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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재진 청와대 민정수석의 법무장관 기용 방침에 반대하는 한나라당 소장파가 15일 소집한 의원총회에서 홍준표 대표가 회의 비공개를 제안하자, 정태근 의원이 앉은자리에서 일어나 "대표가 무슨 자격으로 비공개하나, 당헌상 비공개로 하려면 참석자 과반수의 동의가 필요하다"고 제동을 걸고 있다. 정 의원을 포함한 '민본 21' 소속 의원 17명은 전날 "내년 선거 관리 주무 장관으로서 공정성 시비를 일으킬 수 있는 인사를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성명을 낸 바 있다.
 권재진 청와대 민정수석의 법무장관 기용 방침에 반대하는 한나라당 소장파가 15일 소집한 의원총회에서 홍준표 대표가 회의 비공개를 제안하자, 정태근 의원이 앉은자리에서 일어나 "대표가 무슨 자격으로 비공개하나, 당헌상 비공개로 하려면 참석자 과반수의 동의가 필요하다"고 제동을 걸고 있다. 정 의원을 포함한 '민본 21' 소속 의원 17명은 전날 "내년 선거 관리 주무 장관으로서 공정성 시비를 일으킬 수 있는 인사를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성명을 낸 바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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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신: 15일 오후 1시 25분]

정태근 열변에도 '권재진 찬성' 요지부동... 남경필 "두렵다"

15일 오전 10시부터 2시간 가량 진행된 한나라당 의원총회를 마치고 나온 정태근 의원의 표정은 굳어 있었다.

정 의원은 이날 의총에서 5년여 전 고 노무현 대통령이 문재인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법무부장관으로 임명하려는 것을 당시 한나라당 주요 당직자들이 강력 비판한 발언들을 상세히 소개하면서, 15분간 권재진 청와대 민정수석의 법무부장관 임명 반대를 역설했다. 그러나 참석 의원들의 분위기는 요지부동이었다.

정 의원은 의원총회 현장에서 자신이 한 발언 내용을 소개하지 않고 "오후에 정리해서 배포할 테니 기다려 달라"고만 했다.

남경필 최고위원도 마찬가지였다. 의원총회장에서 나온 남경필 최고위원은 "두렵다"고만 했다. 당 내 분위기와 민심이 너무 달라서, 다가오는 총선과 대선에서 민심의 심판을 받을 일을 생각하면 두렵다는 얘기다.

'민본21' 소속 의원 등 17명의 의원들이 소집을 요구해 열린 이날 의원총회에서 발언한 의원은 13명. 이 중 남경필·정두언·주광덕·정태근 의원 등 4명이 권 수석의 법무부장관 기용에 반대했고, 조해진·권성동·이춘식·이한성·이은재·권택기 의원 등 나머지 9명은 '문제가 없다'거나 '대통령의 인사권을 존중해 줘야 한다'고 발언했다.

찬성 입장을 밝혀온 홍준표 대표도 "법무장관 후보자의 인재풀이 크지 않은데, 권 수석은 검찰 내부에서 존경을 받는 인사다. '회전문 인사'라는 점은 역차별이고 반대 이유가 될 수 없다"고 말하면서 당 내 분위기가 '권재진 찬성' 쪽으로 기우는 듯한 모양새다.

청와대는 한나라당 내의 반대 여론을 '일부 여론'으로 파악, 이날 오늘 오후에는 인선안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두언 "정권재창출을 해야지 왜 레임덕 방지를 하고 있나"

그러나 청와대의 이번 법무부장관·검찰총장 인사를 한나라당이 수용하는 것이 민심의 역풍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터져나왔다.

