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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시민사회단체에 이르기까지 많은 곳에서 자전거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얼마 전 대전시는 자전거 이용자에 대한 안전을 염려해 보험까지 고려하고 도로다이어트 계획 등 자전거타기 좋은 도시로 만들기 위한 몸부림을 치고 있다.

 

그런 가운데, 지난 수십 년 간 자가용을 선호하던 시기에도 남모르게 자전거에 대한 사랑을 펼쳐온 '자전거 전도사'가 있었다. 바로 사)자전거사랑전국연합회 대전지부 사무처장 조문석씨.

 

월~금요일까지 오전에 항상 교육

 

사)시민스포츠연맹의 후원으로 사)자전거사랑전국연합회에서 활동하며 12년 째 엑스포남문광장에서 시민들에게 자전거 타는 법을 무료로 가르치고 있다.

 

매주 월요일부터 금요일 오전 엑스포과학공원 남문광장에 가면 어김없이 조문석씨를 찾을 수 있다.

 

십여 명이상의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에게 자전거 타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조씨의 자전거 사랑은 지난 1999년 10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자전거사랑연합회 원성연 대전본부장이 갑자기 술 한 잔 마시자고 해서 나가봤더니 자전거를 타는 법을 교육해달라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아무런 생각 없이 승낙한 것이 지금까지 왔네요."

 

조문석씨는 그 다음해 3월 6명의 수강생으로 1기 수업에 들어갔다. 매월 한 기수에 30명을 정원으로 모집해 자전거를 가르쳤고, 벌써 이달로 58기를 맞았다. 이달 말이면 58기생들은 정식 자전거인으로 거듭나게 된다.

 

이렇게 가르친 사람만도 대전에 1천여 명이 훌쩍 넘는다. 어떤 때에는 정원 30명을 훌쩍 초과한 42명을 가르치기도 했다.

 

문석씨는 지난 12년 동안 강습이 없는 토요일과 일요일, 비가 오거나 눈이 심하게 오는 날을 제외하고는 단 일주일 밖에 쉬지 않았다. 지난해 10월 맹장수술을 받아 부득이하게 쉴 수 밖에 없었다.

 

그가 가르치는 사람들의 연령대를 보면 평균나이가 50세 정도 된다고 한다. 제일 많은 사람이 72세였다. 그 나이가 되도록 자전거를 몇 번 시도를 했지만 실패를 거듭하다가 문석씨에게 와서 성공했다고 한다.

 

"동호회 활동하는 분들이 150여분 정도 되요. 그 분들이 얼마나 대단하냐면 멀리는 새만금 공사장까지 가봤어요. 대천 해수욕장까지 하루에 왕복하기도 하고요. 50~60에도 그렇게 하니까 제2의 인생을 산다고 생각하며 즐거워들 하세요. 그렇게 다니면서 친구들하고 즐겁게 지내세요. 집에만 있었는데, 이제는 인생이 달라졌지요. 나중에 오셔서 고맙다고 얘기하는 분들도 많고, 친구들 중에도 자전거 못 탄다며 데리고 오시기도 해요."

 

자전거 동호회 육성에 기여

 

조문석씨의 입에서는 동호회 자랑이 그칠 줄 모른다. 이 동호회는 월.수.금 3차례 모인다고 한다. 이들은 자전거를 타고, 동학사나, 대청댐, 보문산, 공주 마티고개, 공주 산림박물관, 영평사 구절초 축제를 단숨에 다녀오고, 주말에는 김천 직지사까지 자전거를 타고 갈정도로 노익장을 자랑한다.

 

지금은 직장동호인들도 많이 구성됐다. 대전시청, 5개 구청 직장동호인들이 조직됐고, 소방서에도 자전거 동호회가 잘 조직돼 있다. 그 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공공기관 조직은 아마도 둔산경찰서 자전거순찰대일 것이다. 이들은 평상시에도 출퇴근을 자전거로 한다.

 

"기자님도 차를 회사에 놓고 출.퇴근은 자전거로 해보세요"라고 제안했다. 운동부족이라 솔깃하기도 했지만 형편상 자전거를 구입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집에 인터넷으로 구입한 중국산 자전거가 있지만 몸무게가 많이 나가서인지 쿠션도 별로고 허리에도 무리가 온다며 손사래를 쳤다.

