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4·11 총선 후보자 등록(22~23일)이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민주통합당 광주 서구갑 공천이 갈피를 못 잡은 채 표류하고 있다.

민주통합당은 19일 장하진 예비후보의 경선후보 등록 포기 후 20일 최고위원회를 열어 광주 서구갑 후보 공천 방식을 논의했지만 오후 6시 현재까지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당초 광주 서구갑 공천 방식은 여성 후보 간 경선(장하진, 박혜자)으로 결정된 바 있다.

현재 광주 서구갑은 민주통합당 공천에서 탈락한 현역 조영택 의원이 탈당 후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상황이고, 새누리당은 성용재 광주광역시당 부위원장을 공천했다. 또 통합진보당 정호 예비후보가 출마 선언을 했고, 과거 새누리당 소속이었던 정용화 후보가 무소속으로 후보 등록을 할 예정이다.

장하진 예비후보 두고 '전략공천' 논란

민주통합당 4. 11 총선 호남지역 공천에서 탈락한 강봉균(전북 군산), 최인기(전남 나주화순), 조영택(광주 서구갑) 의원이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원칙도 기준도 없는 부당한 공천이다"며 "친노 세력의 각본에 따라 꼭두각시처럼 유력한 호남 정치인을 학살한 것이다"고 입장을 밝히고 있다.
 민주통합당 4. 11 총선 호남지역 공천에서 탈락한 강봉균(전북 군산), 최인기(전남 나주화순), 조영택(광주 서구갑) 의원이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원칙도 기준도 없는 부당한 공천이다"며 "친노 세력의 각본에 따라 꼭두각시처럼 유력한 호남 정치인을 학살한 것이다"고 입장을 밝히고 있다.
ⓒ 유성호

관련사진보기


민주통합당의 광주 서구갑 공천을 두고 잡음이 일기 시작한 것은 지난달 10일 장하진 전 여성가족부 장관이 예비후보 등록을 하면서부터다. 이를 두고 중앙당의 전략공천설이 나돌았다.

이미 민주통합당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던 박혜자 예비후보는 지난달 12일 보도자료를 통해 "중앙당은 민심을 외면한 낙하산 공천이나 중앙인사 내리꽂기 식에 대한 유혹을 버리고 정당한 절차를 통한 후보선출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역시 예비후보로 등록했던 송갑석 예비후보도 지난달 14일 광주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관 출신 여성에 대한 전략공천설에 광주시민은 분개한다"며 "광주는 더는 낙하산 퇴직관료의 안식처가 아니다"라고 장 전 장관의 예비후보 등록을 비판했다.

이에 당시 장 예비후보는 "(전략공천설은) 전혀 아는 바 없다"며 "(후보 경선은) 지도부의 의견을 따르겠다"고 말했다.

갈등은 민주통합당이 광주 서구갑 지역을 '15% 여성 공천'을 위한 대상으로 삼으며 본격화됐다. 지난 5일 현역 조영택 의원의 낙천만 결정되고 공천을 위한 경선 방식을 내놓지 못하자 조 의원은 물론, 송갑석, 장하진 예비후보까지 중앙당을 겨냥하고 나섰다. 당시 민주통합당 공심위 측은 장하진-박혜자 여성 2인 경선을 권고했고, 이를 두고 최고위 내부에서 논란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송 예비후보는 지난 5일 당의 공천보류와 관련해 "여성 정치참여 확대는 바람직한 일"이라며 "그러나 여성 공천비율을 인위적으로 채우기 위한 행위는 광주의 민심을 거스르면서까지 진행되어서는 안 되며 공정하고 당당한 경쟁을 통해서 여성 정치도 확대되어 가야한다"고 강조했다.

장 예비후보도 5일 보도자료를 통해 당 지도부를 비판하고 나섰다. 장 예비후보는 "공심위의 호남 공천 후보자 결정은 민심을 반영한 변화와 개혁 공천"이라며 "민주당 최고위와 이인영 최고위원은 공심위 흔들기를 중단하고, 공심위의 심사 결과에 승복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민주통합당이 계속해서 공천 방식을 결정하지 못하자 당 지도부를 향한 비판이 제기됐다. 조 의원은 10일 "'노이사(친노세력·이화여대·486세대) 공천'이라는 불명예에 파묻힌 지도부와 공천심사위원회는 그들의 노림수에 장애가 되고 있는 현역 의원을 탈락시킨 뒤 무려 1주일째 아무런 변명도 설명도 없이 공천 결정을 미루고 있다"며 "자신들이 내세우려는 후보의 경쟁력이 낮고 명분이 없어 지역주민들의 무관심한 틈을 노리려는 꼼수에 불과하다"고 날을 세웠다.