의원총회 뒤 정두언 의원은 상기된 표정으로 "'당이 주도하겠다'고 해놓고 이렇게 하면 국민들은 '말로만 그렇고 또 청와대에 끌려다닌다'고 생각하지 않겠느냐. 의원총회를 열어서 청와대의 인사강행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지 않으면 당 주도로 일을 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정 의원은 "당과 청와대는 정권 재창출에 우선순위를 둬야지, 왜 레임덕 방지에 우선순위를 두느냐"며 "청와대는 야당과 경쟁을 해야지 왜 여당과 경쟁을 하려고 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의원은 특히 "전직 대통령이 자살한 사건이 있었는데, 우리가 재집권하지 못하면 이후 어떤 일이 벌어질지 다 알고 있지 않느냐"며 "어떻게든 재집권해서 이명박 정부를 보호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했다. 재집권의 중요성을 안다면 이렇게 민심과 배치되는 인사를 해선 안 된다는 얘기다.

정 의원은 또 홍 대표를 향해선 "'군대 안 갔다 온 사람은 안 된다'고 했으면서 (검찰총장 후보자로 내정된 한상대 서울중앙지검장이 군 면제 받은 것을 문제 삼지 않는다면) 결국 전당대회에서 특정 후보를 이기기 위한 발언 밖에 안되는 것 아니었느냐"고 비판했다.

민본21의 공동간사인 김세연 의원은 이날 의원총회 사회를 맡아 자신이 반대 발언을 할 수 없었던 상황을 안타까워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국민여론과 당 내 분위기가 일치해야 당이 더욱 지지를 받을 텐데, 차이가 큰 것으로 느껴진다"며 "향후 인사청문회가 진행되면서 당에 대한 여론이 더욱 나빠지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1신 보강 : 15일 낮 12시]

권재진 법무부 장관 임명, 긴급의총

권재진 청와대 민정수석을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하는 문제를 두고 한나라당 긴급의총이 소집됐다. 15일 오전 열린 의원총회에서 홍준표 대표는 '의원총회 비공개'를 제안했다. 권 수석 임명에 대해 당내 소장파를 중심으로 이견이 쏟아지는 것에 대해 홍 대표가 부담감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즉각 제동이 걸렸다. 정태근 의원은 "대표가 무슨 자격으로 의원총회를 비공개로 하냐"며 "당헌상 비공개로 하려면 참석자 과반수의 동의가 필요하다"고 쏘아붙였다. 그러나 친이계인 권성동 의원이 "인사문제는 통상 비공개"라며 홍 대표의 손을 들어주고, 다수 의원들이 이에 동의를 표하면서 의총은 비공개로 전환됐다.

의총 초반 검사 출신 의원들의 '권 수석 임명 찬성 발언'들이 이어지고 있다. 이한성 의원은 "검사출신으로 검찰 내 존경받는 권재진은 문재인과 다르다"고 옹호했고, 권성동 의원은 "민정수석이건 장관이건 다 대통령 참모"라며 "장관이 수사하는 게 아니므로 수사 독립성 논리로 권 수석 임명을 반대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거들었다.

이은재 의원은 "대통령의 인사권 문제에 대해 의원총회를 열어서 논의하는 것 자체가 나쁜 선례로 남을 수 있다"며 "'대통령의 권한에 대한 여당의 문제제기'부터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권 수석 임명 반대 발언도 터져 나왔다. 당내 쇄신그룹에 속한 주광덕 의원은 "탕평인사로 국민 통합을 이뤘으면 하는 국민들의 기대가 있다"며 "국정수행을 원활히 하고자하는 의도가 있는 건 알지만 국민들의 요구도 헤아려 달라"고 요청했다.

권재진 청와대 민정수석의 법무장관 기용 방침에 반대하는 한나라당 소장파가 15일 소집한 의원총회에서 회의 비공개를 제안했던 홍준표 대표가 정태근 의원의 제동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다.
 권재진 청와대 민정수석의 법무장관 기용 방침에 반대하는 한나라당 소장파가 15일 소집한 의원총회에서 회의 비공개를 제안했던 홍준표 대표가 정태근 의원의 제동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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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권재진, #한나라당 , #법무부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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