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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은 한국 언론 위기의 상징이다." 

"YTN 사태에 정부 책임 있다."

 

지난 15일 새벽에 입국, 이틀동안 YTN 사측과 노동조합, 방송통신위원회, 국회, 언론단체 인사들을 두루 만나며 이른바 'YTN 사태'에 대한 예비 실사를 벌인 에이든 화이트 국제기자연맹(IFJ) 사무총장은 이렇게 주장했다.

 

에이든 총장은 17일 오전 9시 30분 프레스센터 19층에서 열린 실사 결과 발표 기자회견에서 "YTN 사태에 정부 책임이 있으며 특히 정부가 언론에 대해 영향력을 행사하려 한다는 점을 염려한다"며 "정부는 언론 자유를 보장한다는 성명을 발표해 YTN을 둘러싼 우려를 불식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기자회견에는 이희용 한국기자협회 상임 부회장과 마이클 우 국제기자연맹 아시아 태평양 상임위원이 배석했다.

 

에이든 총장은 "YTN 사측이 사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어 실망스럽고 이같은 좋지 않은 결과가 있기까지 사측의 책임이 크다"면서 "YTN의 전문성과 독립성에 대해 사측이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가디언> 등의 매체에서 20여 년간 기자로 활동한 뒤 1987년부터 사무총장을 맡아 전 세계를 돌며 언론자유 현실을 목격해 온 에이든 총장은 "세계적으로 봤을때 노조가 임금 문제, 노동 문제가 아닌 민주적이고 구조적인 절차에 대해 이런 활동을 펼친 것은 이례적"이라며 "사측은 노조의 동기를 존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에이든 총장은 오늘 기자회견에서 "해고자 전원 복직과 편집권 독립 명문화"를 주문하며 '협상'과 '대화'를 강조했다.

 

실사 결과 발표문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YTN 노사가 협상을 재개해야 한다. 사측과 노측이 같이 노력해야 한다. 노측은 실사단에게 (사측과) 무조건적인 대화를 열겠다고 했고 사측 역시 같은 말을 했다. 구본홍의 재신임, 재임명 이슈는 언론 독립성, 언론 권익보다는 덜 중요하다고 본다. 상식에 기반해 사태 해결을 위해 노력하라.

 

YTN 해직기자들의 징계가 철회되고 복직이 이뤄져야 한다. 편집 독립권을 마련해 새로운 조직 문화를 만들겠다는 내용이 포함된 노사 공동 성명을 발표해야 한다. 노측과 사측이 같이 추천할 수 있는 제3자를 개입시켜야 한다.

 

하지만 적어도 3개월 정도의 냉각기를 줘야 한다. 그 이유는 양쪽 노사의 관계 회복을 위해서다. 노사간의 신뢰 다시 원상회복될 수 있다. 그리고 지금이 독립적인 언론 구축에 있어 가장 적절한 때다. 지금이야말로 YTN 미래위해 대화를 통한 미래 구축에 합의할 때다. 구 사장과 노조가 눈과 눈을 맞대고 대화할 단계는 아니어도, 양측 모두가 이런 약속을 할 시점에는 도달해야 한다.

 

국제기자연맹은 앞으로도 YTN 노조를 지원할 것이지만 사측도 신뢰감을 보여줬다. YTN 사태는 현재 한국이 안고 있는 언론 위기의 상징이다. 진정으로 언론을 존중하는 상황에서만 해결될 수 있다."

 

YTN 사태에 쏠린 여론을 반영하듯 오늘 기자회견에는 국내 신문 방송 뿐 아니라 로이터, CBS, APTN, 일본 TBS 등 외신까지 취재에 합류해 관심을 보였다.

 

에이든 총장은 기자들과의 일문일답을 통해 "언론에 대한 한국 정부의 입장이 진일보 하지 못하고 후퇴하는 게 아닌가 싶어 염려한다"면서 "YTN 사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국제기자연맹은 대단히 실망할 것이며,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음은 국내외 기자들과의 일문일답

 

- 구본홍 사장 재신임 문제를 거론했는데, 어떤 절차가 바람직하다고 보나?

"구 사장측에서 찬반 보팅(투표)를 제안했다. 선제 조건은 편집 독립권이 보장되어야 하고 YTN의 건전한 미래가 존중되는 것이다. 합의가 이뤄진 다음에 찬반 투표를 할 수 있을 것이다. 투표는 구씨 측에서 먼저 제안했다.

