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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 잠자리채 만들 때 걷어 사용하곤 했던 거미줄, 이런 거미줄을 아주 오랜만에 만났다. 농약때문에 농촌지역에서도 이런 거미줄 만나가기 쉽지 않다.
▲ 거미줄(태안, 천리포) 어릴적 잠자리채 만들 때 걷어 사용하곤 했던 거미줄, 이런 거미줄을 아주 오랜만에 만났다. 농약때문에 농촌지역에서도 이런 거미줄 만나가기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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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지은 집, 먹잇감이 먼저 걸린 것이 아니라 밤새 이슬방울이 먼저 걸렸다. 아침이 오자 거미는 부지런히 이슬방울을 털어내고, 깨어난 바람도 거미의 편이다.
▲ 거미줄 새로지은 집, 먹잇감이 먼저 걸린 것이 아니라 밤새 이슬방울이 먼저 걸렸다. 아침이 오자 거미는 부지런히 이슬방울을 털어내고, 깨어난 바람도 거미의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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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류마다 조금씩 거미줄 치는 법은 다르지만, 거미들의 집짓는 기술은 가히 천재적이다. 사람도 저렇게 집을 지을 수 있으면 좋겠다. 자기가 살 집을 스스로 짓는 자연과 자신이 살 집을 짓지도 못하는 인간, 그것이 족쇄가 되어 버렸다.
▲ 거미줄 종류마다 조금씩 거미줄 치는 법은 다르지만, 거미들의 집짓는 기술은 가히 천재적이다. 사람도 저렇게 집을 지을 수 있으면 좋겠다. 자기가 살 집을 스스로 짓는 자연과 자신이 살 집을 짓지도 못하는 인간, 그것이 족쇄가 되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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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바람에도 파도처럼 흔들리지만 여간해서는 끊어지지 않는다. 바람이나 곤충때문에 망가져도 이내 다음날 아침이면 말짱하게 수리한 새 집이다. 저들에게 집은 인간의 집과는 다르다. 그들의 집은 투기대상이 아니라, 머무는 곳이요, 자기의 삶을 영위하는 모든 공간이다.
▲ 거미줄 작은 바람에도 파도처럼 흔들리지만 여간해서는 끊어지지 않는다. 바람이나 곤충때문에 망가져도 이내 다음날 아침이면 말짱하게 수리한 새 집이다. 저들에게 집은 인간의 집과는 다르다. 그들의 집은 투기대상이 아니라, 머무는 곳이요, 자기의 삶을 영위하는 모든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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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net)에 기대어 또다른 망을 쳤으니 더 튼튼한 모양새가 되었다. 시골마을이지만, 바다에 기대어 거미줄을 쳤으니 밤새 많은 부나비들이 이 곳에 걸려들었음직도 하다. 그러나 아침엔 모든 것이 정갈하다.
▲ 거미줄 넷(net)에 기대어 또다른 망을 쳤으니 더 튼튼한 모양새가 되었다. 시골마을이지만, 바다에 기대어 거미줄을 쳤으니 밤새 많은 부나비들이 이 곳에 걸려들었음직도 하다. 그러나 아침엔 모든 것이 정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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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에 흔들리는 풀을 의지해서 집을 짓기도 한다. 그 작은 이슬방울 하나마다에 새겨진 바다를 보는 이들은 얼마나 될까?
▲ 거미줄 바람에 흔들리는 풀을 의지해서 집을 짓기도 한다. 그 작은 이슬방울 하나마다에 새겨진 바다를 보는 이들은 얼마나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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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미줄에 맺힌 이슬의 삶은 그리 길지 않다. 해가 뜨거나 바람이 불거나 거미들의 대청소에 땅으로 스며들며 자신의 삶을 마감한다. 그러나, 그는 거기서 그의 삶을 마치지 않고 마침매 바다가 된다.
▲ 거미줄 거미줄에 맺힌 이슬의 삶은 그리 길지 않다. 해가 뜨거나 바람이 불거나 거미들의 대청소에 땅으로 스며들며 자신의 삶을 마감한다. 그러나, 그는 거기서 그의 삶을 마치지 않고 마침매 바다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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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 본 거미들과는 다른 종류의 거미줄을 치는 거미도 있다. 거미줄 아래에 꽃 한송이, 그러자 그 작은 물방울 마다 꽃송이가 새겨진다. 한 송이가 수 백, 수 천송이 되는 기적을 본다.
▲ 거미줄 위에서 본 거미들과는 다른 종류의 거미줄을 치는 거미도 있다. 거미줄 아래에 꽃 한송이, 그러자 그 작은 물방울 마다 꽃송이가 새겨진다. 한 송이가 수 백, 수 천송이 되는 기적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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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방울 보석, 저것을 잘 엮으면 팔찌와 목걸이가 될 터인데. 이렇게 아름다운 물방울 보석이라도 그들은 소유하지 않는다. 그냥 잠시 품고 있을 뿐이다. 그리고 때가 되면 놓아버린다. 그래야, 그들도 살기 때문이다.
▲ 거미줄 물방울 보석, 저것을 잘 엮으면 팔찌와 목걸이가 될 터인데. 이렇게 아름다운 물방울 보석이라도 그들은 소유하지 않는다. 그냥 잠시 품고 있을 뿐이다. 그리고 때가 되면 놓아버린다. 그래야, 그들도 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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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스럽다. 맑디 맑은 이슬을 붙잡고 있는 거미줄, 먹잇감이 걸린 모습보다 더 아름답다. 그것이 거미줄의 목적이 아니었음에도 말이다. 잠시, 다른 용도로 사용되어도 그만이다. 곧 본래의 목적에 충실하게 될 터이고, 매일 아침 새 집을 지을 수 있으니 말이다.
▲ 거미줄 신비스럽다. 맑디 맑은 이슬을 붙잡고 있는 거미줄, 먹잇감이 걸린 모습보다 더 아름답다. 그것이 거미줄의 목적이 아니었음에도 말이다. 잠시, 다른 용도로 사용되어도 그만이다. 곧 본래의 목적에 충실하게 될 터이고, 매일 아침 새 집을 지을 수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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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무가 가득낀 천리포의 새벽은 습했다.
아직은 바람도 깨어나지 않아으며, 풀잎마다 이슬방울이 송글거리며 맺혀있다.
풀잎 끝에 달려있는 이슬방울을 보러 나갔다.

