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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여 일 전 목표지로 잡았던 울산광역시 울주군 간절곶을 우리는 두 발과 눈으로 확인하였습니다. 비록 비가 내려 대한민국의 첫 해는 확인하지 못했지만 그곳에 도착한 우리들의 기분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였습니다.

현재는 다들 집으로 돌아와 달콤한 휴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누구는 다시 학교로, 또 다른 누구는 사회로 돌아갈 예정이지만 40여 일간 우리가 걸었던 길들은 평생 추억으로 남을 것입니다. 무모하리라 보였던 우리들의 길. 그 길의 목적지에 도착하였음을 보여드리겠습니다.

비는 오는데, 잘 곳은 없고

39일차. 비가 오락가락하고 날씨가 흐린상태지만 막바지라는 희망으로 우리는 다시 길을 나섰습니다. 역시나 무심한 하늘은 비를 퍼붙습니다. 늘상 그랬듯이 가다 서다의 반복. 다행히 간절곶이 있는 서생면까지 얼마 남기지 않은 월내에서 하루를 보내려고 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자주 잠자리를 청하던 마을회관이나 교회 등이 보이지 않고 날은 점점 어두워 집니다. 결국 근처 공원에 있는 정자에서 잠을 청하기로 결정하고 마트에서 박스를 조금 빌려왔습니다.

비박을 했던 정자
 비박을 했던 정자
ⓒ 송병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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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지리가 꽤나 불편하고 빗방울이 스며들 것을 알지만 다음날이면 간절곶에 도착할 수 있다는 희망이 우리를 잠으로 이끕니다.

안개낀 간절곶, 그곳에서 희망을 정리하다

간절곶 6.8km. 우리는 '간절곶'이라는 표지판의 글씨를 처음봤을 때 아무 말도 하지 못하였습니다. 그저 다들 늘 해왔던 것처럼 묵묵히 발걸음을 옮길 뿐이었죠. 그러나 다들 마음속에는 벅찬 무언가가 조금씩 올라오고 있었을 것입니다. 글을 쓰는 제가 그러했듯이 말이죠.

"가방을 벗고 뛰어가야지", "미칠듯이 눈물이 나올 것 같아" 등등의 우리가 40여 일 전 간절곶을 생각하며 했던 말들은 눈 앞에 다가온 간절곶에서 하나도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그저 다들 "고생했어"라며 말을 아꼈으니까요.

아니 그건 아마도 늘 함께 했던 우리들에게 당연한 일이었을지도 모릅니다. 함께 하는 동안 서로에게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으니까요.

간절곶 앞 바다
 간절곶 앞 바다
ⓒ 송병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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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우리는 남들과는 다르게, 매우 천천히 그리고 오래도록 기다렸던 간절곶에 도착했습니다. 그리곤 다들 자신들의 희망과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간절곶 소망의 우체통
 간절곶 소망의 우체통
ⓒ 송병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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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절곶
 간절곶
ⓒ 송병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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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절곶 도착
 간절곶 도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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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우리는 일상으로 돌아갑니다

걸음 속에서 우리는 많은 것들을 깨닫고 이제 다시 자신들의 일상으로 돌아 갑니다. 그 길 위에서 정리한 생각들과 깨닳은 많은 것들을 추억으로 안은 채 하루하루 그렇게 우리들의 길을 다시 걸어갈 것입니다.

40여일간 함께 했던 친구들과, 그리고 길 위에서 만난 많은 사람들과의 기억은 가슴한켠에 소중한 추억으로 자리 잡을 것입니다.

누군가 우리들에게 "도보여행 즐거웠니?"라고 묻는 다면 우리는 "미치도록 힘들었어요"라고 답할 것이고, 또 누군가 우리들에게 "도보여행 힘들었니?"라고 묻는 다면 우리는 "굉장히 즐거웠어요"라고 답할 것입니다.

매우 힘들었지만 그 힘듦을 다 잊을 만큼 즐거웠습니다. 그리고 행복했습니다.

일상으로 돌아온 우리들의 모습입니다
 일상으로 돌아온 우리들의 모습입니다
ⓒ 송병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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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도보여행 , #청춘불패, #자취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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