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천고마비(天高馬肥)의 계절 가을이다. 하지만 횡성에서 만큼은 천고우비(天高牛肥)라는 말이 더 어울릴 듯 싶다. 맑은 물과 공기의 청정지역에서 자라난 명품 한우가 자리메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횡성을 대표하는 먹을거리이자 특산품인 한우의 브랜드화를 위한 한우축제가 올해도 성황리에 개최됐다.

 

지난 10월 16일부터 20일까지 횡성읍 섬강둔치 일대에서 ‘2008횡성한우축제’가 열렸다. 당초 100만 명의 관광객이 몰릴 것이라 예상했던 행사 관계자들은 이를 훨씬 뛰어넘은 170만 명의 관광객이 행사장을 찾아 행복한 비명을 질렀다. 지역축제를 넘어 전국축제라는 말이 걸맞을 만큼 이번 행사장에는 전국 각지에서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가족단위는 물론이고 연인이나 친구들끼리 삼삼오오 모여 신선한 공기와 청명한 가을 하늘 아래서 보기만 해도 군침 넘어가는 한우와 함께 가을날의 추억을 만드는데 여념이 없었다.

 

이번 행사를 지휘한 윤세종 한우축제위원장은 한우가 다른 지역보다 이름난 까닭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맑고 깨끗한 공기와 물 때문"이라고 답했다. 더불어 "한우들이 봄부터 여름 내도록 무공해 천연사료를 먹고 방목되기에 소들이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자라서 육질이 다른 지방 소들에 비해 뛰어나다"며 "거기다가 횡성군민들의 정교한 소 사육 기술이 더해져 그 맛이 일품이다"고 횡성 한우의 우수성을 강조했다.

 

또한 "군에서 전 행정력을 한우 지원에 쏟고 있다. 한 마디로 한우에 승부를 걸고 있는 셈이다. 수소 정액과 사료 제공 등 연 6억 원 가량을 지원하고 있다. 수송아지는 생후 5~6개월이 지나면 군에서 모두 거세시켜주기에 수소도 모두 맛좋은 암소 고기가 된다."며 횡성군의 행정지원이 한우의 품질을 우수하게 만드는 하나의 원동력이라 말했다.

 

한우축제는 한우를 알리고 그 맛을 전하는 전도사 역할은 물론이고 지역 문화를 발전시키는 장으로도 활용된다. 이번 행사장에는 한우는 물론이고 안흥 찐빵, 더덕과 같은 지역 특산물들이 곳곳에 배치돼 관광객들의 눈과 입을 만족시켰다. 또한 다양한 전통 문화공연들이 펼쳐지며 어른들에게는 옛 시절의 향수를 느끼게 하고 아이들에게는 살아있는 역사공부의 현장으로 작용한 것이다. 더불어 시골 장터에서 볼 수 있는 볼거리와 먹을거리들이 행사를 더욱 풍요롭게 만들었다.

 

김상현(44·부산) 씨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축제에 참여했다"며 "품질 좋은 한우를 싼 값에 직접 맛보고 더불어 다양한 볼거리와 먹을거리가 산재한 축제이기에 가족과 함께 오랜만에 나와 마음껏 즐기다 간다"고 말했다. 김 씨는 내년에도 꼭 다시 횡성을 찾겠다는 다짐을 보였다. 진중언(30·강릉) 씨는 "강원 도민으로서 이러한 축제가 성황리에 벌어지는데 자부심을 느낀다"며 "한우축제가 지역 축제를 넘어 전국 축제로 인정받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축제로 자리 잡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우축제장 안에는 체험행사장과 함께 횡성군의 시정 및 한우축제의 역사 등을 살펴볼 수 있는 홍보관이 마련돼 관광객들의 좋은 반응을 이끌었다. 특히 가족 단위의 관광객들의 방문이 주를 이루었다. 김정희(55·서울) 씨는 "도시에서 자라나는 아이들에겐 소가 그저 텔레비전에서나 볼 수 있었던 동물이다"며 "이렇게 직접 보여주는 살아있는 교육은 아이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앞서 말했듯이 이번 행사에는 170만 명의 사람들이 다녀가는 성황 속에 한우 공급이 차질을 빚기도 했다. 당초 예상보다 많은 사람들이 행사장을 찾았기에 준비한 물량이 부족했던 것이다. 한우를 구입하기 위해 30분 이상 기다려야 했음은 물론이고 그 기다림 속에서도 물건이 동나 구입하지 못한 이들이 발을 동동 구르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살펴볼 수 있었다.

 

김옥희(60·수원) 씨는 "횡성 한우를 맛보려고 아침 일찍 출발했는데 정작 한우는 구입하지 못했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처럼 예상 밖의 호응에 행사 관계자들은 "올해도 판매소를 4개나 설치했지만 예상을 뛰어넘는 많은 인파로 인해 그냥 발길을 돌린 관광객이 상당수 있었다"며 "내년 행사에서는 관광객들이 이러한 불편을 겪지 않도록 물량을 충분히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횡성한우축제는 이번 행사의 호응에 힘입어 대한민국 대표축제 선정에 재도전한다.  횡성군은 문화체육관광부가 해마다 전국의 축제를 대상으로 선정하는 대한민국 대표축제에 재도전할 계획이라고 21일 밝혔다. 세계적인 축제 양성을 위해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정하고 있는 대한민국 대표축제는 예비, 유망, 우수, 최우수 대표축제로 나뉘며 강원도 내에는 양양송이축제와 춘천마임축제가 최우수 축제로, 정선아리랑제가 예비축제로 각각 선정됐다. 예비축제로 선정되면 3500만원의 국비지원이 이뤄지며 유망은 7000만원, 최우수 3억원, 대표축제는 10억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

 

횡성한우축제는 3회 때부터 대한민국대표축제에 도전해 왔으나 3, 4회 연속 탈락했으며 5회 대회 때도 예비축제 등에 들어서지 못하면 대한민국 대표축제에 도전할 자격을 박탈당한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일부 평가위원들이 횡성한우축제의 명칭 변경을 요구하고 있어 쉽지만은 않을 것 같지만 올해부터는 먹을거리 축제에서 탈피해 다양한 볼거리와 공연을 넣는 등 변신을 꾀한 만큼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횡성한우축제는 지난 7월 한국자치발전연구원이 주최하고 행정안전부와 한국지방자치학회 등이 후원한 '대한민국 대표축제 대상' 지역특산물 부문에서 대표축제로 선정됐다.

 

윤세종 위원장은 "횡성한우축제를 찾아주신 전국의 모든 관광객에게 감사드린다"며 "올해 축제를 치르며 나타났던 문제점을 개선해 내년에는 더욱 감동을 주는 축제로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더불어 한규호 군수는 "횡성군민의 농심과 인심을 나눌 수 있었던 어울림의 한마당이었다"며 "이번 행사를 통해 다시 한 번 횡성 한우의 우수성을 알릴 수 있었던 만큼 대한민국 대표축제 선정은 물론이고 세계를 향해 도약하는 브랜드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고 밝혔다.

 

아직 횡성한우축제가 공식적으로 전국 축제의 자격을 얻지는 못했지만 170만 명의 관광객들이 이 행사의 가치를 증명해 준다. 횡성 한우의 우수성을 바탕으로 한우 축제를 통해 브랜드화를 한다면 전국 축제의 위상은 물론이고 더 나아가 대한민국을 대표해 세계로 뻗어가는 우리만의 명품 축제로 자리메김 할 수 있을 것이다.


태그:#횡성한우축제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