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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야도 선착장으로 타고 갈 여객선이 들어온다.
 백야도 선착장으로 타고 갈 여객선이 들어온다.
ⓒ 전용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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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앞바다 섬에 가려면 백야도로

백야대교를 건너 백야도로 들어갑니다. 얼마 전 섬과 다리가 놓여 섬 아닌 섬이 되더니 이제는 인근 섬을 연결하는 여객선이 출발하는 터미널이 들어섰습니다. 백야도에 가면 여수 화정면에 있는 올망졸망한 섬을 갈 수 있습니다.

사도를 가기 위해 배를 기다립니다. 11시40분에 출발하는 대형카페리3호. 말이 여객선터미널이지 섬마을 포구를 연상하면 됩니다. 여유 있게 왔더니 시간이 남습니다. 방파제를 이리저리 배회하고 있으니 생각보다는 큰 카페리가 들어옵니다. 이런 작은 포구에?

배는 선착장에 조심스럽게 접안하더니 어서 들어오라고 합니다. 타는 사람이 많지 않습니다. 많아야 10여명 정도. 명색이 카페리 인데 차를 싫은 손님은 없습니다. 평일이라고 손님이 없는 걸까? 너무나 넉넉해서 허전한 배는 시간이 되니 바다로 나아갑니다.

장애물 경기를 하듯 헤쳐 나가는 다도해

조금 전에 건너왔던 백야대교 아래로 지나갑니다. 작은 섬들이 장애물경기를 하든 뱃길 여기저기에 펼쳐져 있습니다. 들러야 할 섬이지만 승객이 없으면 그냥 지나칩니다. 상화도에서 한명을 내려주고는 계속 나아갑니다.

작은 봉우리들이 일렬로 도열한 모양의 하화도의 풍경이 아름답습니다. 이름도 모르는 작은 섬들 사이로 바다가 보입니다. 바다에 섬이 떠 있는지 섬 사이에 바닷물이 채워졌는지 모르겠습니다. 사도를 이루는 작은 섬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습니다.

사도를 지키는 공룡 티라노사우르스. 조형물이지만 공룡의 섬에 들어서는 기분이다.
 사도를 지키는 공룡 티라노사우르스. 조형물이지만 공룡의 섬에 들어서는 기분이다.
ⓒ 전용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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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깝게 추도를 끼고 돌아갑니다. 취나물이 많이 나서 취도라 했는데, 한자로 고치면서 추도(鰍島)라고 개명을 했다고 합니다. 추도도 오늘 갈 사도의 여러 개의 섬 중에 하나라고 합니다. 추도의 아름다운 물결모양의 기암절벽을 감상하다보니 사도 선착장에 닿았습니다.

공룡이 지키는 작은 모래섬 사도

사도는 커다란 티라노사우루스 두 마리가 지키고 있습니다. 공룡화석 발자국이 발견되어 공룡의 섬이라고 한답니다. 아마 공룡발자국 화석이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다고 하니 사도의 자랑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사도 마을 풍경. 기껏해야 20여호 정도 살아가고 있다.
 사도 마을 풍경. 기껏해야 20여호 정도 살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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갯것하러 바닷가로 나서는 섬 아주머니들
 갯것하러 바닷가로 나서는 섬 아주머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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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은 바다 옆 해안가로 20여 호 정도 모여 있습니다. 낮은 지형에 모래와 자갈로 주변을 감싸고 있어 바다와 싸우려고 해도 지켜줄 게 없어 보입니다. 그래서 모래섬이라고 했나 봅니다. 이름에서 슬픔이 배어나옵니다.

사도는 증도, 추도, 사도, 장사도, 나끝, 연목, 중도의 7개의 섬으로 이루어 졌습니다. 사도는 바다 한가운데 모래로 쌓은 섬 같다 하여 사호도(沙湖島)라 불렀는데 행정구역 개편 때 사도(沙島)라 했다고 합니다.

중도로 건너가는 길에 공룡발자국 화석

마을을 따라 걸어갑니다. 돌담길이 아름답습니다. 하지만 길바닥을 색이 있는 벽돌로 깔아 왠지 고풍스러운 돌담과 어울리지 않습니다. 한번 보고 가는 관광객보다는 그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좋아야 하겠지요.

중도로 가는 다리. 콘크리트 다리로 만들어져 조금 아쉽다. 차가 다닐 것도 아닌데. 나무다리로 만들었으면 더 운치가 있었을 텐데.
 중도로 가는 다리. 콘크리트 다리로 만들어져 조금 아쉽다. 차가 다닐 것도 아닌데. 나무다리로 만들었으면 더 운치가 있었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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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벽에 위태롭게 뿌리를 내리고 자라는 소나무. 아래가 공룡발자국 화석이 있는 공룡해안이다.
 절벽에 위태롭게 뿌리를 내리고 자라는 소나무. 아래가 공룡발자국 화석이 있는 공룡해안이다.
ⓒ 전용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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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담길을 빠져나오니 깎아지른 절벽에 작은 소나무 한그루가 걸쳐 있습니다. 의지할 곳 없이 허공에 기대어 있는 모습이 힘들어 보입니다. 아래가 공룡 발자국 화석이 있는 곳이라고 합니다. 발자국 찾기를 합니다. 세발가락, 둥그런 발가락. 모양도 여러 가지입니다. 조금 보다보니 다 똑같아 보입니다.

중도를 건너고 양면해수욕장을 건너갑니다. 양옆으로 커다란 바위들이 해안가에 흩어져 있는 풍경이 마치 낮선 나라에 온 듯합니다. 영화 속의 한 장면처럼. 적막한 바닷가에 사람들마저 없으니 더욱 그렇게 보이나 봅니다.