집 주변 자전거포에서 구입이 제일 저렴

 

조문석씨는 자전거 구입할 때 '동네 자전거포'를 이용하라고 말했다. 인터넷에서 구입하면 수리비가 더 들어가기 때문이라고 한다.

 

"삼천리, 코렉스, 스마트 자전거도 이제 국내에서 자전거를 만들지 않아요. 생산은 중국에서 하죠. 그런데 이런 제품은 문제가 없어요. 문제는 인터넷에서 판매하는 상품들이죠. 가격이 저렴하지만 타면서 수리비가 많이 듭니다."

 

문석씨는 가까운 매장에 가서 자전거를 구입하는 것이 좋은 이유에 대해 첫 번째로 'A/S'를 꼽았다. 이를테면 기자가 갖고 있는 자전거가 쿠션이 좋지 않은 이유는 딱딱한 재질이 많이 들어간 타이어 튜브 때문이라고 한다. 이 튜브가 압축됐다가 정상으로 돌아오는 시간이 짧아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고 원상회복이 되지 않는 것이 문제점이라고 한다.

 

또, 펑크가 났을 때도 공기를 계속 주입하면 이 구멍은 옆으로 찢어지는 현상이 발생하기도 해 튜브를 교체해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인터넷에서 8만 원을 주고 구입한 이 중국산 자전거는 앞 뒤 주부 교체로 3만 원의 수리비가 들게 되고, 타이어 마모가 빨라 교체하면 또 다시 4만 원 가량이 들어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는 것이 문석씨의 설명이다.

 

자전거, 규칙도 잘 지켜야

 

최근 밤중에 길을 가다보면 차도에서 차량을 가로막고 집단으로 움직이는 자전거 동호인들을 볼 수 있다.

 

이들이 도로로 나오는 이유 중 하나는 주말에 시간이 없어 저녁 시간을 이용한다는 것이다. 또, 그만큼 자전거도로 여건이 아직은 좋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들이 자전거를 타면서 도로를 자기중심적으로 이용하거나 다른 자전거인들에게 "비켜"라고 반말과 폭언을 일삼아 꼴불견을 연출한다는 것. 모든 야간 주행 동호회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이런 일들이 가끔 발생한다고 한다.

 

일단 그들의 문제점은 접어두고 자전거도 타는 순간 '차'가 되기 때문에 규칙을 잘 지켜야 한다고 한다. 오른쪽 통행은 기본이고, 야간주행을 하려면 반드시 앞, 뒤에 안전 등과 라이트를 부착해야 하고, 헬멧은 반드시 착용해야 한다고 한다.

 

"우리나라 사람들 보면 헬멧이 답답하다고 해요. 그래서 이런 문제 때문이라도 동호회에서는 헬멧을 착용하지 않는 사람들을 데려가지 않아요. 사실 가격도 저렴하거든요. 위험구간이나 산악 등지에서 자전거를 타시는 분들은 30만 원 가량의 고가 헬멧을 구입하셔야 되지만 일반적으로 시내에서 타시는 분들은 3~5만 원 정도의 헬멧을 쓰셔도 무방하니까 꼭 쓰셔야 돼요."

 

조문석씨는 오는 28일 남문광장에서 1500명이 참여하는 대행진을 준비하고 있다. 또 다음 달 9일에 있을 대전-당진 간 고속도로 개통기념으로 고속도로 달리기 대회와 대행진을 한다.

 

이 대회는 45km구간으로 진행되고, 대행진은 25km로 지금까지 2천여 명이 참가 신청을 했다고 한다. 참고로 이번 대회의 참가비는 3만 원. 대행진 참가비는 2만 원씩이고, 자전거 대회 기념티셔츠를 제공하고 있다. 이 대회에 문석씨는 심판, 내지는 진행요원으로 참가할 계획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대전포스트(www.djpost.kr)에도 송고 됐습니다.


태그:#자전거, #대전, #조문석, #시민스포츠연맹, #자전거사랑전국연합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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