토사를 준설하게 되면, 생태계의 변화가 필연적으로 발생할 것이고, 준설 시 퇴적 오니(汚泥 더러운 흙)의 부상으로 인한 수질 악화도 간과할 수 없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배수갑문 설치로 인하여 하상토사의 이동이 원천적으로 차단되므로, 운하가 설치된 후에는 준설의 필요성은 거의 없어질 것이며, 이러한 경우 오염된 최적 토사의 준설도 하지 못하게 되어 결국 저수구간의 수질은 갈수록 나빠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밖에 '홍수의 안정성'에 대해서도 "경부운하를 위하여 설치하는 주운보 14개소, 갑문 19개소 등은 물을 가두어 두는 시설이므로, 거의 항상 물을 채워두는 저수지 역할을 할 수 밖에 없는 시설"이라며 "이는 홍수가 발생할 경우, 운하용 수로는 홍수조절기능을 담당할 능력을 이미 상실한 상태이기 때문에 홍수에 의한 범람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대전대 토목공학과 허재영 교수.
 대전대 토목공학과 허재영 교수.
ⓒ 오마이뉴스 장재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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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한반도대운하 구상에서는 홍수에 대한 위험에 대해 언급하지 않고, 오히려 하상을 6m 수심이 유지되도록 준설하고 제방을 높게 쌓으면 홍수에 대한 안정성이 증가한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그러나 제방을 높게 쌓으면 더욱 정체수역이 늘어나고, 생태계의 단절이 심화되며, 재해 발생시에 그 만큼 재해규모도 증가한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허 교수는 끝으로 "저는 한반도대운하에 대해 반대라는 말은 하고 싶지 않다"며 "다만, 지금까지 지적한 문제점들이 해결된다면 운하를 해도 상관없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해소되지 못한다면 절대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명박 대통령은 CEO 출신이라서 그런지 많은 사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밀어붙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많은 수의 사람들이 단결해서 한마음으로 문제점에 대해 지적하고 대응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한편, 금강운하백지화 국민행동이 마련한 이번 시민강좌는 오는 30일 '제2강 운하로 사라지는 것들(생태지평 박진섭 부소장)', 5월 7일 '제3강 운하건설 과연 지역경제 살릴 수 있나?(세종대 변창흠 교수)', 5월 14일 '제4강 운하로 사라지는 금강의 역사 문화(황평우 문화연대위원장)' 등의 일정으로 매주 수요일 밤 4주 연속 열릴 예정이다.


태그:#금강운하, #한반도대운하, #허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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