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문병권 서울 중랑구청장이 공문을 통해 구청 공무원들에게 의회행사에 참석하지 말 것을 강제해 물의를 빚고 있다. 문 구청장은 지난 22일 '구청장지시사항(15호)'을 통해 "부서(동)장들은 의회 행사에 참석하지 말 것이며 동정 보고회 등에도 구의원들이 초대되는 일이 없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문 구청장은 이 같은 지시와 함께 "이를 어길 경우 직위고하를 막론하고 지시사항 불이행으로 즉시 직위해제 할 것"이라며 강제했다. 문 구청장의 이 같은 지시에 대해 구의회 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강하게 반발하면서 물의를 빚고 있는 것.

 

문병권 "건강한 중랑구로 발전시키기 위한 계기로 삼겠다"

 

서울 중랑구 구의회는 지난 11월 25일부터 12월 21일까지 열린 임시회를 통해 '2012년 일반. 특별회계 세입 세출예산(안) 수정안' 등 총 5건을 처리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구의회는 집행부가 제출한 내년 본 예산안 총 3248여억 원(일반회계 3076억5000만 원) 가운데 사회복지협의회 인건비 및 운영비 6195만8000원을 포함하는 12건 총 17억8600만 원가량을 삭감해 확정했다.

 

문제는 이 같은 예산안 삭감에 대해 문병권 구청장이 공문을 통해서 '부서(동)장'들은 의회행사에는 가지도 말고 또 부르지도 말 것이며, 답변도 구두로 하지 말고 서면으로만 답하라고 지시한 후 이를 어길 경우 '즉시 직위해제 시키겠다'며 강제하고 있다는 점.

 

하위직 공무원들에게도 이 같은 구청장의 지시는 동일하게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어 사실상 전체 구청 소속 공무원들에게 의회와의 접촉 금지령을 지시한 것이다.

 

실제, 지난 22일 주관부서인 총무과가 각 실과에 내려 보낸 공문 내용을 살펴보면 문 구청장은 "2012 예산안 편성은 금년만큼 어려운 시기도 없었다"면서 "특별회계에서 40억을 전입하여 예산을 편성할 정도로 긴축재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포문을 열었다.

 

그는 계속해서 "모든 사업을 제로베이스에서 재점검하여 꼭 필요한 사업만 예산에 반영 편성하였다"면서 그럼에도 "예결산특별위원회에서는 합리성이 완전히 결여된 채 지역주민과 관련된 주요사업 17억8600만 원을 삭감했다"고 강조했다.

 

문 구청장은 또한 "임시회 재심의 과정에서도 제반 여건을 고려하지 않고 총 12건의 사업예산 3억9천여만 원을 삭감했다"면서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이 중단될 위기이고 지역 교육발전에 막대한 지장이 초래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문 구청장은 이 같은 예산안 삭감에 대해 "구청의 정당한 행정집행을 예산안 삭감으로 발목을 잡고 신뢰와 원칙을 깨트렸다"고 비난한 후 "구의회와 일체의 접촉을 하지 말고 서면질의 답변을 원칙으로 하는 등 법적인 원칙에 근거하여 업무를 추진하라"고 지시했다.

 

그는 여기에 더해 "부서(동)장 들은 구의회 신년 인사회 등 구의회 행사에도 참석하지 않도록 할 것이며 이를 어길 경우 직위고하를 막론하고 지시사항 불이행으로 즉시 직위해제 하겠다"고 지시했다. 자신이 이처럼 지시하는 것은 "이번 일을 바로잡고 건강한 중랑구로 발전시키기 위한 계기로 삼겠다"며 전의를 불태웠던 것.

 

민주당 김근종 부의장 발끈... "공개토론 통해 잘잘못 가려보자"

 

지난 22일 문 구청장의 지시사항이 알려진 후 중랑구의회 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중이다. 중랑구의회 민주당 소속 김근종 부의장은 30일 기자와 한 인터뷰에서 "구청장이 그렇게 떳떳하다면 공개 토론회를 거쳐 의회와 집행부 중 그 어느 쪽이 잘못을 했는지에 대해서 한번 따져보자"고 맞받아쳤다.

 

김 부의장은 "의회는 구민을 대신해 구청이 예산을 제대로 집행하는지에 대해 감시와 견제를 하는 게 그 본래 목적이다"면서 "그럼에도 정당한 예산안 삭감에 대해 구정 발목잡기 운운한다는 것은 온당치 못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삭감된 예산안과 관련해 다음과 같이 강하게 반발했다.

 

"총 12개 항목 중 핵심이 되는 5개의 예산안을 놓고 한나라당 의원들과 상호 협의를 거쳤다. 삭감된 예산안 중 경로당 도우미 즉 경로당에서 밥을 해주시는 분들에게 월 20만 원씩을 지급하는 내역이 있었다. 중랑구에는 구립 경로당을 포함해 총 42개소의 경로당이 있는데 우리는 이 가운데 35개소는 주되 8개소는 주지 않도록 하라고 의결했다. 이 8개소는 100세대 미만 나 홀로 아파트에 있는 경로당인데 이들 경로당은 등록은 되어 있다지만 실제적으로 운영이 되지 않고 있는 걸로 파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런 아파트 경로당은 구청 쪽에서 실태를 파악해 실질적 운영이 되지 않고 있다면 활동비를 지급하지 말라고 했던 것인데 구청장은 이런 부분들 까지 문제 삼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의회는 집행부 쪽에서 넘겨준 예산안을 원안 그대로 통과 시켜주어야 한다는 것인가?"

 

김 부의장은 문 구청장이 의회 행사에 부서(동)장들이 가지 말 것은 물론 초대도 하지 말라며 이를 어길 경우 직위해제 하겠다고 지시한 것과 관련해서는 "구의회 의원이나 구청장 모두 구민들의 선택을 받아 행정을 집행하라고 위임을 받은 것"이라며 "그런데도 일방적으로 구청 각종 행사에 의원들을 초대하지도 말고 가지도 말 것이며 또 의원들과는 말조차 하지 말라는 것은 상식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하게 질타했다.

 

중랑구청은 지난 4월에도 관내 75개 학교에 교육경비보조금을 배분하는 과정에서 초등학교 3곳을 제외해 물의를 일으킨 바 있다. 중랑구청이 이들 초등학교 3곳을 제외한 이유가 '중랑구에 본사를 두고 장학기금도 내는 특정 우유업체를 선택해달라는 협조요청을 이들 학교가 거부했다'는 이유였다. 당시 서울시의회 윤명화 의원(민주, 중랑4)은 "구청 지침에 협조하지 않았다고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에게 지원금을 끊은 것은 징벌적 미지급이 아니냐"고 따져 물은 바 있다.

 

한편 중랑구의회는 한나라당 의원 10명 민주당 의원 7명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문병권 구청장은 강북 유일의 한나라당 소속 지자체장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신문고뉴스에도 실렸습니다.


태그:#문병권 , #중랑구청장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화물차는 굴러가는게 아니라 뛰어서 갈 수도 있습니다. 물론 화물칸도 없을 수 있습니다. <신문고 뉴스> 편집장 입니다.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