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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 식사를 해결하는 나홀로족의 모습
 혼자서 식사를 해결하는 나홀로족의 모습
ⓒ 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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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홀로족' 또는 '코쿤족'이라고 불리는 이들은 외부 세상으로부터 도피하여 안전한 공간에 머물려는 칩거증후군의 사람들을 일컫는 용어다.(네이버 백과사전) 하지만 최근에는 이러한 사전적 의미가 변하고 있다. 대학가의 '나홀로족'은 능력이 뛰어나고 외부 자극에 대한 확실한 해결책을 가지고 있는 명석한 이들을 칭하는 용어로 사용되고 있다.

"저 친구는 혼자 해도 잘해. 뭐든지 잘하니깐 같이 할 필요가 없잖아."
"모든 일에 항상 해결책을 가지고 바쁘게 움직이는 친구야."

'나홀로족'을 평가하는 학생들의 말이다. 이처럼 대학가에 '나홀로족'이 증가하면서 대학가 풍속도는 빠르게 변하고 있다.

"자꾸 하다 보면 아무렇지도 않아요"

나홀로족 장한별씨는 시간이 날 때마다 가까운 커피숍을 찾아 노트북으로 공부를 한다.
 나홀로족 장한별씨는 시간이 날 때마다 가까운 커피숍을 찾아 노트북으로 공부를 한다.
ⓒ 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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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을 준비 중인 대학교 4학년 장한별(24)씨는 1년째 '나홀로족'으로 생활하고 있다.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지금은 익숙하게 모든 일을 혼자 해결한다. 1년차 '나홀로족'의 하루를 따라가 보자.

[오전 09:00] 방학을 맞이한 그녀는 아침 일찍 계절 학기를 들으러 학교로 향한다. 학교까지 가는 시간은 1시간. 그 시간동안 영어학원의 듣기자료 MP3를 들으며 지하철에 몸을 싣는다. MP3 플레이어는 그녀의 보물 1호다.

[낮 12:00] 수업을 마친 후 인근 커피숍에 들어가 간단한 빵과 음료를 구입하고 구석진 곳에 자리를 잡는다. 혼자 온 것이 부끄러워서가 아니라 노트북을 꼽을 콘센트가 구석에 있기 때문이다. 그녀의 필수품인 노트북을 꺼낸 후 학원에서 배울 내용을 예습하기 시작한다.

[오후 03:00] 한참을 공부에 매진하던 그녀는 주섬주섬 물건을 챙긴 후 서둘러 어디론가 가기 시작한다. 찾을 것이 있다며 급하게 간 곳은 서점이었다. 종종 들린다는 이곳은 '나홀로족'에게 정보도 얻고 시간도 보낼 수 있는 최적의 장소라고 소개했다.

[오후 05:00] 오늘의 마지막 코스인 영어 학원으로 향한다. 물론 혼자다. 그녀는 학원을 혼자 다니는 것이 집중도 잘되고 공부 의욕도 생긴다고 말한다. 정말 공부를 하고 싶다면 혼자 다니는 것을 추천 한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시간을 효과적으로 써야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혼자서 신속하게 움직일 수밖에 없다. 1년 동안 이렇게 생활하다 보니 어색함도 없어지고 오히려 편해졌다. 그러나 신입생들에게는 나홀로족보다 대학생활을 친구들과 함께 즐기는 것이 더 바람직한 모습인 것 같다. 바뀌어 가는 풍속도 때문에 대학생활을 즐기지 못하는 친구들이 늘어날까봐 걱정된다."

그녀는 '나홀로족'’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하며 바뀌어 가는 대학 풍속도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노트북을 사용할 여건만 된다면 어디서든지 노트북을 이용하여 시간을 활용한다.
 노트북을 사용할 여건만 된다면 어디서든지 노트북을 이용하여 시간을 활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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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홀로족'을 위한 필수 아이템!