 

노사 합의에 기반을 둬서 사태가 해결된 후 구 사장 재임명이 이뤄지는 게 좋을 것이다. 노사가 구 사장의 합법성을 둘러싼 견해차가 너무 크다. 국제기자연맹은 구 사장을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YTN 노측의 입장도 존중하고, 구 사장 임명은 적법한 절차에 의해 이뤄졌기 때문에 정당하다는 사측 의견도 존중한다. 이 견해차가 넓다. 이걸 좁히는 조건은 해직 기자들 복직, 편집 독립권 보장 등이다."

 

- 노사가 함께 추천하는 '3자 개입'이 필요하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무슨 말인가?

"신뢰를 회복하자는 거다. 벌써 YTN 사태가 153일 동안 진행되고 있다. 대화재개를 위해 3자가 개입하자는 거다. 초기에 노사 양측 사이에 분쟁을 끝냈으면 좋았을텐데 그렇지 않았다. 단지 이는 실사단의 제안일뿐이다. 가장 베스트 프로세스로 합의에 도달해야 한다."

 

- 한국으로 오기 전에 현지 한국 대사관으로부터 YTN 사태에 대한 설명이나 의견을 들은 것이 있나?

"예비실사 날짜가 확정된 후 브뤼셀 대사관으로부터 들었다. 이해하지 못하고 혼란스런 부분도 있었다. 오픈하게 받아들였다."

 

- 뭐라고 하던가?

"정부 고위층의 얘기는 들을 수가 없었다. 한국 정부가 이 사태에 대해 거리 두고 있을 순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책임있다는 부분을 깨달았다. 한국 정부가 언론에 대해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하는 것이다. 그런데 언론에 대한 한국 정부 입장이 진일보하지 않고 후퇴하는 것 아닌가 하는 염려가 든다. YTN 사태는 노사 합의 차원으로 끝나는 문제가 아니고 언론의 펀더펜털을 보장하는 문제다."

 

- 예비 실사에 이어 본 실사단이 파견될 수도 있나?

"국제기자연맹은 YTN 사태를 면밀하게 주시할 것이다. 정부가 언론 자유 보장하는 성명을 발표하는지 지켜볼 것이다. 그것을 지켜본 뒤 광범위한 실사 여부를 결정할 것이다. 만일 YTN 사태가 '실패'로 돌아가게 되면 국제기자연맹은 대단히 실망할 것이며 국제 언론계의 관심을 끌어올 수 있는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이다."

 

- 실사를 하면서 한국의 언론자유 침해 현장을 목격한 순간이 있나?

"(한나라당이 추진중인) 7대 (미디어)법에 대해서 우려했고 언론자유 침해할 소지가 있다는 점을 결정했다. YTN 투쟁도 언론자유가 침해된 부분이 있어서 투쟁한 것이고 '돌발영상'이란 핵심 프로그램이 더 이상 방영되지 않는 것 자체가 언론 침해 소지가 있는 것이다."

 

- 사측은 6명의 해고자중 5명만 복직시킨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사측에도 분명히 얘기했다. 5명만 복직시키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 6명 모두 복직해야 한다. 양측 협상을 위해 이는 기본이 됨을 분명히 말했다. 예외있는 복직은 안 된다."

 

- 노조의 구본홍 출근 반대 투쟁에 대한 견해는?

"협상이 진척되지 못한 상황에서 구 사장의 출근 반대 투쟁을 벌이는 것을 비난할 수 없다. 그럴수밖에 없을 것이다. 합의점에 도달하게 되고 접점이 생기면 필요없어질 것이다."

 

- 전체적으로 실사 내용이 중립적임을 느낄 수 있다. YTN 사태를 바라보는 이전 태도와 달리 신중해 진 것이 아닌가?

"아니다. 노조가 정당하게 자신들의 의사를 표현하고 있는가 물으면 '그렇다'고 대답할 것이다. 편집권 보호를 위한 노조의 활동을 옹호하냐고 물으면 역시 '그렇다'고 답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온 이유는 노사 분열을 조장한다든가 문제를 심각하게 만들려고 온 게 아니다. 협상 분위기를 만들어내는데 일조하기 위해 온 것이다. 해결책을 발견할 수 있게 하자는 것, 방향을 모색하자는데 일조하자는 것이다."

 

에이든 총장은 끝으로 "사태 해결은 YTN 사측이 이후 어떻게 행동할 것이냐에 달려있다"면서 "결코 우리는 YTN에 등돌리지 않을 것이며 계속해서 사측에 좋은 협상의 의무를 요구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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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YTN, #IFJ, #국제기자연맹, #구본홍, #한국기자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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