이에 장하진 예비후보는 12일 보도자료를 통해 "조영택 후보는 지난 4년동안의 의정활동과 지역활동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를 통해 부적격자로 선정돼 공천에서 탈락했다"며 "특정세력 운운하며 변명과 책임 떠넘기기에 앞서 당의 결정에 승복하라"고 비판했다.

'여성 2인 경선' 결정 후에도 공천 지지부진

이후 민주통합당은 최고위는 15일 광주 서구갑 경선을 '여성 2인 경선'으로 결정했다. 이를 두고 송갑석 예비후보는 "지역민들이 광주를 대표할 수 있는 젊고 참신한 후보를 원하고 있는데 당은 민심을 무시한 채 여성 2인 경선을 선택했다"며 "본선 경쟁력이 가장 높은 후보를 배제시킨 당 지도부와 공천심사위원회에는 더 이상 기대할 것이 없기 때문에 재심을 신청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송 예비후보의 무소속 출마를 점치고 있다.

문제는 여성 2인 경선의 대상자인 장하진-박혜자 예비후보 간에도 경선 방식을 두고 갈등이 심화됐고 이로 인해 장 예비후보가 경선 후보등록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장 예비후보는 18~19일 모바일투표, 20일 현장투표로 결정된 광주 서구갑 경선 방식을 두고 17일 중앙당에 재심을 청구했다.

장 예비후보 측은 "선거인단을 가장 많이 확보한 것으로 알려진 한 예비후보가 컷오프된 상황에서 국민경선은 의미가 없다"며 여론조사 도입을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박 예비후보는 18일 보도자료를 통해 "장 후보는 '자신의 출마가 늦었으니 여론조사를 하자'는 말도 안 되는 주장을 하고 있다"며 "꼼수 정치를 그만 두고 당이 정한 규칙에 따라 정정당당하게 맞붙자"고 말했다.

민주통합당은 19일 오전 9시까지 후보 등록을 받고, 19~20일 모바일투표, 21일 현장투표를 실시하기로 정했지만, 장 예비후보의 재심신청으로 날짜만 미뤄지고 경선 방식에는 변화가 없었다. 이로 인해 결국 장 예비후보는 경선후보 등록을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장 예비후보가 경선후보 등록을 하지 않으면서 민주통합당의 광주 서구갑 공천은 다시 안갯속으로 들어갔다. 더군다나 20일 공천을 위한 최고위 논의가 진행됐지만 결국 공천보류 결정이 내려지면서 유권자들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이와 관련된 논의는 21일로 연기됐다.

현재 관련 후보자들은 특별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장하진 예비후보 측은 이와 관련해 내부 논의 중이며, 박혜자 예비후보 측도 특별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송갑석 예비후보 측 역시 별다른 반응이 없는 상황이다. 다만 "공천이 여성 단수 후보로 결정될 경우 무소속 출마를 고려하고 있나"라는 질문엔 "그렇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답했다.

한편 조영택 의원은 20일 최고위의 공천보류 결정을 내린 지도부를 비판하고 나섰다. 조 의원은 "민주통합당의 서구갑 공천보류 결정은 혼선과 파행, 난맥으로 이어지는 민주당 일부 지도부의 현주소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며 "특정인을 공천하기 위한 사심에서 출발해, 원칙과 기준도 없이 국민참여경선을 무산시키는 등 갈팡질팡하던 보름여동안의 공천파동이 광주시민과 서구 유권자에게 실망만 안겨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광주 서구갑 유권자들은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 대학생 김은교(23·광주시 서구)씨는 "후보 등록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아직도 후보자를 정하지 못하고 있으니 유권자 입장에서는 혼란스럽다"며 "민주통합당은 빨리 (광주 서구갑 공천과 관련해) 결단을 해야 특정 후보자 밀어주기와 같은 의심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유권자는 후보자의 공약이 무엇인지 알고 싶은데 자꾸 당내 갈등 상황만 전해지고 있어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덧붙이는 글 | 소중한 기자는 <오마이뉴스> 2012 시민기자 총선특별취재팀입니다.



태그:#광주, #서구갑, #4월 총선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