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생선의 왕으로 불리는 참돔. 자연산 참돔은 선명한 체색을 자랑한다
 생선의 왕으로 불리는 참돔. 자연산 참돔은 선명한 체색을 자랑한다
ⓒ 맛객

관련사진보기


참돔의 빼어난 자태는 왜 참돔을 생선의 왕으로 칭하는지 잘 보여준다. 붉은 색상과 금빛찬란한 비늘, 근엄한 대가리에서 내뿜는 포스는 단연 발군이다. 튼튼한 등지느러미는 왕관마저 연상시킨다. 살아있는 도미는 죽어서도 빛을 발하는데 그래서일까? 일본에서는 썩어도 도미라는 말로서 도미를 예찬하고 있다. 이는 신선도가 떨어지는 속도가 느린 것이 특징으로, 시간이 경과해도 생선의 가치를 잃지 않는 것을 비유한 말이다.

8일간 숙성시킨 참돔회
 8일간 숙성시킨 참돔회
ⓒ 맛객

관련사진보기


실제로 8일 동안 숙성시킨 도미를 먹음으로써 그 말을 증명해보였다. 인절미를 연상시키는 쫀득함과 풍부한 감칠맛을 자랑했지만, 잡냄새는 거의 없다. 이 맛을 보면서 그 누구라도 8일차 숙성시켰다는 사실은 상상도 못할 것이다. 음식은 부패되기 직전에 가장 맛있다는 사실을 상기하면 8일차 도미는 아직 임계점에 도달하지 않았다. 더 숙성시킬 수도 있는 셈이다.

그렇다고 모든 참돔이 다 장기보관이 가능한 건 아니다. 도미는 잡은 이후 처리과정에 따라 맛이 천지차이로 달라진다. 즉, 선망에 의해 포획되면서 자연스럽게 죽은 도미는 육질이 물러질 뿐 아니라 맛도 떨어진다. 활도미를 잡아서 최대한 이른 시간에 석장뜨기를 해서 숙성에 들어가야 최상의 생선회가 되는 것이다.

맛객은 최근 본의 아니게 실험을 할 수 있었다. 피를 뺀 도미를 한 마리는 하루만에 또 한 마리는 다음날 석장뜨기를 하였다. 결과는 하루만에 석장뜨기를 한 게 식감과 맛이 월등히 좋게 나왔다. 이제 선어가 맛있다고 해서 죽은 생선도 맛있다는 생각은 버려야 하겠다.

참돔초밥
 참돔초밥
ⓒ 맛객

관련사진보기


위엄있는 유영에 빼어난 자태도 훌륭하지만 맛에 이르면 참돔의 매력은 극에 달한다. 하얀 속살은 단단한 식감에 담백하면서 씹을수록 고소함이 느껴지는 지방의 맛을 지니고 있다. 3대 흰살생선으로 대접받는 게 당연함을 맛으로써 증명해 보이는 게 참돔이다.

생선회 못지않게 미식가를 설레게 하는 게 참돔 대가리구이와 술찜이다. 많은 생선대가리를 소금구이로 접했지만 참돔을 따라오는 생선은 없었다.

대가리에서도 일미가 있으니 바로 눈 주위와 입술이다. 콜라겐이 가장 많은 부위이기도 하니 맛객은 피부미용을 위해서도 일미부터 챙긴다. 내년 봄 산란철까지는 갈수록 도미의 맛이 상승하는 기간이다. 도미가 있어 행복하다.

소금으로 간을 한 후 청주의 증기로 조리한 도미술찜
 소금으로 간을 한 후 청주의 증기로 조리한 도미술찜
ⓒ 맛객

관련사진보기



태그:#맛객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