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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니로부터 시작된 현대자동차의 소형차 계보가 신형 엑센트의 출시로 어느덧 6세대를 맞이했다.

94년 4월 처음 출시 된 엑센트는 파스텔톤의 파랑, 분홍, 보라색 등을 핵심 컬러로 젊은 층을 겨냥해 큰 인기를 얻었다. 당시 혁신적이었던 슬랜트 노즈 디자인과 노그릴, 돌고래를 연상시키는 독창적인 디자인을 통해 경쟁모델인 라노스와 프라이드를 제치고 소형차 부문 판매 1위라는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게 되었으며 특히 젊은이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다.

99년 '나와 내 가족의 첫 차' 라는 슬로건을 걸고 등장한 후속모델 베르나는 젊고 경쾌한 엑센트의 이미지를 뒤로한 채 각지고 중후한 스타일을 채택하여 출시되었지만 판매는 선대모델에 비해 신통치 못했다. 이어 출시 된 신형 베르나 역시 시장에서 외면을 받아 실패의 쓴 맛을 보아야 했다.

금번 출시된 엑센트는 가족형 콘셉트를 지향한 베르나와는 달리 엑센트의 이름을 계승하여 젊고 경쾌한 이미지로 탈바꿈했다. 둔하고 몰개성적이었던 베르나의 이미지를 벗어던지기 위한 현대의 전략을 네이밍에서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이름 뿐만 아니라 차의 스타일링이나 패키징에서 젊은이들을 겨냥했다는 것을 어렵지 않게 눈치챌 수 있다.

차체의 길이 x 너비 x 높이는 4370 x 1705 x 1455로 신형 베르나 대비 길이 70mm, 너비 10mm가 증대되었으며 높이는 15mm가 낮아져 보다 스포티한 스타일을 연출한다. 그간 서서히 몸집을 부풀려온 차체는 어느덧 구형 아반떼(4420 x 1700 x 1395)와 거의 비슷한 수준이 되어 시대의 변화를 체감할 수 있다. 커진 차체 덕에 실내 공간도 넓어져 앞, 뒷좌석 모두 넉넉한 공간을 확보했다.

전면부
▲ 신형 엑센트 전면부
ⓒ 장소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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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감하게 파고든 라인이 돋보이는 엑센트

스타일링은 앞서 출시 된 아반떼 MD와 맥을 같이한다. 곳곳에 과감하게 파고든 라인을 익스테리어 곳곳에서 찾아보는 재미가 쏠쏠하며, 이는 실내에 그대로 이어져 차의 콘셉트를 잘 반영했다. 전면부의 헥사고날형 그릴은 아반떼MD의 다소 어색한 모습에 비해 훨씬 제대로 자리를 잡아 단정한 앞모습을 연출하고 적당히 절제한 헤드라이트의 디자인도 만족스럽다.

신형 엑센트 실내 레이아웃
▲ 신형 엑센트 실내 레이아웃 신형 엑센트 실내 레이아웃
ⓒ 장소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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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차는 내비게이션이 포함된 풀옵션 사양으로 소형차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버튼시동 스마트키와 룸미러 일체형 하이패스 단말기 등 윗급 차량의 사양을 넘보는 수준에 이르렀다.

140마력 GDi
▲ 신형 엑센트 엔진룸 140마력 GDi
ⓒ 장소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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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엑센트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향상된 동력성능이다. 윗급 아반떼 MD에 적용된 1.6 GDI 엔진을 적용, 140마력의 출력을 내며 6단 수동 및 자동 변속기를 국내 소형차 중 최초로 적용하여 발군의 동력성능을 자랑한다.

또한 차체 중량이 1085kg로 같은 파워트레인의 아반떼 MD에 비해 100kg 이상 가벼워 가속에 한결 유리한 위치를 점한다. 실제로 정지가속, 추월가속 모두 호쾌한 달리기를 보여주어 출력에 대한 걱정을 불식시켰다. 시승 중 기록한 최고시속은 약 180km/h.

아반떼 수준의 품질감을 기대한다면 다소 '실망'

풍부한 옵션에 비해 실내 플라스틱과 가죽시트의 재질은 다소 아쉬운 부분. 차급을 생각하면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이지만 엑센트에 아반떼 수준의 품질감을 기대하는 이라면 다소 실망할 수 있겠다.

서스펜션의 세팅은 승차감보다는 달리기에 중점을 두고있다. 요철을 넘을 때 중형차 수준의 매끄러운 움직임은 기대하기 힘들지만 운전자 입장에서 경쾌하게 느껴질 만한 움직임이다.

다만 뒷좌석에서 느껴지는 승차감은 앞좌석에서의 느낌에 비해 다소 거친면이 있다. 가벼운 중량 탓인지 140km/h 이상의 고속에서 차체가 다소 불안하다. 하지만 저속에서는 소형차 특유의 경쾌한 핸들링과 코너링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신형 엑센트를 시승하며 가장 놀란 부분은 향상된 NVH(진동, 소음) 성능이다. 신형 베르나 대비 엔진 소음의 유입이 현저히 줄었고 고속영역에서 정숙성도 상당 부분 향상되었다. 정숙성만 놓고 보면 타사 준중형차 수준을 웃도는 수준이다. 이와 더불어 높아진 상품성을 바탕으로 자칫 소형차 시장에서의 경쟁이 아닌 준중형차 시장과의 판매간섭이 발생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다.

가격경쟁력 확보가 관건

신차가 출시되면 대중의 관심은 가격에 쏠리게 된다. 신형 엑센트가 지난 11월 2일 공개됐지만 아직까지 아직까지도 가격이 공개되지 않은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고 있는 것을 볼 때, 현대차가 엑센트의 가격 및 브랜드 포지셔닝에 얼마나 고심하고 있는가를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엑센트가 갖는 가장 치명적인 약점이자 현대자동차가 극복해야 하는 부분은 아반떼의 저가버전이라는 인식이다. 아반떼보다 조금 작은 차체에, 조금 부족한 옵션, 조금 부족한 실내 공간에 대한 불리함을 조금 싼 가격 만큼으로 보상해 주려 한다면 소비자들은 결국 엑센트를 뒤로한 채 아반떼로 발길을 돌릴 것이다. 가격적인 면에서의 확실한 우위를 갖지 못한다면 판매가 신통치 못할지도 모른다.

90년대 중반 엑센트의 성공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던 소형차 시장이 최근 철저하게 외면받아왔다. 소형차 시장의 실패 요인은 큰 차를 선호하는 국내 소비자들의 소비성향 탓도 있겠지만 상대적으로 상품성 측면에서 매력을 잃은 탓이 가장 클 것이다. 높은 상품성과 성능을 확보한 신형 엑센트의 출시를 계기로 소형차 시장이 다시 한 번 주목받을 수 있을까?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카엠 www.carm.co.kr 에도 포스팅 되었습니다.



태그:#엑센트, #GDI, #신형엑센트, #140마력, #카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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