아주 어릴 적 잡자리채를 만들 때 처마밑에서 거둬 쓰곤 했던 거미줄을 만났다.
요즘처럼 문구점에서 사는 것이 아니라, 긴 장대에 부드러운 나뭇가지를 둥그렇게 만들어 풀로 묶고 거미줄을 뭍혀서 잠자리를 잡곤 했다. 너무도 잘 잡혀 신기했던 기억들.

언제부턴가 농촌에서도 그런 거미줄 만나기가 쉽지 않았다.
겨우겨우 논밭에서 떨어진 곳에서나 만날 수 있었지만, 이슬이 마르기 전에 그곳에 서있을 재간이 없었다.

더군다나 작은 바람에도 떨어져 버리는 거미줄 이슬방울의 삶은 풀잎의 이슬보다 훨씬 짧다. 그렇지 않더라도 풀섶을 걸으면 작은 진동에도 거미줄에 맺힌 이슬방울은 떨어져 버린다.

그날은 완벽했다. 물론, 렌즈가 없어 담고 싶은 것을 상상하기만 했지만 그래도 행복했다.사진은 때론 마음에 담는 것이다. 아직도 촉촉한 그 아침이 느껴진다.

덧붙이는 글 | 거미줄에 맺힌 이슬방울에 맺힌 꽃망울 사진은 이전에 작업한 결과물이며, 그 외의 사진은 8월 초 태안 천리포에서 담은 것들이다.



태그:#거미줄, #이슬사진, #사진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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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소재로 사진담고 글쓰는 일을 좋아한다. 최근작 <들꽃, 나도 너처럼 피어나고 싶다>가 있으며, 사는 이야기에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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