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변호사의 지지율 차이가 오차 범위 안에 들었다." (박영선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내가 듣기로는 여전히 15%p 차이가 난다." (박원순 서울시장 예비후보)

서울시장 야권 단일후보 경선을 사흘 앞둔 30일, 박영선-박원순 후보가 설전을 벌였다.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서다. 처음 얼굴을 맞대고 토론을 벌인 두 후보는 한 치의 물러섬 없이 자신의 주장을 폈다.

가장 첨예하게 신경전을 벌인 부분은 '여론조사' 결과를 두고서다.

최근에 진행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유지하고 있는 박원순 후보는 "숫자 뒤의 의미를 봐야 한다, 돈도 조직도 없는 나에게 시민들의 지지가 모이는 것은 새로운 변화에 대한 갈망의 반영"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박영선 후보는 "(박 변호사와의 지지율 차이가) 오차 범위 안에 들었다"며 "박 변호사에 대한 지지율은, 정말 후보의 개인적 자질 문제와 관련된 지지율인지 기대가 섞인 지지율인지 의미를 해석해봐야 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안철수 교수가 양보하기 전 박 변호사의 지지율을 떠올려봐야 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현재의 지지율이 박 변호사를 향한 게 아니라 안철수 효과에 의한 것이라는 지적이다.

박원순 후보는 "여전히 15%p 차이가 난다고 들었다"며 반박했고, 박영선 후보는 "나는 상승세를 타고 있고 박 변호사는 반대 현상이 나오고 있어 시간이 좀 더 지나면 우리에게 유리할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기부금 받는 것, 시장 역할 아냐" vs. "시장되면 10조 예산 있는데, 다를 것"

두 후보는 '일자리' 문제에 대해서도 이견을 보였다.

박원순 후보는 상대가 '서울 젊은이 1조원 펀드'를 공약으로 내건 데 대해 "재원 마련 문제도 있고 IMF 직후 벤처 열풍이 불었는데 다 거품이 됐다, 이에 대한 냉정한 분석이 따라야 한다"고 지적했다. "5000억 원은 서울시가 내고 5000억 원은 민자 유치를 할 것"이라고 답한 박영선 후보는 상대가 '1000개의 직업을 통해 새로운 블루오션을 만들자'고 제안한 데 대해 "서울시장이 아이디어를 실험하는 자리가 아니다"라고 쏘아 붙였다.

박원순 후보는 "단순한 아이디어가 아니다, 나는 생각을 현실로 이뤄왔다"며 "사회적 기업도 돈이나 권한이 없는 비영리 쪽에서도 현실화했으니 한 해 예산이 20조 원이 넘는 서울시를 맡으면 그동안 해온 것들을 (기반으로)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 기업의 기부금 50억 원로 싱글맘들의 희망 가게 100개 이상을 운영하고 있다"며 "(아이디어를) 실질화 할 수 있는 열정을 가진 사람이 서울시정을 운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자 박영선 후보는 "박원순 후보 얘기를 들어보면 누군가에게 기부 받아서 이걸 나눠주는 역할을 하는데, 기부금을 받아서 하는 건 시장으로서 할 일은 아니다"라고 공격에 나섰다. 박원순 후보도 "기부금을 받은 건 자금이 부족한 시민사회에서 일할 때 그런 것"이라며 "서울시장이 되면 10조 원 넘는 예산이 있는데 (상황이) 다를 것"이라고 물러서지 않았다.

이처럼 서로의 공약 등에 대해 설전을 벌인 두 후보는 자신의 장점을 강조하며 지지를 호소하기도 했다. 박영선 후보는 자신의 경쟁력으로 "나경원 후보과 가장 대립 전선에 설 후보이고, 무상보육 복지 전쟁 2라운드를 치를 추진력이 있고, 민주당 소속 구청장·구의원·시의원과 소통을 잘해 (서울시라는) 배를 순항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박원순 후보는 "민주당의 지지도가 낮아 외연의 확장이 필요하고, 시민들은 변화를 요구하고 있으며, 희망제작소에서 시장과 구청장들이 함께하는 목민관 클럽을 운영하며 협의해 왔다"고 말했다.

이날 라디오에서 전초전을 펼친 두 후보는 오후 3시 지상파 방송 3사가 생중계하는 토론회도 가질 예정이다. 토론 직후 2000명의 패널들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하고 이 결과는 야권단일후보 경선에 30% 반영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