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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시우행'(虎視牛行 )이라는 사자성어가 있다. 풀이하면 판단과 생각은 호랑이처럼 예리하게, 삶은 소처럼 신중하고 우직하게 살아간다는 말이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는 첨단 시대엔 좀 어울리지 않는 말이다.

특히 소처럼 우직하고, 신중한 행동은 '빠름'만을 강조하는 사회와 조직에서 호시는 모르겠지만 우행은 달갑지 않는 삶의 방식이다. 하지만 호시우행이 2008년 한국 사회에서는 매우 필요한 삶의 방식이라는 생각을 한다.

중학교 3학년 때부터 안경을 끼기 시작했는데 지금은 시력이 너무 떨어져 안경을 벗으면 2미터 앞에 있는 아내 얼굴도 잘 구별할 수 없다. 안과 전문의 말에 따르면 퇴행성이라 조금 나이 든 후에는 시력을 완전히 잃을 수도 있다. 눈은 사물을 보는데 매우 중요하므로 갈수록 떨어지는 시력을 생각하면 답답하기 짝이 없다.

시력이 떨어지면서 겪는 고통은 매우 크다. 밤에는 운전할 때는 매우 불편하고 만약 비오는 밤은 부모님이 돌아가시는 것과 같은 급박한 일이 아니면 아예 운전을 하지 않는다. 눈은 우리가 삶을 살아가는데 어느 것보다 중요한 역할을 한다.

사회에서 세상을 보는 눈은 '언론'이다. 사람들은 언론을 통하여 세상을 본다. 자기가 사는 동네는 사람들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소문을 통하여 세상을 보지만 더 넓은 세상은 언론을 통하여 볼 수밖에 없다.

옛날에는 신문과 TV를 통하여 보았지만 요즘은 인터넷 언론과 포털을 통하여 세상을 본다. 세상을 보는 방법이 다양해졌지만 결국 '언론'이다. 그러므로 세상을 눈인 언론이 정확하게 보고, 판단할 책임이 있다.

호랑이 눈은 사냥감을 찾아서 공격한 후, 자신의 배고픔을 해결하는 보배로운 몸의 지체이지만 사냥 대상에게는 생명을 빼앗는 흉기일 뿐이다. 같은 눈이지만 생사를 가름 하는 양면성을 띠고 있다.

그런데 언론은 예리한 눈을 가졌지만 호랑이 눈처럼 양면성을 지니면 안 된다. 언론은 권력집단을 감시하는 감시자 역할을 해야지 호랑이처럼 예리한 눈을 자기 배고픔을 해결하는데 사용하면 안 된다.

오직 권력집단 감시자로서 권력이 잘못했을 때 시민들에게 그 사실을 낱낱이 밝히는 책임만이 언론이 가진 호시다. 언론이 가진 호시를 2008년 권력집단은 자신들을 감시하지 못하도록 모든 방법을 다 동원하고 있다.

권력집단을 감시하는 호시로서 언론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할 때, 그 권력집단은 자신들이 하고 싶은 일은 할 수 있겠지만 그 사회는 죽은 사회가 된다. 죽은 사회가 되지 않게 하는 길은 언론이 호시를 한시도 포기하지 않고, 권력집단을 감시해야 한다.

권력집단이 감시자 역할을 방해하면 할수록 더 예리한 눈으로 감시하여 시민들에게 그들의 치부와 잘못 된 행동을 낱낱이 밝혀내어 알려주어야 한다. 언론이 가야할 중요한 삶의 방식이다.

'우행'이라는 말은 소처럼 행동한다는 말인데 자기의 이익을 위한 행동이 아니라 옳은 길을 우직할 정도로 바르게 간다는 의미다. 소는 참으로 우직하다. 소는 다른 생명을 탐하지 않는다. 묵묵히 자기 할 일을 할 뿐 남의 것을 탐하여 자기 것으로 만드는 삶을 살지 않는다.

우리 언론은 감시자 역할을 하지 못하게 하는 권력집단의 탄압에 묵묵히 자기 갈 길을 가야 한다. 그들이 탄압을 강하게 하면 할수록 흔들리지 말고, 가야 한다. 탄압하면 할수록 더 우직하게 저항하고, 언론 자유를 위하여 싸워야 한다.

언론이 묵묵히 권력집단 눈치를 보지않고, 간다면 권력집단은 그 생명이 짧다. 견디면 이긴다. 그 이김이란 언론자유를 지켰다는 것이고, 시민들에게 진실을 보도했다는 의미이다.

이명박 정권이 자신들 감시하는 예리한 눈을 빼앗고, 묵묵히 저항하는 삶을 모두 빼앗기 위하여 승부를 걸었다. 언론은 패배하면 안 된다. 패배하면 시민들이 호흡할 공간이 없다. 진실은 밝혀질 수 없으며, 사회는 진보할 수 없다.

시민이 호흡을 제대로 할 수 없고, 진실을 밝힐 수 없으며, 진보없는 사회가 어찌 살아 있는 사회라 할 수 있겠는가? 언론에게 엄혹한 시절이 왔다. 하지만 이 엄혹함을 이길 수 있는 힘은 언론이 먼저 가져야 한다.

권력 앞에 먼저 무릎꿇는 일은 있을 수없다. 진실을 왜곡하는 타협을 있을 수 없다. 진실을 왜곡하고, 권력집단과 타협하는 이미 언론이 아니다. 언론이면서 언론자유를 침해하는 권력집단을 옹호하는 언론이 자신들을 '언론'이라고 말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며, 스스로 나는 '언론'이기를 포기했다는 선언이다.

언론이여, 호랑이 눈처럼 예리한 눈으로 권력집단을 감시하고, 소처럼 우직함으로 언론이 가야할 길을 가시라. 그래야 '언론'이라 말할 자격이 있다.


태그:#호시우행, #언론이 가야할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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