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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 국민참여당 유시민 대표, 새진보통합연대 노회찬 상임대표가 지난 20일 오전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통합진보정당 건설 추진 공동기자회견문'을 발표한 뒤 손을 잡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 국민참여당 유시민 대표, 새진보통합연대 노회찬 상임대표가 지난 20일 오전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통합진보정당 건설 추진 공동기자회견문'을 발표한 뒤 손을 잡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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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참여당이 통합진보정당 건설을 위한 전당원 투표를 28일 오전 시작했다. '파트너'인 민주노동당과 새진보통합연대가 대의원대회, 광역대표자회의 등을 통해 진보통합을 의결한 가운데, 마지막 남은 진보통합의 고비다.

참여당은 "국민참여당은 민주노동당·새진보통합연대와의 합의에 따라, 신설합당의 방식으로 통합진보정당을 건설한다", "정당법 제19조의 규정에 따른 통합실무를 위한 수임기관은 현 상임중앙위원회로 한다"에 대한 찬반을 물을 예정이다. 인터넷 투표(11월 28일~12월 1일), 모바일 투표(12월 2일), 현장투표(12월 3~4일)를 통해 주권당원 8700여 명 중 과반수 투표, 2/3의 찬성을 얻을 경우, 진보통합의 마지막 내부 의결 절차는 마무리된다.

참여당이 10개월에 걸친 진보통합 논의의 '마침표'를 무사히 찍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단, 당 지도부의 진보통합 노선에 반발하던 세력들은 다시 본격적으로 목소리를 모으고 있다. 참여당과의 합당을 부결시킨 민노당의 9.25 당대회 이후 잠잠하던 당내 갈등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는 모양새다.

특히 당 내 대통합추진세력인 '참여원탁회의'는 지난 27일 성명서를 통해 진보통합 반대의사를 밝혔다. 이 원탁회의에는 ▲ 문태룡 전 최고위원 ▲ 김충환 전 최고위원 ▲ 이강진(전 경기도당위원장) ▲ 김진태(전 대구시당위원장) ▲ 조현욱(전 대전시당위원장) ▲ 최병철(전 부산시당부위원장) ▲ 임찬규(전 전략기획위원장) 등이 참여하고 있다.

당내 민주통합파 "일사부재의 원칙 어긴 전당원 투표... 진보 분열만 초래"

이들은 성명서에서 "지난 11월 12일 제20차 상임중앙위원회 앞으로 보낸 이병완·이재정·정찬용 세 분 상임고문님의 공동서한을 전폭적으로 지지한다"며 세 상임고문의 공동서한 내용을 인용, "지금의 전당원투표는 '일사부재의의 원칙'을 위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세 상임고문은 "참여당은 진보통합정당 건설에 관한 의제에 관해 최고의결기관인 전당대회 당원투표를 중단한 사실이 있다"며 "이같은 명백한 결과들은 정치적, 법률적으로 받아들이고 존중되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원탁회의는 또 "지금 추진되고 있는 진보통합이 당파적 이해에 입각한 진보정당들의 이합집산에 불과하며 진보의 분열을 초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당 지도부가 진보통합 후 야권대통합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것도 허위이자 당원·지지자에 대한 기만"이라고 주장했다.

이처럼 당의 '어른'인 상임고문 일부와 함께, 지도부라 할 수 있는 전 최고위원·시도당위원장마저 '반대파'로 결집한 상황이지만 진보통합을 향한 유시민 참여당 대표의 의지는 확고하다.

유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우리 당 안에도 이 길이 아닌 '혁신과 통합'과 함께 가는 길이 더 옳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계시지만 우리가 가는 이 길이 더 좋은 길이라는 확신이 있다"며 "아무도 가지 않았던 새로운 길을 오늘 우리가 가려한다, 오늘 중으로 투표율 50%를 채워주시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복수의 참여당 관계자들도 "당내 반발이 가시화됐지만 진보통합이란 대세에 크게 영향을 끼치지 못할 것"으로 짚고 있다. 이백만 참여당 대변인은 이날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원탁회의에 이름을 올린 분들 상당수가 지난 9월에 (진보통합에) 반대하는 연판장을 돌렸던 분들"이라며 "당원 대다수가 찬성의견을 던졌던 9월 당시 상황과 변한 건 아무 것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또 "거론된 세 상임고문의 입장도 왜곡돼 전달된 측면이 있다, 이재정 고문도 당원 게시판에 따로 글을 올려, 진보통합 이후 대통합으로 가야 한다고 입장을 다시 밝힌 바 있다"며 "오히려 (반대파의) 이런 움직임이 (진보통합에 찬성하는) 당원들을 더욱 자극하고 있다"고 말했다. 즉, 반대파의 움직임으로 오히려 전당원투표 참여율이 고공행진을 할 것이란 예상이다.

실제로 참여당은 이날 투표 개시 3시간 30분 만인 오후 1시 30분 총 투표율 14%를 기록했다. 이 대변인은 "지금 추세대로라면 28일 하루 동안 30~40% 정도의 투표율을 예상하고 있고 29일까지 50%를 넘길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다만, 투표율보다 득표율이 높아야 한다, 그것이 더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참여당의 또 다른 관계자도 "참여원탁회의에 참여한 이들은 지난 9월 1차적으로 투표거부운동 했던 이들보다 숫자가 1/3 정도로 확연히 줄었다"며 "크게 대세에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 9월 반대 의사를 표했던 당원들은 민노당이 아직 통합에 대해 결정을 내리지 않은 상황에서 참여당이 먼저 결론을 내고자 하는 점, 수임기관에 사실상 백지위임을 하는 점 등을 문제 삼았지만 지금은 이 모든 문제점들이 해결된 상황"이라며 "당시 반대를 표했더라도 지금은 찬성으로 돌아서신 분들이 더 많다"고 말했다.

"투표 첫날 20% 투표율 돌파 예상"

반면, 원탁회의에 참여한 임찬규 전 전략기획위원장은 이날 <오마이뉴스>와 전화통화에서 "투표율이 투표 첫날 20%를 상회할 것이란 것은 예상했다"며 "진보통합을 추진하는 측에선 이 분위기를 갖고 나머지 당원 분들을 설득하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전당원 투표 성사를 가늠할 수 있는 시기는 30일께가 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그는 이러한 갈등이 곧 분열로 비쳐지는 것은 경계했다. 진보통합이든, 민주통합이든 양쪽의 흐름 모두가 내년 4월 총선에서 어떤 모습으로든 다시 합쳐지게 될 것이란 얘기였다.

임 전 위원장은 "서로 생각이 다르다는 것을 전제하고 차분하게 전당원 투표를 진행하고자 한다"며 "(진보통합을 반대하는 이들의)스펙트럼이 다르긴 하지만 나는 서로 입장을 존중하는 가운데 가부가 결정나면 서로의 정치적 진로를 인정해주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민노당은 지난 27일 임시 대의원 대회를 열고 진보통합에 대한 표결을 실시, 재석 대의원 627명 중 565명의 찬성을 얻어 통합을 최종 승인했다.

이정희 민노당 대표는 "우리가 함께 단결의 원칙, 단합의 힘으로 지금까지 키운 민노당"이라며 "이제 더 큰 승리를 위해 하나로 나아가자"고 말했다. 또 "의견을 나누는 과정을 겪었지만 부족한 점이 없지 않다"며 "의견이 다른 당원들의 말씀은 통합정당이 진보의 원칙을 분명히 하고 노동자, 농민들이 더 많이 참여해 주저함없이 나아갈 수 있도록 하는 자양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태그:#진보통합, #국민참여당, #전당원투표, #유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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