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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각 지방자치단체에 지방공무원을 줄이라고 했다가 다시 공무원 신규채용을 늘리도록 권고해 지자체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지난달 25일 전국 시․도 인사담당 국장 회의를 열고 청년 실업을 해소한다며 내년 지방공무원 신규 채용을 최근 10년 평균 규모로 선발하도록 권고했다.

 

행안부는 2009년도 지방공무원 신규 채용규모를 당초 1천5백명에서 4천2백 명으로 늘렸다. 하지만 지난해 9천3백명 채용에 비하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정부는 지난 5월 작은 정부 원칙에 따라 지방 공무원의 정원을 만 명이나 줄였다. 지자체는 반발했지만 정부는 교부금삭감 등의 불이익을 내세워 정원감축을 밀어붙였다. 6개월 만에 정부 정책이 180도 뒤바뀐 셈이다.

 

지방공무원을 줄이라는 행안부의 권고에 따라 충북지역 12개 지자체는 389명을 감축하도록 관련 조례를 개정했다.

 

충북도는 8일 162명의 공무원을 신규 채용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전국 16개 시․도 중 10위를 차지하는 채용 인원이며, 2008년에 521명을 선발한 것에 비해 359명이 줄어든 규모다.

 

정부 정책이 뒤바뀐 것에 대해 충북도 관계자는 "정원을 줄이는 것 자체가 문제가 있었다"고 전제하고 "국가에서 추진하던 사무가 도로 이관되는 등 업무가 폭주하는 실정으로 오히려 정원을 늘여야 하는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이 관계자는 또 "도를 비롯해 각 시군이 어려움을 호소하는 상황에 어렵게 정원 감축을 추진한 걸로 알고 있다"며 "정부에서 추진하는 정책이 일관성이 없어 행정 추진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뽑아 놓고 채용하지 못하는 인원에 대한 대책도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충북에는 247명이 임용 대기 중이다.

 

충북도내에서 정원을 가장 적게 줄인 음성군의 경우 지난 11월 3일 행안부 관계자 3명이 음성군을 직접 방문해 더 줄이도록 압력을 행사했다. 혁신도시 건설과 행정 서비스 욕구 증가로 업무가 급격히 늘고 있는 음성군은 울며 겨자 먹기로 정원을 더 줄일 계획이다.

 

김재학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음성지부장은 "신규 공무원의 채용 규모는 시․군의 여건에 따라 결정돼야지 정부에서 일방적으로 채용규모 늘리라 마라 지시할 수는 없는 일"이라며 "채용 규모를 결정하기 위해선 정확한 조직진단이 선행돼야 한다"고 충고했다.

 

한편 전국적으로 6천 4백 명이 올해 공무원 시험에 합격하고도 임용되지 못하고 있다. 내년 채용인력까지 합하면 임용대기자는 무려 만 명에 이른다. 상황이 어려워지자 정부는 임용 대기자들을 수습직원으로 임시채용하고 1년 6개월 뒤에 정식 임용하는 대책을 급하게 마련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충청일보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공무원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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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아이의 아빠입니다. 이 세 아이가 학벌과 시험성적으로 평가받는 국가가 아닌 인격으로 존중받는 나라에서 살게 하는 게 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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