시루섬은 전설의 섬

시루섬으로 가는 길목에는 커다란 거북바위가 지키고 있습니다. 마치 돌무더기를 조각조각 맞추어 놓은 듯한 모습이 신기하기만 합니다. 전해오는 말로는 이순신장군이 이 바위를 보고 거북선을 만들었다고도 합니다. 조금 그렇지요.

거북바위. 마치 돌무더기를 쌓아서 인위적으로 만들어 놓은 것 같다.
 거북바위. 마치 돌무더기를 쌓아서 인위적으로 만들어 놓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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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루섬 얼굴바위. 코도 오똑하고 참 잘생겼다.
 시루섬 얼굴바위. 코도 오똑하고 참 잘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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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으로 올라서니 울퉁불퉁한 낭떠러지가 마치 사람의 옆얼굴처럼 보입니다. 얼굴바위라고 합니다. 신기하기만 합니다. 코가 큰 게 잘 생겼습니다. 두 손을 모으고 저 커다란 코와 일직선을 만들어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고 합니다. 손해 볼 게 없지요.

바위위에 작은 웅덩이 두 개가 있고 그 위에서 물이 흘러내립니다. 젖샘이라고 합니다. 아무리 뜨거운 여름에도 물이 마르지 않는다고 합니다. 왜 젖샘이라고 했을까요? 애기를 낳고 젖이 나오지 않을 때 이물을 마시면 젖이 잘나온다고 해서 젖샘이라고 했다 네요.

얼굴바위 밑에는 커다란 광장이 있습니다. 바위들도 요란하게 뒤틀렸습니다. 마치 아름다운 예술작품을 보는 것 같은 기분입니다. 선의 예술? 고개를 들어 천장에 붙은 규화목 화석도 보고 제주도 용두암의 꼬리가 이곳까지 와 있다는 용미암도 봅니다.

하루에 두 번 이루어지는 따개비의 꿈

갯바위 위에는 커다란 따개비가 숨구멍을 내놓고 따닥따닥 붙어 있습니다. 무척 목말라 보입니다. 얼른 바닷물이 철썩거리기만 기다리듯 애절하게 보입니다. 바위에 앉아 바다를 바라봅니다. 따개비의 꿈이 애절하게 보입니다. 항상 기다려야만 하는 꿈. 하지만 하루에 두 번씩은 그 꿈이 이루어지겠지요.

갯바위에 붙어있는 따개비. 하늘을 보고 있는 숨구멍이 애절하게 느껴진다.
 갯바위에 붙어있는 따개비. 하늘을 보고 있는 숨구멍이 애절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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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 마을앞 해변. 조용한 바닷가 자그락 거리는 돌들을 밟으며 걸으면 기분이 좋다.
 사도 마을앞 해변. 조용한 바닷가 자그락 거리는 돌들을 밟으며 걸으면 기분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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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되돌아 나와서 본섬의 산책로를 따라 올라갑니다. 커다란 소나무가 누워있습니다. 오랫동안 누워있었나 봅니다. 제 힘에 부쳐 두 개의 철기둥에 의지하고 있습니다. 마을이 내려다보입니다. 정말 작은 마을입니다. 산책로를 따라 내려오니 밭에는 이 섬의 유일한 농작물인 듯 전부 마늘이 심어져 있습니다.

섬을 한 바퀴 돌았는데 배 시간이 아직 많이 남았습니다. 해안가를 걸어봅니다. 찰랑거리며 밀려오는 파도가 작은 조약돌을 굴리고 있습니다. 자그락 자그락….


사도 가기가 쉬워졌습니다.


모세의 기적이라며 물길이 열리는 섬 사도에는 볼거리가 많습니다. 하지만 예전에는 사도를 가려면 여수항에서 하루에 두 번 운항하는 여객선 백조호(24톤, 64명)를 타고가야 했습니다. 그러던 중 지난 1월 대형카페리3호(76톤, 여객정원 74명)를 백야도에서 취항하게 되었습니다.

백야도에서 개도, 하화도, 상화도, 사도, 낭도를 거쳐 가는 여객선이 하루에 다섯 번 다니게 되었습니다. 예전에 두 번 다니다가 세 번이 늘었으니 무척 편해졌지요. 차도 실을 수 있으나 섬들이 작아서 굳이 차를 가져갈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백야도에서 출발하는 여객선은 08:00(대형카페리3호), 10:50(백조호), 11:30(대형카페리3호), 13:30(백조호), 14:50(대형카페리3호) 운항하며, 사도 가는 여객운임은 어른기준 5,000원입니다.

사도 가는 여객선 대형카페리3호 선장님
 사도 가는 여객선 대형카페리3호 선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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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아 손님이 거의 없습니다. 선장님은 아직 홍보가 되지 않아 이용객이 적다고 합니다. 얼마 전에 선박을 수리하느라 많은 돈이 들었는데 선박을 운항하기가 날로 힘들어 진다고 합니다. 주변에 널리 알려달라고 부탁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여 여객선 운항이 계속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덧붙이는 글 | 여객선 운항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선사 홈페이지(http://www.sa-do.co.kr)와 태평양해운(061-662-5454)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사도에 갈 때는 국립해양조사원(http://www.nori.go.kr)을 방문하여 조석표를 확인하고 가시면 좋습니다. 아무래도 물이 빠질 때 가는 게 구경하기에 더 낳겠지요.

사도에는 식당과 민박집이 몇군데 있습니다.

백야도 선착장 골목으로 손두부집이 있습니다. 출출하면 두부한모 먹고 가도 좋습니다.



태그:#사도, #백야도, #시루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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