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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시리 마을 축제 현장
ⓒ 오명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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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화성하면 떠올리기 싫은 추억이 있다.

 

지금도 유효한 추억인지 아니면 잊혀져가는 추억인지는 아직은 모르겠지만 지난 25일(토)에 아름다운 추억을 간직하고 농촌마을을 살리기 위한 마을축제가 있어 찾아가봤다.

 

화성시 시2동에 위치한 가시리마을.

 

교통이 조금은 불편한 이곳을 찾아가기 위해 안산에서 택시를 탔고 가는 중에 택시기사와 대화를 나눴다.

 

"화성하면 안좋은 곳으로 알려져 마음이 아프다"며 "산들이 많아 산을 넘는 도로가 많을 뿐만 아니라 어두움 밤거리가 아마도 그런 끔찍한 사건이 일어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고 말하면서 "하루빨리 화성시가 나쁜 이미지에서 벗어났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본 기자도 이러한 것을 알고 있기에 마을축제 현장에서 더욱 멋지고 아름다운 모습을 담아오리라 다짐하며 찾아갔다.

 

가시리 마을에 도착하니 오전 9시. 아직은 이른 아침이었지만 화성 YMCA에서 나온 봉사자들과 지역 주민들은 분주하게 움직이며 손님 맞이에 여념이 없었다.

 

오전 9시 30분경. 첫 버스가 도착했다. 한화그룹 계열사 직원들과 대한생명 임직원들이 탄 버스였다.

 

알고보니 이 행사를 위해 한화그룹 사회봉사단에서 농촌살리기 일환으로 후원했고 그 직원들도 참여시킨 것이었다.

 

10시가 가까워지자 한화그룹 임직원 가족 약 200여명, YMCA 회원 가족 약 200여명, 기타 일반시민 가족 400여명 등 총 800여 명이 모였고 도착과 동시에 명찰을 부착한 가족들은 마을을 잠시 둘러본 뒤 논두렁에 준비된 체험장소에서 체험활동을 가졌다.

 

부모세대는 거의 알고 있는 '뻥튀기' 체험장에서 아이들에게 오래 전에는 간식거리가 없어서 이렇게 튀긴 것을 간식으로 먹었다며 설명하기에 바빴다.

 

또한 '달고나' 체험장에서는 연탄불에 국자 위에 설탕과 소다를 붓고 젓가락으로 휙휙 저으며 녹이고 있었고 아이들은 마냥 신기한 듯 여러가지 모양을 만들어 시식하며 좋아했다.

 

논두렁에서는 '벼'를 벤 뒤, 직접 탈곡기를 통해 탈곡도 해보고 짚을 지게에 올려놓고 한발 내딛자 마자 이내 균형을 잃어 떨어 뜨리기도 했다.

 

그리고 친환경 농법임을 알 수 있듯이 논두렁에 미꾸라지가 살고 있었고 바구니를 넣고 올리면 미꾸라지들이 금세 잡혀 올라왔고 이내 불 위에 올려놓고 구워먹기도 했다.

 

동탄시에서 온 한동경 씨는 "사실 논두렁에서 미꾸라지를 잡는다고 해서 다른 곳에서 구해 온 후 풀어놓고 잡는 줄 알았다"며 "논두렁에서 미꾸라지가 나올 정도로 친환경 농법이라 아주 좋다"고 말했다.

 

자원봉사자로 참가한 이영희 씨는 "어렸을 때 논두렁에서 비가온 뒤에 미꾸라지가 있었고 이것을 잡아 먹기도 했는데 옛날 생각이 난다"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미꾸라지를 그 자리에서 시식한 한 어린이는 "약간 비린내가 난다"고 말한 뒤, "탄 곳은... 맛이 없다"고 대답하기도 했다.

 

본 기자가 어렸을 때 봤던 계란집. 도시에서 살았던 일부 학부모도 처음 본다는 계란집을 보고 주민 어르신이 짚으로 만드는 법을 알려줬고 이내 만들어 보지만 쉽지만 않다.

 

주민 어르신은 "옛날에는 집에서 닭 서너 마리를 키우면서 달걀이 나오면 먹지않고 놔뒀다가 장에서 팔기도 했다"며 "그 때 운반하기 좋고 깨지지 말라고 만들었던 것이다"고 말했다.

 

그만큼 그 당시에는 계란이 귀한 음식 재료 중에 하나였음을 깨닫게 하는 대목이다.

 

마을회관 옆에서는 두부 만드는 과정과 순두부를 먹는 등 큰 관심거리의 대상으로 체험자들이 모두 모인 듯 보였다.

 

즉석에서 만든 두부를 이내 담아갔고 부모들은 즉석해서 나온 두부에 아이들과 나눠먹으며 매우 행복해 하는 표정이었다.

 

서울 목동에서 왔다는 백수련 씨는 "두부 만드는 것을 처음봤고 즉석에서 먹어 볼 수 있어 너무 좋고 너무 맛있다"는 말로 자녀들과 나눠먹기도 했다.

 

고구마캐기 체험에서는 제법 큰 고구마가 마구 나오자, 아이들은 감탄사를 연발했고 심지어 쌍고구마에 호박만한 고구마까지 나오기도 했다.

 

서울에서 온 전민수씨는 "우리가 매일 마트에서만 사먹고 해서 잘 모르는 농촌의 실정을 알리고 싶어 데리고 왔다"며 "농촌의 할아버지들이 얼마나 힘들게 농사를 지어 파는지를 알려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렇게 오전내내 체험활동을 하고나니 어느덧 점심시간이 되어 가시리 마을에서 나온 쌀과 김치로 점심을 먹은 후 알타리로 김치를 담그는 체험과 호박죽을 만들어 먹고 있는 사이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결국 쌀쌀한 날씨로 인해 가족들은 아이들 걱정에 이내 떠났고 결국 오후 체험행사와 공연을 하지 못한 채, 아쉬움을 뒤로하고 이날 행사는 이렇게 마쳤다.

 

이 행사를 위해 물심양면으로 노력한 화성 YMCA 강영덕 사무총장은 "가시리 마을과 인연을 맺고 지난 2006년부터 시작해 올해로 3년 째 해 오고 있다"며 "친환경 마을만들기를 통해 농민과 도시민이 함께 어울리며 상생하자는 취지로 준비했다"고 말했다.

 

한편, 가시리 마을은 30여 년간 개발제한구역으로 지정돼 공장, 축사 등의 오염원이 전혀 무공해, 청정한 환경을 자랑한다.

 

가시리라는 뜻은 액운과 귀신을 막아준다는 가시나무인 엄나무의 가시와 마을의 형태가 숟가락 같다고 붙여진 사리의 합성어로 이 말에는 약 100여 가구에 200여 명이 살고 있다.

 

가시리 마을축제는 화성 가시리마을 축제 추진위원회에서 주최하고 가시리정보화마을, 화성 YMCA, 한국 YMCA전국연맹에서 주관한 행사로 (주)한화그룹과 화성시에 후원했다.

 

특히 한화그룹은 지난해 창립 55주년을 맞아 사회봉사단을 새롭게 구성해 농촌살리기 일환 사업을 전개함과 동시에 많은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고 전한다.

덧붙이는 글 | 서울방송 유포터, 판도라tv, 다음블로그


태그:#경기도 화성, #가시리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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