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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생선회라던 민어회.
 최고의 생선회라던 민어회.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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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생선회 중 으뜸을 민어회라 꼽았을까? 그이도 민어회 맛에 반했나 보다. 하마터면 요렇게 맛있는 회를 평생 맛보지 못하고 지나칠 뻔했다.

지난 7일, 신안군 증도에 가기에 앞서 먼저 목포로 향했다. 볼 일을 마치고 맛집을 찾았다.

"민어탕은 일품(一品), 도미탕은 이품(二品), 보신탕은 삼품(三品)"

민어 지리탕.
 민어 지리탕.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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횟집에 앉아 주문한 게 민어회였다. 먹어보지 못한 터라 궁금증이 일었다. 하지만 바닷가에 사는 관계로 생선회 맛에 이미 길들여질 대로 길들여진 몸이라 그닥 기대하진 않았다.

한참 기다리자 민어회와 소스만 달랑 나왔다. 이렇게 나오기도 하구나 싶었다. 이어 껍질, 부레, 뼈와 살을 뭉쳐 주무른 주물럭이 등장했다. 민어를 직접 회로 떠 먹기도 한다는 정창균씨의 민어회 자랑이 일품이었다.

"민어는 조선시대 최고의 여름 보양식이었고, 삼계탕이나 보신탕은 평민들이 먹었다. 민어탕이 일품(一品), 도미탕이 이품(二品), 보신탕이 삼품(三品)이란 말이 있었을 정도다."

그러면서 생선회 중 최고로 치는 지느러미와 꼬리쪽보다 민어 부레를 먼저 먹길 권했다. 물고기 중 유일하게 부레를 먹는 생선이란다. 헉, 숨이 막혔다. 입에서 씹히는 질감이 여느 생선과 달랐다. 지인들이 칭찬하던 이유가 고스란히 입속에서 함께 씹혔다.

밑반찬에 익숙해 딸랑 민어회 등만 나오는 게 어색했다.
 밑반찬에 익숙해 딸랑 민어회 등만 나오는 게 어색했다.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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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장이 얼음 박스에서 숙성 중이던 민어를 꺼내들고 "무겁다"며 "빨리 찍으라"고 종용했다.
 주인장이 얼음 박스에서 숙성 중이던 민어를 꺼내들고 "무겁다"며 "빨리 찍으라"고 종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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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어 부레와 물에 살짝 데친 껍질, 주물럭.
 민어 부레와 물에 살짝 데친 껍질, 주물럭.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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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어, 얼음에 하루 숙성시킨 후 회로 떠야 제 맛

민어의 특별한 맛에 주방으로 내달렸다. 민어 크기와 회 써는 모습, 탕 끓이는 현장을 놓칠 수 없었다. 주인장 박영란씨는 민어회 맛 비결에 대해 다음과 같이 밝혔다.

"민어는 홍어와 마찬가지로 크면 클수록 찰지고 맛있다. 민어는 냉장고에 넣는 순간 맛을 버린다. 그래서 탱탱한 살을 유지하게 위해 얼음에 얼려 하루를 숙성시킨 후 회를 뜬다."

민어회 뜨기.
 민어회 뜨기.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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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씨는 "민어회는 6월에서 9월초까지가 제 맛이다"며 "민어는 기름진 생선이라 그냥 먹어도 고소하지만, 막걸리 식초를 곁들여 만든 소스에 찍어 먹으면 더 쫄깃하고 담백하다"고 설명했다.

에고~ 에고~. 지금도 민어회 먹다가 증도행 배를 놓쳐 고생 끝에 당도한 걸 생각하면 민어회가 얄밉다. 그렇다고 혀의 감미를 느낀 민어 맛에 비할 쏘냐?

씹히는 맛이 일품이던 민어회.
 씹히는 맛이 일품이던 민어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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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어회를 대하자 웃음이 절로 솟는다.
 민어회를 대하자 웃음이 절로 솟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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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맛을 선사했던 민어 부레.
 특별한 맛을 선사했던 민어 부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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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다음과 SBS U포터에도 송고합니다.



태그:#민어회, #부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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