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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측의 예고없는 댐 방류와 정부의 대응 실패로 임진강에서 6명이 실종·사망한 사건과 관련, 청와대에서 처음으로 유감 표명이 나왔다.

 

김성환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8일 오후 사건 관련 브리핑에서 "외교안보 책임자로서 미흡한 대응 때문에 6분이나 희생돼 송구스럽고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수석은 "북한이 상세히 해명을 해야 알겠지만 우리 나름대로 북이 방류한 원인에 대해 분석하고 있는 중"이라면서 이렇게 말했다.

 

"수공 등 모든 가능성 염두에 두고 있다"

 

그는 "수공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느냐"는 질문에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면서

"사고 당시 위성사진 확보를 위해 주변국과 협의 중"이라고 답했다.

 

그는 공유하천에 대한 피해 예방과 공동 이용 제도화를 위한 남북간 협의 문제와 관련해서는 "북한과 통보시스템을 갖추는 게 중요하고, 북한이 이를 지키게 하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언제 어떻게 협의할 것인지 계획을 만들고 있다"면서 "북한에 협의를 제안할 시점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가 북측에 재발방지 협의를 제안할 경우,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끊겼던 홍수방지 등에 대한 협의 계기가 만들어진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북측의 방류 이후 6명이 실종되거나 사망하는 사건으로 확대된 것에 대해 지방자치단체, 군, 수자원공사의 대응 미숙과 함께 청와대의 컨트롤타워 기능 마비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김 수석은 이에 대해 "청와대에는 일요일(6일) 오전 8시 20분에 소방방재청에서 보고가 들어와 대통령께 바로 보고하고, 임진강 물이 늘어난 원인 파악을 시작했다"면서 "북쪽에서 물이 대량 방류될 경우에 대한 위기 대응 매뉴얼이 있지만, 이번에는 이미 물이 빠지는 상황에서 보고가 들어왔다"고 밝혔다. 위기대응 매뉴얼이 작동하지 못한 것이다. 그는 또 "합참에서도 낮 12시 42분에 보고가 들어왔는데, (보고가 지연된 것은) 합참이 물이 왜 이렇게 불어난 것인지 잘 판단이 서지 못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사고지역인 임진강 필승교에서 경계초병이 처음 상황을 인지한 것은 이날 새벽 2시 50분쯤이었고, 소방방재청이 인지한 시점은 새벽 5시 15분이었다. 

 

"북의 방류, 경보시스템 미작동으로 사건 커져... 군남댐 6개월 앞당겨 완성"

 

김 수석은 "이번 사건의 본질은 북이 물을 방류했고 거기에 경비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은 것"이라면서 "육안보고 시스템에서 2002년에 무인자동경보시스템으로 바뀌었는데, 앞으로는 육안으로 확인한 뒤 (상황을) 전파하는 시스템도 병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무인자동경비시스템을 운영하는) 수자원공사가 빨리 보고했어야 한다는 생각"이라면서 "남북 접경지역에서 이런 일 벌어질 때 어떻게 할 것인지 점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청와대의 위기대응 매뉴얼에 대해서도 "문제점을 발견했기 때문에 보완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와 함께 군남댐 건설을 서둘러, 애초 예정보다 6개월 앞당긴 내년 6월쯤 완공한다는 계획을 밝히면서 "기본적으로 군남댐으로 대응해야 하지만, 그 외 방법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통일부가 전날 북측에 보낸 전통문에서 사과를 요구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북한의 고의성 여부를 판단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며 "전통문에 6인이 희생된 내용을 넣은 것은 유감표명이나 미안하다는 말을 기대한 것이었는데 그렇지 못했다"고 유감을 나타냈다. 그는  이어 "북한의 설명이 미흡하고 유감 표명도 없어 통일부가 사과와 추가 조치를 요구하는 논평을 낸 것"이라면서, 통일부가 사과 요구를 전통문으로 보내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전통은 받아본 사람에게만 통지되지만 논평은 공개적으로 사과를 요구하는 것이기 때문일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 "가슴 아프다"

 

한편,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국무회의에서 이번 사건과 관련해 "무고한 국민 6명이 희생돼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박선규 청와대 대변인은 이 대통령이 "진상을 정확히 파악해 다시는 이런 일을 되풀이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면서 이렇게 전했다. 사건발생 3일 만에 나온 이 대통령의 공식 언급이다.

 

박 대변인은 "현재 총리실에서 보고체계 포함해서 전체적으로 있었던 문제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태그:#임진강, #군남댐, #김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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