나홀로족의 5대 필수품
 나홀로족의 5대 필수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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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활동하기 위해서는 몇몇 필수 아이템들이 있다. 가장 중요한 아이템은 어디를 가나 귀와 붙어있는 MP3 플레이어이다. 외부의 시끄러운 소리를 차단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수단이 된다.

공대생의 전유물이었던 노트북은 이제 필수품이 되었다. 무선인터넷이 가능한 대학가와 커피숍 등에서 노트북을 이용하는 모습은 이제는 흔한 모습이다. 빈 공간과 콘센트만 있다면 어디서든지 노트북을 사용하여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노트북을 이용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책은 소중한 아이템이 된다. 최근 학교 앞 커피숍에서는 오래 동안 앉아서 책을 보다가 가는 학생들을 종종 볼 수 있다. 혼자 행동하기가 어색한 초보 '나홀로족'이라면 책을 이용하여 그 어색함을 없애버릴 수 있다.

책과 노트북, MP3가 지겹다면 휴대용 게임기와 같은 디지털 기기들로 눈을 돌려보자. 최근 들어 게임기는 다양한 교육기능과 오락기능이 탑재되어있다는 점 때문에 '나홀로족'에게 큰 각광을 받고 있다. 대학 캠퍼스에서 혼자서 휴대용 게임기에 몰두하고 있는 학생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나홀로족이 뭐 어때서?' 하고 싶은 것만 하는 알짜배기 대학생들

알바천국(www.alba.co.kr)에서는 대학생 2514명을 대상으로 대학친구 친밀도 설문조사를 했다. 그 결과 현 대학생들은 '나홀로족'을 더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동체 생활을 강조하며 학교생활을 하던 옛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

응답자중 57%가 나홀로족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응답자중 57%가 나홀로족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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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 결과에 따르면 '자신이 나홀로족이라고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52%가 '있다', 48%가 '없다'라고 대답해 대학생 2명중 1명은 나홀로족 생활을 경험 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홀로족'에 대한 인식도 변하고 있다. 응답자의 절반이 넘는 57%가 '방해받지 않고 내 스케줄대로 움직일 수 있어서 좋다'라고 대답하며 '나홀로족'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나홀로족'인 이유를 묻는 질문에는 '내 스케쥴에 따라 움직일 수 있어서(39%)' , '혼자 지내는 것이 익숙해서(19%)'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이 치열한 대학생활과 개인주의 생활의 증가에 따라 '나홀로족'의 수는 점차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나홀로족으로 생활하는 이유로는 '내 스케줄에 따라 움직일 수 있기때문'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나홀로족으로 생활하는 이유로는 '내 스케줄에 따라 움직일 수 있기때문'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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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에게 인기가 많아 과대표로도 활동하는 김지희(22·성신여대 3학년)씨도 '나홀로족'으로 생활하는 학생이다. "친구들이 많은 것과 나홀로족과는 관계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자신의 생활 취향일 뿐이다"라며 '나홀로족'과 소위 말하는 '왕따'의 차이점을 설명했다. '나홀로족'의 장점도 빼놓지 않고 말해 주었다.

"혼자 다니면 여러 가지 생각을 정리하기도 좋고 나에 대해 돌아볼 시간이 많아서 좋다 .또  혼자서 어떤 일을 하게 되면 내가 진정으로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원하는지 알 수 있다"라며 혼자 생활하는 것과 공동체 생활을 적절히 조화시키면 훌륭한 대학생활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2008 대학가의 새로운 풍속도 '나홀로족'. 사람마다 각자 삶의 방식이 있고 그것에 맞게 살아가려고 노력한다. 이제 주위의 시선에 대한 걱정은 털어버리고 나를 위한 삶을 사는 당당한 '나홀로족'이 되는 것은 어떨까?

덧붙이는 글 | 제3회 전국 대학생 기자상 공모전 응모기사입니다.



태그:#나홀로족, #대학풍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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